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도약 다짐
8월 23일 모두가 함께 하는 30주년 기념행사 예정
지난 7월 12일 토요일 오후 5시, 알바니 소재 오클랜드 한국학교(The Korean School of Auckland)건물에서 개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VIP 펀딩 행사가 개최됐다. ‘이어온 마음, 이어갈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한국학교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30년 역사의 무게, 그리고 새로운 출발
1995년 단 한 개의 교실에서 시작된 오클랜드 한국학교의 30년 여정은 이민 1세대들의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내 나라 내 언어가 아닌 낯선 환경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누구인지 잊지 않게 하자', '한글을 잊지 않게 하자', '뿌리를 지켜주자'는 절실한 바람이 모여 작은 학교를 세웠다.
소수의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함께 만든, 작지만 절실했던 첫걸음은 30년이 지난 지금 매주 800여 명의 아이들이 정체성을 배우고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했다. 한국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다시 부모가 되어 자녀의 손을 잡고 이 학교에 오는 세대 간의 이어짐은 한국학교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뿌리 깊은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유진 Board of Trustee 의장은 "30년 전 누군가 우리를 위해 이 학교를 세웠듯 30년 후 또 다른 누군가가 '그때 여러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자랐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위한 기억을 설계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선생님과 졸업생이 전하는 학교이야기
행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최인수 교장의 동영상 환영사를 시작으로, 박영미 전 교장의 30년 발자취 소개, 김규리 북부교감의 교사 생활 이야기, 졸업생 발표 등이 이어졌다. 특히 2024년 졸업생 유리안 학생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유리안 학생은 "한국학교는 오랜 시간 제 토요일의 즐거움을 책임져 준 아주 고마운 곳"이라며 당시 한국학교 생활을 회고했다. 그는 "처음에는 '왜 주말까지 학교를 가야 하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곳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제 두 번째 집 같은 곳이 되었다."고 말했다.
운동회, 동요대회, 나의 꿈 말하기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어 실력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학교는 우리에게 정체성을 선물해주었다."는 소감을 더하며 한국학교의 가치를 강조했다.
왜 한국학교의 미래가 중요한가
최유진 의장은 "이 땅에서 우리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라며, 한국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했다. 그는 "정체성을 아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흔들림 없이 답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어와 문화는 단순히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뿌리를 굳건히 지켜주고,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나침반과 같다."고 언급하며, 특히 "만약 오클랜드에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학교가 없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어떻게 찾아갈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한국학교 존재의 이유를 부각시켰다.
또 박영미 전 교장은 “뉴질랜드와 같은 다문화 사회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점점 잊어가는 현실 속에서 한국학교는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교육과 기회는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열쇠이며, 한국학교가 바로 그 열쇠를 아이들에게 건네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 모금의 의미
이번 펀딩 행사의 핵심은 한국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정 기반 마련이었다. 최유진 의장은 "여러분의 후원은 800여 명의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있게 정체성을 노래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내가 누구인지'를 느끼는 그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라며 후원의 의미를 밝혔다.
최 의장은 벤자민 프랭클린의 ‘지식에 대한 투자는 항상 최고의 이자를 지불한다’는 명언을 인용하며, 그는 한국학교에 대한 후원이 단순한 비용이 아닌 "아이들의 성장과 자긍심을 위한 가장 값진 투자"라고 강조했다. “후원은 아이들 마음속에 남을 첫 감동이 되며, 무대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내가 누구인지'를 느끼는 그 순간들이 바로 후원자들의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더했다.
함께 나눈 식사, 함께 나눈 기억
2부에서는 JOHNNY'S STEAK HOUSE와 박성배 교민의 후원으로 풍성한 만찬이 마련되었다. 양송이 스프, 슬로우쿡 소고기, 닭다리 구이, 돼지고기 구이, 구운 콜리플라워, 브라우니, 과일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었고,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한국학교에 대한 추억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식사 전, 한국학교 학부모인 소프라노 장은미 씨가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성악 공연을 선보였고, 이어서 한국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국악그룹 '모들'의 가야금 연주가 펼쳐졌다. 아이들의 섬세한 손놀림으로 울려 퍼진 가야금 선율은 회장 안을 가득 채우며, 한국학교 교육의 성과를 실감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짐
이번 행사는 오클랜드 한국학교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한국계 이민자들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지켜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한 교실에서 시작해 800명 규모로 성장한 30년의 역사는 이민 1세대의 헌신과 의지의 결실이며,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이어온 마음, 이어갈 미래’라는 슬로건처럼, 오클랜드 한국학교는 과거의 유산을 소중히 간직하면서도 미래를 향한 비전을 품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마음이 모여 한국학교의 다음 30년이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한 후원금 운영과 감사 인사
모든 기부금은 아이들의 공연과 영상 제작, 교육 콘텐츠 개발, 30주년 기념행사 운영에 투명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후원자들의 이름은 30주년 기념 영상의 엔딩 크레딧에 영구히 기록되며, 5,000달러 이상 후원자에게는 특별 감사장이 전달된다.
오는 8월 23일 토요일 Westlake Boys High School에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꾸미는 3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본 행사까지 약 5주의 시간이 남은 지금, 미래를 위한 후원에 뜻이 있는 분들은 아래 계좌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글 박성인 기자
후원 계좌 안내
계좌명: The Korean School of Auckland Charitable Trust
계좌번호: ASB Bank 12-3230-0393296-50
Reference: [성명 또는 단체명] + Donation
*세금 환급용 Donation Certificate은 기부금 입금 후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