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투표의 후유증을 우려한다.
졸속투표의 후유증을 우려한다.
오클랜드 한인회는 한인문화회관 부지 선정을 위한 교민투표를 오는 28일 실시하기로했다.
홍영표회장은 지난 10대 한인회가 추진했던 타카푸나 그래머 스쿨내의 한인문화회관 건립안이 여론수렴과 홍보 부족 등으로 반론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투표를 통해 기존 안과 새로운 회관 건립안에 대해 교민들의 의견을 물어 최종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기존안에 대해 반대의견이 만만찮으니 교민투표를 통해 결론을 내고 이 결론을 바탕으로 전 교민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 교민사회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자는 것이다.
교민투표로 갈라진 교민사회의 의견이 하나로 될 수 있다면 우리의 회관 건설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민투표는 우리 교민사회 최초의 일로 투표를 어떻게 치러야 할 지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그래서 투표 준비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잘 조율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이 수긍하지 않은 투표라면 결과에도 승복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치러지는 선거라면 어느 쪽도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지난 한인회장 선거에서 잘 지켜보았다. 3명의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여 불과 36표차로 승부가 결정났지만 어느 누구도 그 결과에 대해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는 한인회장 선거가 충분한 논의와 준비과정을 거쳐 치러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28일로 예정된 한인문화회관 부지 선정을 위한 교민투표가 교민사회에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남기지 않을 까 우려한다.
교민투표를 준비하고 홍보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투표가 발의된 뒤 단 한차례의 형식적인 설명회가 열렸을 뿐 별다른 홍보나 의견 수렴의 과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무엇이 투표의 쟁점이고 어디서 어떻게 투표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는 교민들이 상당수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한인회에서는 수요일일 지난 17일, 투표일을 불과 이틀 앞둔 금요일에 발행될 신문들에 투표 공고를 싣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이에 재뉴한인언론협회 회원사들은 긴급 논의를 거쳐 절차상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한인회의 교민투표 공고를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무리한 선거공고에 들러리로 비춰질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부랴부랴 한인회에서는 투표일을 일주일 연기해 28일로 다시 공고했지만 그 사이에 한인회가 투표진행과정의 문제점을 챙기고 고치려 애쓴 흔적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언론협회 회원사들은 지난 23일 홍영표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홍보부족 등의 이유로 투표연기를 요청했지만 한국에서의 로비 일정 등을 이유로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를 강행한다는 입장만 전달받았을 뿐이다.
우리 협회는 홍회장과의 간담회 이후 논의를 거쳐 일단 투표 광고는 전 회원사가 게재키로 했다. 아무리 일방적인 것이라도 일단 한인회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광고게재가 졸속투표에 대한 지지나 들러리가 아님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
우리는 백년대계이어야 할 한인문화회관 건립이 이번 투표를 거치고도 한인회장 선거때마다 바뀌어야 하는 2년대계로 끝나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한다.
교민사회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한 홍회장의 합리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
2011년 8월 25일
(굿데이, 뉴질랜드 타임즈, 위클리 코리아, 일요시사, 일요신문, 코리아 타운, 코리아 포스트, 프로퍼티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