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환태평양선식 오정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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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환태평양선식 오정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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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에서 선식업 대표로… 33년간 공급업체 운영 

 

선식/선용품 공급업체인 뉴질랜드 환태평양 선식(Trading As The Pan Pacific Marine Supply Co. 대표 오정태)은 뉴질랜드에 입항하는 외항 선박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공급하는 마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항 중인 선박에 필요한 선식품, 일용잡화품, 엔진기부속품, 면세품 등을 판매한다. 선원들의 끼니를 위한 육류, 야채, , 양념류 등 선식 재료들과 화장지부터 식수, 담배, 주류 등 기호품과 기계류까지 그 범위가 매우 방대하다.

실제로 선식이 선사의 분위기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먼 바다에서 항해하는 선박이라면 먹고 마시는 음식만큼은 개인과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선식/선용품 공급업체가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고 선원들의 기호에 맞는 선용품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는 선박의 순항을 돕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관사에서 선식업 대표로

뉴질랜드 환태평양 선식 오정태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16) 졸업 후 19682등 선박 기관사로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이민을 결심하게 되면서 평화롭고 좋은 인상을 남겼던 뉴질랜드로 가족들과 이민을 오게 되었다. 오 대표가 타우랑가를 방문한지 28년 만이었다.

오 대표는 뉴질랜드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선박회사를 운영하던 선배로부터 선식 재료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받았다. 기관사로 근무하면서 선식을 접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본인이 선식을 납품을 한다는 일 자체는 낯선 일이었다. 게다가 이삿짐조차 풀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오 대표에게는 꽤나 난감한 부탁이었다. 우선은 선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기에 주문리스트를 받아들고 동분서주하며 식자재를 구매했다. 당시엔 한인마트도 많지 않았고 이민초보자로서 정보도 없었던 상황이라 교회 사람들에 겨우 물어 배추나 무, 쌀 등을 사가지고 선박에 전달했다. 정신없이 치러낸 값진 경험이 뉴질랜드 환태평양 선식의 시작이었다.

 

품목의 다양화 실현차별화된 영업방식

한때 항구의 도시 뉴질랜드에선 무수히 많은 선용품 업체가 존재했다. 경제불황과 경쟁과열 등으로 지금은 사라진 업체들이 많지만 오 대표는 지난 33년간 한인 선식/선용품업체로서 명맥을 이어왔다.

장기간 항해하는 선박에선 필요한 물품들을 입항지에서 조달받아야 하는데, 선장은 입항예정 항구에 등록돼 있는 선식/선용품 공급업체에 미리 주문한다. 업체에서 보내온 품목리스트를 검토하고 필요한 물품에 체크한 후 전화 또는 이메일 등으로 주문하는데, 이때 선장들은 한 업체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급업체로부터 견적을 받는다. 그리곤 보다 다양한 물품을 보유하고 있거나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업체를 선택한다. 때론 선장이 리스트 외 물품을 요구할 경우 그에 맞는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오 대표는 타 업체가 취급하지 않는 물품을 독자적으로 찾아내 판매하는 차별화된 영업방식으로 업체를 성장시켰다. 그는 한식재료 외에도 각기 다른 국적의 외국선원들을 고려해 여러 나라에서 쓰이는 식재료나 선용품들을 꾸준히 탐색했다. 하나하나 찾아가며 쌓아온 그만의 노하우는 500여개가 넘는 물품리스트에도 빼곡히 들어차있다. 품목의 다양화를 실현, 오 대표가 33년간 업체를 유지해온 비결이다.

 

배 위의 식재료, 신뢰를 결정한다

외항 대형선박에는 다양하고 많은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 및 냉동 창고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주문한 식재료를 공급업체에서 트럭으로 실어오면, 공급품의 수량과 품질을 검사하고 선박에 옮겨 싣는다. 특히 식자재는 긴 항해에서도 상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오 대표는 질 좋은 재료를 선별 구매하고, 각 재료에 따른 냉장냉동 보관으로 목적지까지 신선함을 유지한다. 결국 좋은 물건을 최상의 상태로 판매하는 것이 고객과의 신뢰를 결정짓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후임자를 찾습니다

오정태 대표는 현재 본 업체를 인수할 사람을 찾고 있다. 조건은 용품들을 배달할 대형 트럭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하고, 남섬을 포함해 뉴질랜드 전 지역 물품보급이 가능해야 한다. 만약 선식사업 사정을 잘 알고 있거나 승선경험이 있다면 더욱 적합하다.

오 대표는 업체를 인수할 의지가 있는 분이 나타난다면 33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를 모두 전할 생각이다. 그는 이 일은 배달완료 시 즉시 결제를 받을 수 있을뿐더러 평소 근무시간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나처럼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할 수 있는 평생직업이다. 관심있는 분이라면 언제든 연락달라고 전했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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