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그립 진화 간파한 선구자 최경주
민망해도 성능 좋은 두꺼운 퍼터그립
지난 4월 마스터스 때 만난 최경주(44·SK텔레콤)는 두꺼운 퍼터그립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탱크’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톱골퍼 중 가장 두꺼운 퍼터그립을 선호한다.
2007년 최경주가 처음 일반적인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그립이 두꺼운 퍼터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홍두깨 그립’으로 불리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최경주조차 “스트로크가 좋아지긴 했는데 그립이 두꺼워 쓰기 민망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최경주는 퍼터그립 진화를 간파한 선구자였다. 최근 두꺼운 퍼터그립을 쓰는 골퍼가 무척 많아졌기 때문이다.
남자골퍼 중에서는 필 미켈슨, 양용은, 김형성, 노승열, 송영한, 문경준 등이 사용하고 여자 골퍼로는 리디아 고, 수잔 페테르센, 허윤경, 김하늘, 양수진, 장하나, 김자영 등이 슈퍼 스트로크사의 두꺼운 그립을 장착한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두꺼운 그립도 골퍼들 요구에 따라 굵기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굵은 퍼터그립의 진화인 셈이다. 슈퍼 스트로크사 관계자는 두꺼운 퍼터그립 장점에 대해 “양손에 같은 압력을 주고 손목에 긴장을 없애 줘 부드러운 시계추 스트로크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노승열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투어 첫승을 거둘 때 사용한 퍼터그립도 굵은 것이었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도 두꺼운 퍼터그립을 사용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LPGA클래식에서 투어 첫승을 올렸다.
두꺼운 퍼터그립의 최대 장점은 아무래도 손목을 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퍼터그립은 손목이 움직이거나 퍼터헤드가 돌아가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그립이 두꺼운 퍼터는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퍼팅을 하기 때문에 직진성이 좋아진다.
그리고 주말골퍼보다 프로골퍼들 사용률이 높은 분명한 이유도 있다. 아무래도 그린이 빠른 곳에서 두꺼운 그립이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두꺼운 퍼터그립 단점은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없어 거리조절이 어렵다는 점이다. 퍼팅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 주말골퍼는 장점을 고스란히 얻기 힘들 수 있다. 퍼터그립이 점차 굵어지는 것과 함께 길어지는 것 또한 새로운 변화 중 하나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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