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2의 리다아 고’를 꿈꾸다

시사인터뷰


 

특집: ‘제2의 리다아 고’를 꿈꾸다

일요시사 0 2,136

홀 컵에 공 들어가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아요

한 번 라운딩 하면 끝까지 가야선수로서 정신력 유지도 중요 


장소: 타카푸나골프장

일시: 2017 9 20() 오후 4

참석자: 손재우, 이하진, 손연수, 이유진 

 

 뉴질랜드 한인 1.5세인 리디아 고(고보경)가 제2의 고국인 뉴질랜드를 찾았다. 리디아는 9 28일부터 10 1일까지 윈드로스 팜 골프장에서 열리는 메케이슨 뉴질랜드 여자 오픈 골프대회에 참가한다. <일요시사>는 뉴질랜드와 대한민국의 자랑인 골프 천재 리디아 고의 뉴질랜드 입국에 맞춰, 그 뒤를 잇고 싶어하는 한인 2세 골프 꿈나무들을 만났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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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골프를 빛낼 미래의 리디아 고. 왼쪽부터 이하진, 이유진, 손연수, 손재우.


일요시사: 언제 골프를 시작했으며, 계기는 무엇인가?

 

손재우: 축구, 농구, 소프트볼, 럭비, 수영 등 여러 운동에서 학교 대표로 뽑혀 대회에 나갔는데 처음 학교 대표로 뽑히지 않은 스포츠가 골프에요. 그래서 아버지께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타카푸나골프장에서 처음 골프 연습을 했는데 멀리 날아가는 공이 꼭 새처럼 멋있어 보였어요.

 

이하진: 한국에 갔을 때 외할아버지가 제가 골프를 잘 할 거 같다며 골프를 권하시며 골프클럽을 선물해 주셨어요. 어느 날 자려고 하는데 무언가 꿈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쿵쾅거려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부모님이 골프 레슨을 알아봐 주셨고 그 뒤로 골프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손연수: 2014년 타카푸나골프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온 리디아 고 언니를 만났어요. 사진도 찍고 사인 공도 나눠 주는 언니가 너무 멋있었어요. 저도 공을 몇 개 쳤는데 어른들이 저를 2의 리디아 고라고 불러 주었어요. 또 예쁘다고 말해 주고 잘 한다고 손뼉도 쳐 주는 게 신기해 오빠와 함께 레슨을 받기 시작했어요. 아홉 살 때 처음 참가한 골프대회 후 노스 하버 대표팀 선수로 뽑혀 본격적으로 골프를 하게 되었어요. 

 

이유진: 2014 밀포드 프라이머리 6학년 때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어요. 엄마의 아는 사람인 타카푸나골프장 소속 홍연아 프로님께 골프를 배웠어요오빠도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워본 경험이 있어요다른 운동에는 취미를 가지지 못했던 제게 골프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니까 해보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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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우

Pinehurst School Year 9

2013년 골프 시작


일요시사: 골프를 하면서 얻은 좋은 점은?

 

재우: 어렸을 때 매주 병원에 갈 정도로 자주 아팠고, 약도 많이 먹었어요. 밥도 잘 먹지 않았고, 특히 편식이 심해 몸도 아주 작은 편이었어요. 라운딩을 할 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을 먹어야 하고 골프장에서 4시간 이상을 경기에 집중해야 해요. 목표가 생기면서 제 행동도 바뀌었어요. 지금은 새벽에 일어나 밥도 잘 먹고,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 음식은 다 잘 먹어요.

 

하진: 모든 일에 침착하게 생각을 하려고 하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도 스스로 푸는 방법이 생겼어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고요. 라운딩을 돌며 필드 위에서 느끼는 넓은 잔디와 잔디 냄새 그 모든 게 너무 좋아요. 잔디 위를 밟을 때 ! 진짜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해요. 자연과 함께 느끼고 생각하며 걷다 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져요.

