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평범하지만 기특한 청년 김태양 군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평범하지만 기특한 청년 김태양 군

일요시사 0 862

어려웠지만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극복 

 


이번 시사인터뷰는 그저 평범하지만 기특하고 장한 김태양 군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한국 땅을 떠나 넉넉치 않은 가정형편에 희생하고 감내하며 살아온 모친에게 언제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노력해 온 아들의 이야기다. 누군가의 잘난 아들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대견한 마음에 잘했다칭찬 한마디 건네면 좋을 마음으로 그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중국에서 보낸 유년 시절

어릴 적 김태양 군은 어머니와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낯선 곳에서의 적응은 힘들었지만 하루만 더, 하루만 더 하는 마음으로 지내다 12년의 세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태양 군은 중국 다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유치원 때부터 영어공부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는데, 미국인 선생님이 진행하던 유치원 영어 수업시간마다 맨 앞에 앉아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에 참여했고 평소 수줍은 성격은 온데간데없이 이 시간만큼은 번쩍 손을 들고 발표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초등학교 시절 국영수 과목은 매달 상장을 받아올 만큼 성적이 우수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영어 과목은 매번 만점을 받아오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반 대표를 맡아 영어교육에 열의를 보였다. 사비를 들여 영어교육을 위한 프린트를 배포하고 점심시간까지 줄여가며 반 아이들의 영어점수를 올리기 위해 단어시험을 치르게 했다. 멀리 영국에 있는 교육관계자들이 학교에 견학을 왔을 때도 태양 군은 통역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뉴질랜드 생활의 시작

태양 군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졸업을 기념해 어머니와 오클랜드로 한달간 여행을 떠났다. 명목상 여행이지만 사실은 영어를 무척 좋아하는 태양 군에게 현장교육을 시켜주려는 목적도 있었다. 도착 이튿날 글랜필드에 있는 중학교에 방문해 교육에 관한 커리큘럼 설명을 받고, 그 다음주는 토베이에서, 또 다음주에는 앱섬에 있는 학교에서 교육과정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여러 학교를 비교하며 뉴질랜드 학교 교육의 긍정성을 경험하곤 중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중학교에 다닌 태양 군의 성적은 늘 우수했다. 그러나 당시 학교생활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했고, 명문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야 하기에 평소 좋아하던 운동을 할 수조차 없었고 학업생활의 스트레스가 이어졌다.

태양 군은 문득 졸업여행을 다녀온 뉴질랜드가 떠올랐다. 모자는 고심 끝에 12년간 살던 곳을 정리하고 달랑 캐리어 두개를 들고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부에 대한 갈망

유치원 시절부터 유난히 영어가 재밌었다. 겨우 두 살 남짓한 나이에 영어 수업이 마냥 즐거웠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선생님의 제스처까지 흉내내며 낯선 언어들을 따라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재학 시절 모두 영어점수만큼은 매번 만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영어를 쓰는 생활환경이 아니었기에 늘 답답함이 몰려왔고, 영어권 나라에서 묻고 대답하는 자신을 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뉴질랜드에 다시 돌아온 때는 2019,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유학생 신분이었기에 비싼 학비는 굉장한 경제적 부담이 되었다. 또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였기에 예상과는 달리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갔고 친구들을 만날 수도 선생님을 대면할 수도 없었다. 공부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거대했다.

 

성실함을 밑거름으로

학교수업 외에도 부족한 공부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연간 몇 만불에 해당하는 학비를 부담하는 것조차 벅찬 상황이었기에 과외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저 태양 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학교공부에 매진하는 일 뿐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우회했다. 학교 선생님들께 도움을 청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수업 후 학교 선생님들께 이메일을 보내고 숙제를 내달라고 부탁하며 그렇게 매일매일 더 많은 양의 공부를 했다. 결핍에서 비롯된 의지와 성실함은 그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결실 맺은 학교생활

남들보다 더 이른 아침에 등교했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예습을 하고 수업에 들어갔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미루지 않고 선생님께 문의했다. 무엇보다 다행이었던 것은 학교 선생님들은 이런 태양 군의 열정을 높이 샀고 성의를 다해 도와줬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태양 군은 당시 자상한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편애없이 자신을 지도해 준 그 분들께 큰 감사함을 느꼈고, 이는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태양 군은 Westlake Boys' High School 재학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The Yang Family Award in Commerce 2022년에 받았고, NCEA Accounting Scholarship 획득으로 장학금을 받았다. 학교 생활 중 도서관 봉사, Peer Tutoring 등 성실한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모정을 품은 투자 그리고 나의 꿈

태양 군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공무원을 지냈다. 부군상을 당하고 태양 군과 둘만 남겨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공무원 생활 중 모아둔 돈을 모두 태양 군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결심이었다.  

태양 군은 자신을 위해 생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12학년이 됐을 무렵부터 방학을 이용해 한국음식점에서 홀서빙을 하고,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과외지도를 하며 용돈을 벌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여력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오로지 자신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김태양 군은 지난 해 고등학교 졸업하고, 현재는 오클랜드 상대(bachelor of commerce, Accounting/Economics) 합격해 이제 새내기 생활을 시작했다.

그에게는 상대 졸업 후 교사연수를 통해 멋진 교사가 되려는 목표가 있다. 자신에게 자상함을 베풀었던 모교 선생님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가족들에 집과 자동차를 선물하는 예쁜 꿈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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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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