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아르고'가 뉴질랜드에 실망감을
뉴질랜드가 제85회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아르고'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구출 작전을 다룬 이 영화가 뉴질랜드를 겁쟁이로 그렸다는 이유에서다.
존 키 총리는 아르고가 좋은 영화지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필 고프와 윈스턴 피터스 등 전직
외무장관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르고 제작자들이 뉴질랜드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벤 애플렉은 오스카상을 받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와 뉴질랜드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지만, 창조적 선택을 통해
기본적인 진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영화에서 지난 1979년 인질사건이 벌어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탈출한 미국 외교관
6명이 영국과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받아주지 않아 캐나다 대사관에 피신한 것으로 다룬 대목은 사실이아니라는 견해다. 이란이 당시 뉴질랜드 양고기의 최대 수입국이어서 뉴질랜드가 난처한 처지에 있었음에도 이란의 요구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고인이 된 크리스 비비 당시 테헤란 주재 뉴질랜드 대사가 인질들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
인질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집을 얻어두기도 했다고 밝혔다.
존 키 총리까지 나서 영화에 실망감을 표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키 총리는 "벤 애플렉이 뉴질랜드와 뉴질랜드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는데 좋은 일이라고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영화가 정확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꼬리를 달았다.
고프 전 장관은 "비비 전 대사가 얼마나 그들을 도우려고 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애플렉은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게 뉴질랜드에 사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피터스 전 장관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현직인 머레이 맥컬리 외무장관은 영화를 보고 나서 사과를 요구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