 

연수: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한다는 거예요. 전에는 종이에 글을 쓰다가도 한 글자가 틀리면 찢고 처음부터 다시 썼어요. 그림을 그리다가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요. 하지만 골프는 그럴 수가 없어요. 한번 라운딩을 시작하면 잘했든 못했든 끝까지 가야 해요. 힘든 것도 참고, 좋을 때도 침착할 수 있는 인내력을 키우는 데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유진: 집중력이 세졌어요성격도 긍정적으로 안정이 되고차분함과 신중함을 쌓아갈 기회를 얻었어요또 날마다 하는 연습을 통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꿈꿀 기회를 가지게 된 것도 제가 골프를 통해 얻게 된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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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진

Albany Junior High School

2016년 골프 시작


일요시사: 어려울 때 어떻게 극복하나?

 

재우: 실패하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이겨냈을 때 느끼는 기분은 정말 하늘을 나는 것 같아요. 경기에 나가 실패를 하고 오면 한 가지 생각만 해요. 연습(practice), 연습, 연습. 골프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딱 이거 하나라고 믿어요.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이겨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하진: 그동안 써왔던 골프일기를 쭉 읽어보며 내가 지금 잊고 있던 것을 다시 생각해 봐요. 그래도 안 될 때는 저를 지도해 주시는 강명수 프로님, 김재현 프로님께 전화로 여쭤보고요. 동영상도 찍어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보내 드리고 프로님들께서 알려주신 대로 연습해요. 엄마 아빠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고, 한국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영상 통화도 하고 자기 전 꼭 기도를 해요.

 

연수: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무척 좋아해요. 골프를 치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생크림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시합이 끝나면 아빠랑 오빠랑 자장면, 떡볶이나 파스타를 먹는 상상을 하면 하고 어려운 순간이 지나가요. 저 웃기죠…. 

 

유진: 제 멘토이신 강명수 프로님김재현 프로님께 어려움을 말하고 도움말을 들어요. 지금까지 제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지혜로운 방법으로 해 주셔서 어려운 문제들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었어요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은 제가 좋아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보는 거예요그러면 마음의 피곤이 저절로 없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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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수

Pinehurst School Year 7

2014년 골프 시작


일요시사: 골프 선수가 갖춰야 할 점은?

 

재우: 늘 상대를 존중하고 코스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며 참을성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진: 골프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력과 매너가 우선이라 생각해요. 저도 끊임없이 이 부분이 강해지려 스스로 단련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필드 위에서 욕심이 아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연습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수: 골프는 롤러코스터 같아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거요. 잘 했을 때 너무 좋아해도 안 되고, 못 했을 때 실망할 필요도 없는 게 골프예요. 어떤 순간에도 긴장하지 않고, 놀라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유진: 제 생각에 매너가 아닐까 싶어요강한 정신력정직한 마음긍정적인 태도,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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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Rangitoto College Year 9

2014년 골프 시작


일요시사: 앞으로의 꿈은?

 

재우: 어릴 때 병원에 자주 가서 그랬는지 하얀 가운을 입고 아픈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가 멋있어 보여 저도 의사가 되면 어떨까 하는 꿈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가 되어서 저 같은 학생들이 저를 보고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또 이루어 가는 롤 모델이 되고 싶어요. 전 세계를 돌며 그런 꿈을 가진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하진: 당연히 세계 랭킹 1위죠. 어른이 되면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 힘이 되는 일을 할 거예요. 그리고 저를 위해 애써주시고 분들께 세계 좋은 골프장을 구경시켜 드리며 여행도 시켜드리고 싶어요

 

연수: 가수, 배우, 아나운서, 선생님, 경찰 등 많은 꿈이 있었지만 올해 초부터 McKayson NZ Womens Open qualifying을 준비하면서 골프 선수의 꿈을 확실하게 가지게 되었어요. 칭찬해 주시고 예뻐해 주신 많은 분을 실망시키지 않는 훌륭한 골프 선수가 되도록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하는 게 지금의 목표이고 꿈이에요.

 

유진: 월드 챔피언이에요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저는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거에요제 주위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동물들을 돌보아주고골프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배울 기회도 줄 수 있는 그런 경험도 하고 싶어요.

글_프리랜서 박성기 

사진_레이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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