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가 꼽은 ‘옛 애인의 흔적’
헤어진 애인과의 추억 청산, 여성이 남성보다 빨라
“잠자리 만족스러웠던 연인, 헤어진 후에도 그리워”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는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함께 미혼남녀 518명(남녀 각259명)을 대상으로 '헤어진 옛 애인과의 추억을 언제까지 간직하는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남성 응답자의 40.2%가 ‘기억에서 지워질 때까지’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37.8%가 ‘새 애인이 생길 때까지’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남녀 모두 ‘헤어진 후 바로 폐기’(남 28.7%, 여 34.5%)한다고 답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이어 남성은 ▲결혼할 때까지(18.3%) ▲새 애인이 생길 때까지(7.8%) 순이라고 응답했으며, 여성은 ▲기억에서 지워질 때까지(17.2%) ▲결혼할 때까지(6.9%) 순으로 옛 애인과의 추억을 간직한다고 답했다.
옛 애인의 흔적을 청산하는데 이처럼 남녀별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럴 경우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방 이론’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남자는 마음의 방이 여러 개라 1번방에 첫사랑이, 2번방에 다음 사랑이, 3번방엔 또 다른 사랑이…라는 식으로 과거의 사람들과 과거의 사랑이 차곡차곡 들어가 쌓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지금 만나는 남자의 4번째 사랑이라면 당신은 4번방에 들어가고, 여전히 남자의 마음 속 1·2·3번방에는 ‘과거의 여자’들이 들어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남자는 헤어진 옛 애인을 쉽게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김모(31·남)씨는 “옛 애인의 흔적은 가끔씩 문득문득 생각나면 피식 웃음이 날 정도로 남아있는 것 같다”며 “지나간 사랑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었다거나 당시 처음으로 느꼈던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방 이론’에 따르면 여자들은 마음의 방이 큰 방 하나뿐이다. 따라서 첫사랑이 실패로 끝나고 다음 사랑이 시작되면 다음 사랑이 큰 방 하나를 독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여자는 과거 청산이 빠르고, 조금 길게 말하자면 현재의 사랑에 올인, 충실하다는 의미가 된다. 당연히 옛 사랑에 대한 미련과 중독도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덜하다.
직장인 이모(29·여)씨는 “사람은 사람으로 잊혀진다는 말이 있듯이 아픈 이별은 시간이 해결해 주고 새로운 사람에 의해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며 “잊고 싶은 그에게 쏟았던 감정의 크기를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증폭시키는 것, 그것이 의리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든, 분노든, 슬픔이든…. 그러면 자연스럽게 없애고 싶었던 옛 애인에 대한 마음이 무뎌지고 잊혀지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옛 애인과 관련해 주로 보관하는 것’으로 남성의 경우, ‘사진’(36.3%)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받은 선물(33.0%) ▲별로 없다(16.5%) ▲문자(9.9%)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받은 선물’(39.4%)을 보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사진(21.9%) ▲별로 없다(17.5%) ▲주고받은 글(15.4%) 등의 순을 보였다.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남성은 연인과 본의 아니게 헤어지게 되면 자신의 탓이 크다고 느껴 아쉬운 마음에 두고두고 그리워한다”며 “그러나 여성은 상처 남긴 사람에게 더 이상 미련을 갖기보다는 새로운 이성을 찾아 나서는 경향이 있어 좀 더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추억보단 ‘네 몸’이 그리워!
한편, 미혼남녀 77.21%는 잠자리가 만족스러웠던 연인은 헤어진 후에도 그립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칭 서비스가 20세에서 39세의 미혼남녀 12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잠자리가 만족스러웠던 이성은 헤어진 후에도 그 이성과의 잠자리가 생각난다는 반응이 많았다.
‘잠자리가 매우 만족스러웠던 이성은 만나지 않게 되어도 그 이성과의 잠자리가 생각나고 그립습니까?’라는 질문에 남자 86.52% 여자 59.57%가 ‘생각난다’고 답했고, 또 ‘다른 면이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속궁합이 잘 맞지 않아 만나지 않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남자 42.35%, 여자 32.61%가 ‘그런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연인과 첫 잠자리를 하고 나면 잠자리를 하기 전과 비교하여 관계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남자 86.21%, 여자 73.91%가 ‘변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으며, ‘어떤 부분이 변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엔 전체 응답자의 79.17%가 ‘좀 더 친밀해지는 것 같다’라고 답했으며, 20.83%는 ‘설렘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 ‘연인과의 잠자리 횟수가 연인과의 애정지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엔 남자 57.65%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여자 59.5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