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의원님들은 뭐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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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국회의원님들은 뭐하시나

일요시사 0 2369 0 0

"일본 아베 총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공식적으로 재확인하고 인정하라."

최근 공화당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 등 25명이 일본의 아베 총리를 향해 이 같은 취지의 서한을 작성해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 발송했다.

이번 서한의 작성은 혼다 의원의 제의로 이뤄졌는데, 민주당 17명, 공화당 8명 의원들의 친필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사죄는 물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는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일본의 노력에 중요한 장을 열었으며, 아베 총리가 방미를 계기로 역사 문제를 해소해 치유와 화해의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안부 문제나 일제 침략기 등 일본의 만행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미국 상·하원에서 이 같이 구체적인 액션을 취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과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둔 상황에서 '전략적 이벤트'라는 저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여야 정쟁에 빠져있는 우리네 국회의원들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

작금의 국내 정치판은 어떤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떠들썩하다. 돈을 줬다는 사람의 명단이 버젓이 공개됐는데도 당사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적 없다"며 버티기 모드다.

'자원외교 비리' 검찰 수사 외에 성완종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따로 꾸려져 수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쟁으로 끌어들이느라 혈안이다.

이 와중에 김무성·문재인 여야 대표까지 나서서 팔을 걷어붙였다. 점입가경 수준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4일, 참여정부 시절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특별사면해 줬는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모를 리 없었다면서 특혜 의혹을 주장했다.

문재인 대표도 전날인 23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성 전 회장 사면이 당시 당선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던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정쟁은 또 다른 정쟁을 낳는 무의미한 행위라는 것을 잘 안다. 누가 얼마만큼의 돈을 언제 받았고, 어떤 댓가로 받았는지는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 그렇게 할 말이 많고 의혹을 제기하고 싶다면 검찰조사를 신청하면 된다.

먹고 사는 문제 하나만으로도 피곤한 국민인데, 정치인들의 소모적 정쟁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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