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천사 강나현!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수술 의사는 아니지만 훌륭한 감성을 가
진 치료 천사가 있다.
대부분 의사들이 가지지 못하는 음악 감성으로 수술 과 약이
아닌 음악으로 아픈 마음을 치료하는 음악 천사이다.
과연 음악으로 병든 심신을 고칠 수 있을지, 그가 음악을 통해
서 어떻게 사람들의 정신과 육체를 책임지고 있는지,
음악 치료사 강나현을 만나 음악 여행을 떠나보자.!
Q. 언제 처음 뉴질랜드에 오게 되셨나요?
1994년 3월5일, 초등학교 졸업하고 얼마 후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우긴 했지만 실제로 외국인들과 일상적으로 대화하기는 참 힘들었습니다.
한 3개월 후에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이 좀 들리기 시작했고 나중에 고등학교 때는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어 시험점수가 제일 낮았던 제가 지금은 석사논문을 마쳤다는 게 신기합니다~
Q. 음악치료사 (Music Therapist) 란 직업이 생소 합니다. 어떤 직업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음악치료란, 치료사가 환자를 도와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음악적 경험과 관계들을 통해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체계적인 치료의 과정입니다 (Bruscia,1998). 정신 및 신체적 건강을 복원 및 유지 시키며 향상시키기 위해 치료사가 치료목적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음악을 사용해 치료합니다. 음악치료사들은 음악적 능력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와 병리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주로 학교, 병원, 복지관 또는 음악치료 전문기관에서 일하거나 개인치료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음악치료라는 직업이 1990년대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여러 대학에서 학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점 배출되는 음악치료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내년 7월에는 국제 음악치료 학술 대회가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인 한국에서 열리게 됩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약 50명의 음악치료사들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수 입니다. 음악치료가 뉴질랜드에서 시작 된지는 10년 정도 되었고, 음악치료 석사과정이 설립된 것은 약 6년 전입니다. 저는 지금 개인치료와 동시에 음악치료센터에서도 일하고 있는데요, 제가 contractor로 소속되어 있는 Raukatauri Music Therapy Centre 는 뉴질랜드에서 유일한 음악치료 센터입니다. 0-21세의 장애아동들을 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Full time 과 part time 을 포함한 6명의 치료사들이 일하고 있고, 2명의 직원과 소수의 자원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아직 정부에서 자금 지원이 되지 않아 매년 NZ$500,000 의 운영자금을 fundraising 을 통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늘 대기자 명단이 길고, 뉴질랜드에서 장애아동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앞으로도 많은 음악치료사들이 복지관련 분야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질랜드 음악치료사들의 평균 연봉은 NZ$50,000 정도 입니다.
음악치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사무엘 상권 16:14-23에서 사무엘 왕은 다윗이 연주하는 비파소리를 듣고 악령을 쫓게 되었다고 기록 되어있습니다. 원시시대 샤머니즘적 종교의식을 통해서 음악은 춤과 함께 집단의 통일성과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이었습니다. 이 때 음악의 역할은 종족마다 차이가 있으며 그 종족 나름대로 종교의식이나 치료의식을 통해 발전되어 왔습니다. 20세기 들어서 세계 2차 대전 때 미국에서 간호사들이 병상에 누워 고통 받고 있는 군인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 해주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음악의 좋은 영향에 대해서 연구가 시작되었고 세계 첫 음악치료 학위가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1944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음악치료는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그 방법도 있지만 치료대상자의 컨디션에 따라 치료방법은 개인화됩니다. 치료방법은 함께 피아노를 치거나 악기를 연주하도록 대상자를 이끌어주고 함께 노래하고 율동 하기도 합니다. 노래를 작곡하고 연주 해 보면서 심리적 상태를 점검해 보기도 합니다. 즉흥연주를 주로 많이 사용하고, 이미 잘 아는 노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치료사와 대상자의 긍정적인 관계 안에서 치료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치료기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치료과정을 통해 조금씩 어려움을 개선시켜 나갑니다. 치료시간은 보통 1주일에 한번,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Q. 어떤 사람들이 음악 치료를 받는가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자폐증과 같은 발달장애, 과잉행동장애, 다운증후군, 학습장애, 소아마비, 우울증, 후천적 외상,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의사소통 능력, 신체 운동 기능, 지적 기능, 문제 행동, 사회 적응 능력, 재활 의욕 등을 개선 시키기 위해 음악치료를 받습니다. 음악치료는 치료대상자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는 과정이 아닙니다. 음악치료를 받고자 하는 이들은 음악적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일반 노인 또는 알츠하이머 같은 노화관련 질병을 가진 사람들도 받습니다. 즐거운 감정 유발, 감각기관의 훈련, 현실 인식 능력의 증진, 집중력, 대인 관계 기술 증진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긍정적인 정서를 가짐으로써 노화로 인해 저하되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을 회복·유지시킵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건강한 일반 사람들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분들, 이민 와서 언어문제, 적응 문제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께서 개인이나 집단 치료를 통해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실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동료간의 인간 관계나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 하여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직장인들이 집단으로 음악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애 아동뿐 아니라 일반 영.유아들도 음악치료를 통해 대근육, 소근육과 같은 운동 영역을 포함한 감각적인 영역과 심리적인 영역을 함께 발전 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기 자아의 정체성과 학교생활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음악적 경험을 통하여 긍정적으로 확립하기 위하여 음악 치료를 실시합니다.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걱정하는 학교 문제, 가족 문제, 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처 능력 및 힘을 기르도록 도와줍니다.
