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국감 피하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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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국감 피하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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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검찰 피해, 사장은 국감 피해 '미국으로 슝∼'

[일요시사=경제1팀] 홈플러스 전현직 CEO들이 잇따른 도피성 출국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도성환 사장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고 이에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뇌물 및 청탁을 했다는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이승한 회장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따로 없다.

배운 게 도둑질일까?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이어 받은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불출석 했다.

도 사장은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3곳에서 증인 출석 요구를 받으면서 소위 '국감 증인 3관왕'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서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상의 문제 등에 대해 해명해야 하고 산자위 국감에서는 입점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해야 한다.

뿔난 의원들

또한 환노위에서는 가습기 피해자에 대한 사과 논란이 관심사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가습기에서 나오는 독성 화학물질로 인해 1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홈플러스가 제품 유통 상시 유해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홈플러스는 “도 사장이 13일부터 미국 출장을 가게 돼 국회 국감에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도 사장이 미국 보스턴대학교가 경영대학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하는 '홈플러스데이'에 참석해 성공사례 발표를 하기 위해 출국한다고 설명했다. 도 사장은 15일 열린 환노위 국감에 이 같은 이유로 불참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11월1일 열리는 상임위에 도 사장의 재 출석을 의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도 사장은 지난 22일 귀국해 앞으로의 모든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도 사장은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 초청으로 발표를 하기 위해 출국해 국감 출석 시기를 늦춘 것"이라며 "앞으로의 국감 일정에는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잇따르는 홈플러스 전현직 CEO들의 도피성 출국에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현직 CEO 잇따른 도피성 출국 빈축

도 사장의 이번 출장은 공지부터가 달랐다. 홈플러스 측은 도 사장 출국 일주일 전 각 언론사에 취재를 위한 기자단을 모집했다. 하지만 국감 취재를 위한 회사 일정상 신청 언론은 적었고 전자여권 발급 시간마저 촉박해 신청을 했더라도 출장길에 따라나서지 못한 언론이 다수였다.

수개월 전 언론사 통보 후 일정조율과 비자 발급 등의 준비기간을 주는 일반적인 해외 출장과는 달랐다. 국감 회피를 위해 갑작스럽게 해외출장 일정을 잡았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또한 성공사례 발표를 위해 출국했다는 도 사장은 정작 발표자로 나서지 않았다. 발표는 지난 6월부터 보스턴대학교에 머무르고 있는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맡았다. 도 사장은 이 회장을 수행했다.

지난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홈플러스 회장, e파란재단 이사장, 테스코 아카데미 회장 겸 석좌 교수, 테스코그룹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뇌물을 건네는 등의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2009년 국유지 내 자연 훼손을 이유로 홈플러스 연수원 설립에 난색을 표했던 산림청이 몇 달 뒤 의견을 바꾼 경위를 집중 조사하던 검찰은 지난 6월 원 전 국정원장이 홈플러스 연수원 설립 인허가 과정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산림청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원 전 국정원장 쪽에 청탁을 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로 이 회장이 지목됐고 이 회장은 검찰의 소환조사를 한 차례 받은 후 미국 보스턴대학교의 세미나 초청을 이유로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출국해 버렸다.

이승한 3년 연속 불출석
도성환 3곳서 출석 요구

그렇다면 이 회장과 도 사장의 출국 이유에 등장하는 보스턴대학교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업계에서는 이 회장과 도 사장의 삼성물산 후배인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 A교수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교수는 대학 졸업 후 90년대 삼성물산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보스턴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뒤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 재직 중이다. A교수는 이 회장과 홈플러스 성공사례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피성 출국'을 '첫 경험'한 도 사장과는 달리 이 회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국감에 불출석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한 '베테랑(?)'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8일 지식경제위원회 국감에 불참했으나 유통 재벌 총수들의 국감 불참에 대한 청문회가 예고되자 국감 마지막 날인 10월24일 뒤늦게 얼굴을 내밀어 비난을 받았다. 청문회를 피하기 위해 국감에 출석했다는 것.

당시 이 회장은 10월5일부터 국감이 끝난 뒤인 26일까지 영국 일정이 있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종합국감에 출석했다. 홈플러스 측은 "지경부와 유통산업발전협의제 발족도 협의해야 하고 종합감사에도 참석하기 위해 급히 귀국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이 회장의 국감출석이 ‘몸 사리기’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운 게 도둑질

이 회장은 2011년 국감에서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 불가의사를 밝혔고 2010년에도 '홈플러스가 SSM 규제법안 저지를 목적으로 영국 정부에 로비했다'는 의혹과 관련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증인 채택이 있었지만 역시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당시 국회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려 했지만 국회 내부 사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럴 때마다 홈플러스 측은 이 회장의 해외 일정을 설명하면서 "국감을 피하기 위한 출장은 아니다"고 부정해 왔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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