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백화점’에 들어오세요…1~2만 달러로 창업할 수 있어요”
전국 56개 점포에서 시작, 모바일 웹 통해 실시간 확인 가능
정확히 스무 해 전, 오클랜드에서 발행되는 교민 신문과 잡지에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실렸다. ‘달러 스토어 123’(Dollar Store 123). 한국식으로 말하면 ‘천냥 하우스’, 미국식으로 하면 ‘달러 숍’이다. 골드 코인($1, $2) 한두 개로 쓸만한 생활용품을 살 수 있도록 꾸민 가게다.
1996년 4월 버켄헤드에 1호점 설립
1호 점은 1996년 4월 1일 오클랜드 노스쇼어 버켄헤드(Birkenhead) 쇼핑 몰에 설립됐다. 그 뒤 2호 점 밀포드 쇼핑몰로 이어졌고, 강산이 두 번쯤 바뀐 현재 뉴질랜드 전국에 56곳이 있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제가 처음에 이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주위 분들에게 얘기하니까 모두 말렸습니다. 어떤 분은 집에까지 찾아와서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역설적이지만 정말로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이 일은 제가 한국에서부터 전문가로서 확신이 있었기에 도전했고, 또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더 123 마트’(The 123 Mart) 창업자이자 대표인 최달순 회장의 말이다.
‘더 123 마트’는 최근 다시 ‘위대한 도전’에 나섰다. 지금 쓰고 있는 ‘The 123 Mart’와 함께 일부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상호도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123 Department Store)로 바꿀 예정이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백화점’ 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더 123 마트’는 뉴질랜드에서 ‘달러 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비슷한 업소가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더 123 마트’에 견주면 아직은 힘에 부친다. 오클랜드에 있는 수십 개 점포를 비롯해 해밀턴,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등 큰 도시는 물론 인구 몇천 명의 작은 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는 뜻이다.
한 해 매출액은 2,200만 달러(2015년 회계 연도 기준), 본사 직원 18명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200명에 가까운 직원이 일하고 있다. 오클랜드 마운트 웰링턴에 있는 4,000SM(약 1,200평) 규모의 창고를 비롯해 전국에 4개의 창고를 갖춰 놓고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한 해 손님 500만, 700만 개 물품 팔아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한 해 500만에 이른다. 수치상으로 뉴질랜드 모든 국민이 한 번쯤은 찾아오는 것이다. 그 가운데 300만 명이 물건을 실제로 산 손님인 것으로 통계 결과 나와 있다. 한 사람이 약 7달러를 썼고, 한 해 평균 700만 개가 넘는 물품이 팔렸다.
‘더 123 마트’가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로 변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달순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지도자는 트렌드(Trend, 흐름)를 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계 경제의 트렌드는 바로 ‘셰어링’(Sharing, 나눔)입니다. 에어비앤비(Airbnb, 자기 집을 휴가 손님에게 내주는 것), 우버(Uber, 자기 차를 손님에게 내주는 것) 같은 게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간을 함께 나눈다’는 뜻입니다. 그 흐름을 제가 하는 사업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저희 공간의 일정 부분을 한인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말입니다.”
최 회장이 밝힌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 운영 방법.
먼저 한국 식품점과 같은 형태인데, ‘백화점’ 안에 자기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이라고 보면 된다.
또 하나는 위탁 판매(상품 입점 판매) 형태다. 행거(Hanger, 옷걸이나 장식장 등) 스타일로 물건을 갖춰 주면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가 알아서 팔아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더 123 마트’는 전국 곳곳에 걸쳐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지역 쇼핑몰은 물론 동네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에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다른 말로 ‘풋 트래픽’(Foot Traffic, 보행자 숫자) 엄청난 만큼 ‘파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화장품·액세서리 등 어울려…전문가 상담도 가능
최 회장의 말은 이렇게 이어진다.
“우리는 생활 잡화 판매 전문가입니다. 이십 년 넘는 역사가, 그것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우리 회사의 역사가, 그걸 분명히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저희 가게에 맡기시면 알아서 팔아 드리겠습니다. 오클랜드에서도 팔고, 웰링턴에서도 팔고, 크라이스트처치에서도 팔아 드릴 겁니다. 적재적소를 찾아 힘 닿는 데까지 도와 드리려고 합니다. 제 이름 ‘최달순’을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더 123 마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게 답이 되지 않겠습니까?”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가 찾는 품목은 기존의 ‘더 123 마트’와 ‘궁합’이 잘 맞는 품목이면 된다. 현재 회사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은 화장품, 액세서리, 스카프, 양말, 손수건, 여자 가방, 신발, 옷가지 등이다. 그 밖에도 뉴질랜드 시장에서 먹혀들어갈 거라고 판단하는 품목이라고 생각하면 소신껏 도전해 봐도 된다. ‘더 123 마트’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전문가들이 상담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면 취급하기가 좀 어렵다. 쉽게 생각해 판매가격이 $30 아래면 좋겠다고 회사 관계자가 전했다.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에 맡긴 모든 물품은 회사에서 특별히 만든 모바일용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청년 창업가·60대 안팎에 좋은 비즈니스
그렇다면 이 일은 누구에게 가장 잘 어울릴까?
최 회장은 두 부류의 사람을 꼽았다. 먼저 청년 창업가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한 번쯤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뉴질랜드 돈으로 $1~2만 정도. 따로 가게를 내지 않고도, 자기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부류는 60세 안팎의, 너무 나이가 많지도 너무 어리지도 않은 세대다. 최 회장 표현에 따르면 바로 ‘자기 또래 세대’다. 일손을 놓기에는 삶이 아까우니까 소일거리 삼아 해 보라는 뜻이다. 그 나이 또래는 한 다리만 건너면 한국에서 어떤 품목이든 뉴질랜드로 들여올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저는 제 구상이 굿 뉴스(Good News)라고 자신합니다. 제가 3년 전부터 이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동안 뉴질랜드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한국, 중국, 인도 사업가와 상의해 봤는데 한결같이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습니다. 서로들 하겠다는 의사도 비췄습니다. 하지만 먼저 한인 사회에 기회를 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생활 잡화를 파는 전문점 가운데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더 웨어하우스’(The Warehouse)다. 1982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전국에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한 해 매출도 상상을 초월한다.
웨어하우스 매출의 1%…99% 함께 만들자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도 이 반열에 끼지 못할 이유가 없다. 현재 ‘더 123 마트’ 한 해 매출은 정확히 ‘더 웨어하우스’의 1%다. 긍정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면 ‘겨우 1%가 아닌, 99%의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차원으로 이해할 것이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있을 때부터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려온 사람이다. 현재 한국 다이소 회장은 당시 일본 다이소의 한국 에이전트였고, 최 회장은 일본 세리아(상장 기업) 한국 에이전트로서 사업을 배웠다.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를 위해 뉴질랜드의 유명한 인테리어 회사가 이미 설계에 들어갔다. 지금 있는 물건을 반이나 3분의 2로 줄여 회사와 한인 사회가 함께 더불어 사는 ‘백화점’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이 일은 ‘위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스무 해 동안 이룬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 흐름에 맞춰 또 한 번의 변신을 통해 새 세계를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에 찬 도전이다. 이 ‘위대한 도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123 디파트먼트 스토어’호의 선장인 최달순 회장과 함께 넓고 푸른 바다로 나갈 사람은 아래로 연락하면 된다.
문의: 022 320 7200(원대석 대리)
글_프리랜서 박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