치료의 한 예를 들자면, 제가 맡았던 한 클라이언트 중에 발달장애 아동이 있었는데, 집중력이 상당히 낮아 치료실에 들어오면 한 악기를 가지고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이 30초도 채 되지 않았었습니다. 또 자기 인식과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치료사와의 관계형성이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마칠 시점인 10개월 후에는 저와 함께 피아노에 앉아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이 10분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혼자만 악기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저와 함께 동시에 또는 차례를 주고 받으며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됨으로서 타인을 존중해 주고 타인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 것이라고 볼 수 있죠.
Q. 음악은 언제부터 좋아 했나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늘 친구였습니다. 피아노는 세 살 때부터 대학 다닐 때까지 주욱 배웠는데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피아노로 무조건 쳐보고 말아야 만족을 했었어요. 어릴 때 많이 듣고 많이 쳐본 덕에 터득한 반주법이 지금 와서 많이 도움이 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지만, 사실 퓨전음악, 재즈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습관적으로 듣는 편입니다.
Q. 중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 했던 과목은?
제일 좋아했던 과목은 역시 음악이었는데, 음악 안 하려고 하다가 year 12 때 다시 음악과목 택하면서 음악전공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어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Westlake Girls’ 고등학교 다닐 때 합창단에 오디션보고 합격하면서 성악을 조금 배웠어요. Key Cignatures 라고 그 당시에 전국에서 꽤 알아주던 학교 합창단이었거든요. 지휘자셨던 음악 선생님 덕분에 음악성도 많이 키우게 된 것 같아요. 해외 공연도 많이 다니고 재미 있었어요. 영어가 서툴었던 당시 음악을 통해서 자기표현을 하며 스스로 위로했던 것 같아요.
Q.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다면?
대학교 때는 New Zealand Youth Choir 에서 한 2년간 노래하기도 했는데요, 그 때 함께 연습하는 건 좋았지만, 쉬는 시간에는 외로웠어요. 그 합창단은 1년에 한 3번 정도 전국에서 한 곳에 모여 일주일간 합숙하고 연습과 공연을 했었는데, 혼자서 한국인이었거든요. 이민 와서 오래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친구 사귀기 정말 힘들었어요. 또 대학 4학년 대 작곡과 졸업반 하면서 뚜렷한 목표가 없으니까 공부에 흥미를 잃어서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작곡과 나와서 뭐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거든요. 그 때는 음악치료가 뭔지도 몰랐을 때니까요.
Q. 만약, 후배들이 뉴질랜드에서 음악치료사 (Music Therapy) 희망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일단 음악공부 계속 열심히 하시고요, 단순히 연주와 창작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지식을 터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술 또는 음악철학이나, 민족음악 (Ethnomusicology)에 대해 공부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에세이 쓰는 거 많이 연습하세요! 음악치료 공부하려면 논문도 써야 하고 또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 봉사 많이 하세요~!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음악치료사(Music Therapist)가 되려면 2년간의 음악치료학 석사과정을 수여한 뒤 음악치료 registration board 에 등록을 해 자격증을 받아야 합니다. 학사학위가 있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피아노, 기타, 노래를 할 수 있고 그 외에 연주할 수 있는 자신의 악기가 있으면 음악치료 석사과정에 입문하기 위한 오디션과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미리 대학에서 심리학 과목을 2개 이상 이수해야 하는데 미리 하지 않더라도 석사과정 도중에 이수할 수도 있어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음악에 대한 지식과 실기 능력아 어느 정도 갖추어 져 있어야 하는데, grade 7-8 정도의 실력이면 대학원 오디션과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웰링턴의 New Zealand School of Music (Victoria 음대와 Massey 대학 음대의 연합) 에서 음악치료학 석사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www.nzsm.ac.nz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음악치료협회 (Music Therapy NZ) 웹사이트는 www.musictherapy.org.nz 입니다.
Q.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지금 클라이언트들이 주로 자폐아동인데요, 전문성을 키워가는 한편 더 다양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치료대상자들과 일해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교민들을 위해서 음악치료세미나도 해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에서 공부 하고 있는 교민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꿈과 목표가 있으면 공부가 즐거워집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요, 공부 할때는 공부 열심히 하시고, 놀 땐 제대로 노세요! ^^ 봉사도 많이 하시고, 친구들과 여행도 자주 하시고, 경험 많이 쌓으시는 게 교양 쌓는 겁니다.
연락처: nahyunee81@hotmail.com, 021 999 707
Website: www.nhmt.vpweb.co.nz
Raukatauri Music Therapy Centre: www.rmtc.org.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