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등장에 웃고 우는 사람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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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등장에 웃고 우는 사람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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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후보 등장을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민주당에 입당할지, 아니면 신당을 창당할지 안 전 후보의 행보에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에 대해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지만, 은근히 반기는 듯 표정관리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일요시사>가 안 전 후보 등장에 웃고 우는 사람이 누구일지 조심스럽게 추적해 보았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문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교수에게 신당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악마의 유혹”이라며 “신당이 뜨면 야권 전체가 공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인 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같은 안 전 후보를 향한 민주당의 ‘예민한’ 입당 요구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무조건 “들어와라”

안 전 후보는 ‘오란다고 갈 수 없는’ 입장이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의 대거 이탈 때문이다. 실제로 안 전 후보와 민주당의 교집합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매체를 통해 “(안 전 교수 주변에서) ‘기존 정치판에 들어가 몸을 버릴 필요 없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고 하겠지만 그러면 둘 다 망한다”라며 “신당이 블루오션이긴 하지만 아주 험난한 길”이라며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문 위원장은 “안 전 교수가 귀국하면 바로 만나서 입당을 권유할 것이며, 그게 힘들다면 연대를 모색하겠다”며 “공천 탈락자 등 어중이떠중이 모으면 신당이 가능하지만 그건 새로운 정치가 아닌 구태”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면 역사적 죄를 짓는 어리석은 짓이고 미래도 희망도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안 전 후보를 향한 다소 높은 수위의 주의였다. 하지만 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제18대 대선 후 ‘친노(친노무현)’의 책임론 들고 나선 김영환 의원은 문 비대위원장과 반대 입장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매체를 통해 “안철수 지지세력은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세력이 어떤 형태로든 야권 재편에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우리 입장에서야 그들이 민주당에 들어와서 힘을 보태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내가 보기에 거기(안철수 측)는 신당 창당 말고는 갈 길이 없다. 민주당은 신당을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된다”라며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는 안 전 후보의 정치 행보에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쪽은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극도로 염려하는가 하면, 나머지 한쪽은 우회적으로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지지하며 호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양쪽으로 갈리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여기서 다시 등장하는 게 바로 ‘계파 갈등’이다. 이미 민주당에서 뿌리를 내린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인사들은 안 전 후보의 등장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 두고 민주통합당 찬반 의견 팽팽
밖에서 지고 안에선 이기는 ‘골목대장’은 이제 그만

일찌감치 민주당에서는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민주당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이 분당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였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문 비대위원장과 비노로 분류되는 김영환 의원의 상반된 발언내용만 보더라도 안 전 후보를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안 전 후보의 정치행보에 대해 안 전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내심 민주당 입당을 바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 전 원내대표는 매체를 통해 “안 전 후보가 스스로 민주통합당을 택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전 원내대표는 “지금 상태 같으면 역지사지해서 제가 안 전 후보라도 민주당에 들어오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면서 “우선 안 전 후보가 민주당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민주당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선혁신 후개방’의 길로 가야만이 더 큰 많은 인물들을 영입할 수 있다”고 말해 안 전 후보의 입당 필요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일각에서 친노는 안 전 후보의 등장을 경계하고, 비노는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친노 중에서도 ‘밖에서도 이기고 안에서도 이기는’ 경쟁력 있는 야권 정당의 필요성을 느끼는 의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밖에서는 지고 안에서만 이기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평이다. 이 같은 모순된 민주당의 역량에 내심 의문을 품고 있는 의원들이 더러 있다는 관계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비주류에 속하는 의원 중에서도 민주당의 ‘쇄신’을 바라며 고언을 마다 않는 의원들은 안 전 후보의 등장을 민주당의 ‘위기’로 여긴다는 전언이다.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안 전 후보의 민주당 입당보다 신당 창당이 더욱 꺼려진다는 게 한 전문가의 진단이다. 여당 입장에서 야당이 많아지는 것이 득 될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혁신 필요”

이렇게 되면 안 전 후보의 등장에 민주당 일부는 새누리당과 의견을 같이하고, 민주당의 일부는 새누리당과 의견을 달리하게 된다.

대의보다 당리당략에 따라 ‘적’과 ‘동지’를 달리하는 것이 바로 정치판이다. 같은 야권임에도 민주당과 안 전 후보는 이토록 멀리 있다. 앞으로 안 전 후보와 민주당이 한 살림을 차릴지, 아니면 안 전 후보가 새집을 마련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요즘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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