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한국교육원 박형식 원장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한국교육원 박형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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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지속가능한 한국어 교육 생태계 구축 희망"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국문화가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그 열기를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다. 올해 초 뉴질랜드 한국교육원(원장 박형식)에서 운영 중인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려는 현지인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문화의 급부상이 한국어 강좌의 수요로 이어진 것인데, K-팝을 듣다가 가사의 뜻을 알고 싶어 찾아온 학생은 물론 한국드라마에 푹 빠져 한국어 배우기에 나선 이들까지 K-열풍에 힘입어 한국어의 인기가 나날이 상승 중이다. 


현재 한국교육원에서는 기초반부터 상급반까지 수준별로 나눠 각 2개반씩 총 8개 반의 한국어 강좌를 운영, 매년 초 수강신청을 받아 새 학기를 시작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어 강좌에 입문하려는 신청자가 많아 반마다 정원을 20명 내외에서 선착순으로 마감했다. 게다가 먼 거리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면 수업 참여가 어려운 수강생을 고려해 온라인반을 개설하고, 뉴질랜드 정부기관인 North Asia-CAPE(Centres for Asia-Pacific Excellence)와 협업해 오클랜드 중앙도서관(ACL)과 알바니 도서관에도 총 3개 한국어반을 개설했다. 또한 보다 깊이있는 한국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서예협회뉴질랜드지부(회장 김영안)의 지원을 받아 서예반도 운영해 매주 화요일 저녁 수강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육원에서는 청소년들의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해 현지 초중고등학교에 찾아가는 한국문화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8년에 시작한 본 프로그램은 태권도, K-POP, 서예, 한복 및 전통놀이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각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강사들이 5월에서 9월 중으로 총 40회에 걸쳐 초중고등학교 약 20여개교에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한국문화 체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한국교육원은 2012년 4월 대한민국 교육부가 재외국민의 교육지원을 위해 오클랜드에 설립한 재외국민 교육기관으로 뉴질랜드 한글학교의 교육활동 지원은 물론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을 위한 현지 학교 한국어과목 채택 지원과 무료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우수한 인적 자원 교류를 위한 정부초청장학생(GKS) 추천과 원어민 보조교사 사업(EPIK), 한국어능력시험(TOPIK) 주관 등 한국과 뉴질랜드 간 교육 및 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박형식 교육원장의 일문일답. 


올해로 6년째 문화체험교실을 운영 중인데요, 그동안 학생들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현지 학교로 찾아가는 문화체험교실은 태권도, K-POP, 서예, 한복 및 전통놀이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매년 조금씩 변경됩니다. 문화체험교실은 한국어 반이 없는 학교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좋아하지만 오히려 학교 선생님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 한국어 강좌는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요?

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좌는 총 4개 단계로 각 단계에 2개반씩 총 8개반이 있습니다. 각 단계의 2개반은 각각 오프라인 반과 온라인 반으로 운영합니다. 코비드 이전에는 모두 오프라인 반이었는데, 코비드 팬데믹을 거치면서 수강생들의 거주 지역과 이동 제약 등을 고려하여 2개 중 1개반은 온라인 반으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최근 한국교육원에서 수업 외 오클랜드 중앙 도서관과 알바니 도서관에도 총3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였는데, 각각 언제 어떻게 강좌가 운영되고 있는지요?

지역도서관 등을 활용한 한국어 반은 뉴질랜드 정부에서 펀딩을 받는 NA-CAPE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클랜드 중앙도서관은 매주 월요일 저녁, 알바니 도서관은 매주 토요일 오후에 한국어 반(2개)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텀3부터는 Onehunga Adult Learning Centre에서도 한국어반이 추가로 개설될 예정입니다.


한국어 외에도 서예반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서예반은 지난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서예협회 뉴질랜드지회(회장 김영안)에서 지원해 주고 계십니다. 뉴질랜드 외국어 교육의 중심이 언어 습득보다는 상호 이해 증진으로, 당시 한국어와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적절한 문화 활동으로 서예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강의를 통해 배운 한국어를 서예 시간을 통해 써볼 수 있다면 뿌듯하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서예반 수강생 작품은 매년 서예협회에서 개최하는 서예대전에 출품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한국어반 졸업생들의 모임인 (K-Club)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한국어 학습제공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올해부터 교육원 한국어 반의 마지막 단계인 고급반 이수자를 대상으로 K-Club 이라는 동아리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K-Club은 한국어 학습보다 한국 역사와 문화, 경제 등 보다 폭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 한인 단체 등과의 교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향후 한인 사회에 대한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K-Club은 한국어 학습 외에도 한국영화, 한국음식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원장님께서는 2021년 2월에 부임하셨는데, 당시 뉴질랜드 교육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떠했는지요?

각 나라의 여건에 따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다문화 사회에 맞는 교육적 접근과 평생직업교육 체계는 향후 한국 교육제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원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뉴질랜드에서 한국교육 활동을 하는데 있어 어떤 아쉬움이나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매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와 수요가 높아져 가는데 교육원이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의 제약으로 모든 곳에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뉴질랜드에서 한국문화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는지요?

여러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많은 키위들을 보면서 감동받고 있습니다. 한 예로 작년 5월 경 웰링턴에서 열린 K-Cultural Festival에서 부녀가 함께 저희 교육원 홍보 부스를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따님이 BTS 티셔츠를 입고 있는 건 쉽게 이해가 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버님께서도 두산 베어스 야구복을 입고 계시더라구요.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 한국어 기초반 강좌의 신청자가 유독 많았는데, 그 배경 역시 K-팝이나 K-드라마 등 인기가 높아진 한국문화의 영향이라 생각하는지요? 

교육원으로 보내온 강좌 문의 메일을 보면, K-POP 가사의 뜻을 알고 싶어 스스로 공부를 시작한 분, 엄마의 K-드라마로 시작해서 현재는 온 가족이 한국어를 공부 중인 분, 오프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왕복 5시간 거리를 운전하셔서 오시는 분도 계십니다. 한국인으로서 그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러한 열정은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함께 그 안에 숨어 있는 한국(인)만의 특별한 정서에 대한 심리적 공감에 기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뉴질랜드와 한국 간 교육협력 상황은 대체로 원활하다고 보는지요?

잘 아시다시피 뉴질랜드 유학 산업은 한화 약 4조원 규모로 서비스 수지 분야에서 관광 다음으로 큰 산업 부문입니다. 이에 해외 유학생 유치는 뉴질랜드 정부를 포함, 전체 학교급의 주요 관심사로 특히 민-관의 긴밀한 협력으로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간 교육 교류가 다소 일방향성을 띠고 있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양국 교류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한 방안과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현재 한국어 반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및 학교 간 상호 교류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교사 간 교류나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 분야의 인적 교류 등에서도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장님께서 재임 중에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활동이나 교육사업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한국어 교육 체계 구축입니다. 초기 기반 마련을 위한 지원은 중요하고도 필요하지만 외부 자원의 의존이 너무 높으면 자생력은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교육원이 없어도 뉴질랜드에서 한국어 교육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교육원의 역할과 미래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한국교육원 설립 근거인 ‘재외국민교육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역할들도 당연히 수행해야겠지만 재외 동포와 현지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교육원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매개로 현지인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현지 동포사회의 발전에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 박성인 기자

사진출처 한국교육원


 

웰링턴 K-Festival 부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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