책 ‘더러운 정치’ 논란, 총선 앞두고 요동치는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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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시사 분석> 책 ‘더러운 정치’ 논란, 총선 앞두고 요동치는 정국

일요시사 0 1710


3일 발표된 로이 모건 여론 조사에서 국민당은 3% 가 하락한 45% 를 보였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합쳐서 42%를 기록해 국민당을 3%차로 따라 붙었다. 이 결과는 니키 헤이거(Nicky Hager)의 저서 <더러운 정치Dirty Politics> 발간 직전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헤이거의 책이 국민당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헤이거의책 ‘더러운 정치’ 논란과 이로 인해 주디스 콜린스 장관의 사퇴 등이 반영된 결과이다. 압승이 예상되던 국민당이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된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고공 행진 했던 국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고 지지부진 하던 야당 연합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다. 또한 연정 구성 시 캐스팅 보드를 행사 할군소 정당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

뉴질랜드 제일당의 지지율이 지역구 의원 없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5%를 넘어 서고 있으며 보수당과 인터넷 마나당의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비열한 정치>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국민당 지지율을 상당히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니키 헤이거는 자신의 저서 <더러운 정치>를 통해 국민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어떻게 우익 블로거 카메론 슬레이터(Cameron Slater)와 공모하여 조직적인 흑색 선전을 주도해왔는지 폭로한 바 있다.

슬레이터의 컴퓨터를 해킹한 해커에 의해 유출된 수천 건의 이메일에 따르면, 존 키 현 뉴질랜드 총리의 총리실 산하 수석 공보관 제이슨 에드(Jason Ede)와 주디스 콜린스(Judith Collins) 법무부 장관은 슬레이터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적(政敵)의 네거티브를 사주해왔으며, 총리실은 심지어 보안정보국(Security Intelligence Service)의 공문서까지 슬레이터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콜린스 장관이 내무부 소속의 한 사무관의 네거티브를 사주한 직후 피해자는 살해 협박을 받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민당의 비리를 폭로한 니키 헤이거는 뉴질랜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세계 탐사보도 언론인 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에 가입된 언론인이다.

<더러운 정치> 발간 직후 키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헤이거를 ‘좌익 음모론자’라고 표현하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그는 지난 2002년에 발간한 <불신의 씨앗 Seeds of Distrust>을 통해 헬렌 클락 전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 조작 식품)를 둘러싼 비리를 어떻게 은폐해왔는지 폭로한 바 있다.

카메론 슬레이터는 국민당 전 대표 존 슬레이터(John Slater)의 아들로, 자주 논란에 휩싸이는 우익 블로그 ‘Whale Oil Beef Hooked’를 운영하는 블로거이다. 그는 존 키 총리의 공보관 제이슨 에드에게서 해킹된 노동당의 데이터베이스를 넘겨받아 데이터베이스 내 정보를 이용, 지난 2011년 총선 기간에 노동당을 향한 조직적인 흑색선전을 펼쳐온 혐의를 받고 있다. 슬레이터는 존 키 총리를 비롯한 국민당의 주요 인물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Whale Oil Beef Hooked 블로그는 지난번 렌 브라운 오클랜드 시장의 스캔들을 폭로 한적이 있는 유명한 우익 성향의 블로그이다.

전 총리실 수석 공보관인 제이슨 에드는 슬레이터와 수천 건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키 총리와 슬레이터 사이의 연결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동당 소유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보안상의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킹을 주도했으며, 유출한 정보를 슬레이터에게 넘긴 뒤 함께 공모하여 노동당에 대한 흑색선전을 펼쳐온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이메일에 따르면 콜린스 장관은 슬레이터와 매우 친밀한 관계로, 이들은 수년간 수백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린스 장관은 지속적으로 슬레이터에게 흑색선전을 주문했다.

슬레이터의 메일을 해킹한 이 해커는 올해 1월 슬레이터가 웨스트코스트의 차사고로 사망한 피해자를 향해 “저런 난동꾼들은 죽는 게 차라리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 발언하자 분개하여 그의 이메일을 해킹, 헤이거에게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커는 메가 웹사이트에 증거물을 공개한 뒤 현재 @Whaledump라는 트위터 계정으로 활동하는 상태이다. 블로거 카메론 슬레이터는 해커의 정체가 킴 닷컴(Kim Dotcom)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닷컴은 이를 부인했다.

총리는 조직적인 네거티브 활동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콜마르 부른툰 여론 조사에 따르면, 니키 헤이거의 ‘ 더러운 정치’ 책 에서의 주장들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국민당과 수상의 사무실이 언론에 의한 조직적인 흑색 선전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는, 41%가 국민당과 수상의 사무실이 개입됐다는 데 ‘그렇다’ 라고 응답했으며, 35%는 ‘아니다’ 24%는 ‘모르겠다’ 로 응답했다. 이 결과는 이 책이 처음 발간됐을 당시 실시한 여론 조사 시 오직 28% 가 책에서의 주장들을 믿는 다고 말했던 것보다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당의 가장 큰 걱정은 많은 수의 유동층 유권자 들이 이 주장들을 믿는데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더러운 정치>를 읽는 독자들이 늘어날수록 국민당의 비리에 실망감을 느껴 등을 돌리는 유권자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변수가 9월 20일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한 정치계 판도가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동규 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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