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전청운 태권도 사범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전청운 태권도 사범

일요시사 2 945

"태권도는 비록 나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더라도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우리 무예문화의 소산"  


 



오클랜드 한인회관에서는 매주 월수목 저녁 5시 30분이 되면 우렁찬 태권도 기합소리가 울려 퍼진다. 교민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전청운 사범이 지도하는 태권도 수업은 세 파트로 나눠 진행되는데, 1부는 태권도를 처음 배우는 수련생들을 중심으로 기본기를 가르치고, 2부는 노랑띠 이상의 수련생들의 실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3부에서는 품새, 겨루기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부와 성인들을 중심으로 지도하는 시간이다. 

전청운 사범은 글랜필드 컬리지와 서부 오클랜드 한국학교에서도 매주 토요일마다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5세 아이는 물론 50대에 이르는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기에 부모님과 함께 수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오클랜드 한인회관에서 수련생을 지도한지 1년 만인 지난 4월 타우랑가에서 개최된 TNZ(태권도 뉴질랜드)배 대회 북섬 전체 품새 및 겨루기 대회에 총 10명의 선수가 품새 개인전과 겨루기에 출전(개인에 따라 어떤 선수는 두 체급 등에 출전)하게 되었고, 그 결과 금메달 8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획득, 베스트 팀 상까지 휩쓸었다. 이후 6월 타우랑가에서 실시된 NZUTA(NEW ZEALAND UNITED TAEKWONDOASSOC)배 북섬 전체 품새 및 겨루기 대회에는 16명의 선수가 품새 개인전 및 겨루기 개인전 등에 출전해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 응원상을 획득하면서 종합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다음은 전청운 사범의 일문일답. 


그간 출전한 대회에서 수련생들의 선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올 4월과 6월에 타우랑가에서 참가한 대회 이전에도 남섬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이루는가 하면 최우수 지도자상까지 수상하였는데 당시 상황이 듣고 싶습니다.   

2019년 8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실시된 WTNZ(WORLD TAEKWONDO NEW ZEALAND)배 남섬 전체 품새, 겨루기 대회에 8명이 출전해 개인전, 2인 1조, 4인 1조로 품새 경기에 참여했고, 겨루기 종목에서는 한 선수가 두 체급 등에 출전하여 금메달 16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저는 최우수 지도자 상도 받게 되어 멋진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때 제가 더니든에 거주했었는데 대회가 끝난 후 더니든 지역 신문인 'The Star'에 실리게 되었고 더니든 시장으로부터 감사 축전까지 받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 4월부터 오클랜드 한인회관에서 태권도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수련생을 지도한지 1년 만에 TNZ(태권도 뉴질랜드) 대회, NZUTA(NEW ZEALAND UNITED TAEKWONDOASSOC)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어 매우 보람되고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처음 태권도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느 날 우연히 형님이 태권도를 하는 것을 보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어느 덧 36년이 흘렀네요.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지는 벌써 23년이 되었고요. 현재는 태권도 국기원 공인 7단이고 내년이면 8단 심사를 보러 한국에 가야 합니다. 7단에서 8단의 심사를 보려면 8년의 수련 기간이 소요됩니다. 태권도는 무도이기에 바둑처럼 실력만 있으면 단이 저절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과 더불어 신체적 수련과 정신적 수양을 쌓아야만 단이 올라가는 그야말로 끈기의 결정체입니다. 그래서 태권도의 정점이자 마지막인 9단이 되면 태권도를 수련하는 모두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언제부터 태권도를 지도하기 시작했는지요?

2017년 11월에 한국에서 태권도 비자를 받아 그 다음 달인 12월에 뉴질랜드 더니든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가르친 것은 그 다음 해인 2018년 6월부터입니다. 


태권도 수련 과정 중 경험이 없는 분들도 있을텐데 수련생들이 대체로 잘 따라오는 편인가요? 처음 태권도를 접하는 분들을 위한 나름의 지도 노하우가 있다면?

다행히도 대체적으로 잘 따라합니다. 저는 처음 시작하는 수련생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태권도로 접근합니다. 우리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기억, 니은, 디귿부터 배우는 것처럼 태권도도 그와 비슷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가르치는 것입니다. 주먹 쥐기부터 시작하여 하나 하나씩 추가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아주 어린 친구들도 제법 잘 따라하게 됩니다. 또한 태권도 손동작이나 발차기 같은 것이 실전에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시범을 보이며 설명해 줍니다. 수련생들의 흥미와 집중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이죠. 

 

수련생들 중 특별한 이유로 태권도를 배우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지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 권유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감, 신체적 비만이나 허약한 체력를 가졌거나 예절 바른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로부터 종종 태권도 수련을 하고 난 후 우리 아이가 씩씩해졌다거나 예절 바른 행동을 많이 한다는 말씀을 듣곤 합니다.  

성인들의 경우에는 사회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땀을 흘리며 기합 소리와 함께 날려 버릴 수 있기에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태권도를 하게 되면 자신감이 생기면서 보다 적극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해집니다. 일례로, 어떤 50대 수련생이 어린 시절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겨루기 대회에 나가 메달을 한번도 획득하지 못한 것과 한번도 상대방에게 이겨보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도 가슴속에 남아 있어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 그 꿈을 이뤄보겠노라 다짐하셨습니다. 이후 누구보다 열심히 수련에 임하였고, 지난 6월 성인부 겨루기 부분에서 상대선수를 둘이나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제가 수련생들을 가르치는 가장 큰 목적은 그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가짐으로써 그들의 삶 속에서 오는 어떠한 역경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 또한 태권도를 통해 얻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태권도라는 게 단순히 육체적 운동을 넘어서 인품과 예의 등 인성교육까지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모든 사범들이 수련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태권도는 예로 시작하여 예로 끝나는 운동'이란 말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입니다. 태권도 동작을 배우는 것은 두 번째입니다. 예절이 기본 바탕에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알고 계신 것처럼 태권도는 격투기 종목의 운동입니다. 제대로 된 태권도 정신과 예의를 배우지 못하면 그저 무식하게 손발만 사용하는 싸움꾼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제대로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이면 정의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태권도를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태권도 지도자 교육에서도 교육의 기본은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이라는 태권도 5대 정신에 바탕을 두어 교육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중 어느 하나도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치 않은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와의 인연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는 제 아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운동 신경이 남달라서 동물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겨루기 시합에서 상상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발차기가 나와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을 볼 때면 너무나 대견스럽니다. 한국에서도 교내팀에 소속되어 각종 대회의 수상 경험을 가지고 있고 지금 뉴질랜드에 들어와서도 겨루기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저의 욕심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수련하여  멋진 사범이 되길 바라봅니다.

 

향후 뉴질랜드에서의 태권도 교육방향, 교육환경이 어떻게 나아가길 바라는지요? 

한국의 자랑스러운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뉴질랜드에 더욱 널리 전파시키는 것, 자라나는 한인 세대들과 성인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태권도만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예절과 기본 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입니다.  

자라나는 한인 세대들에게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어 스스로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한인회관이나 학교 홀에서 수련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차후에는 한국에서 지도한 것처럼 태권도 전용 도장을 오픈하는 것도 저의 바람입니다. 머지 않아 그날이 오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대회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8월 19일과 20일에 진행 예정인 국기원컵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1년동안 진행되는 태권도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입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대회이자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개최된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이기도 하고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대회에서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멀리보고 현실에 충실하며 천천히 한 발 한 발 걸어가며 준비하려 합니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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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Boaz
참으로 멋지고 자랑스럽습니다.
귀한 무도인의 정신과 삶이 보려지는 듯 합니다.
안길준
관장님 잘하고 계시네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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