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노리는' MB맨 해부
▲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
구관이 명관? 친이계 총선 앞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대 총선이 과연 친이계 인사들의 부활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정가는 ‘진박’만큼이나 친이계 인사들의 출마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요시사>는 19대 총선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친이계 사람들을 위주로 출마지역과 이력을 살펴봤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새누리당 주류는 친이(친 이명박)계였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박(비 박근혜)계를 주류 계파로 꼽지만, 친이계만 따로 떼서 보면 그 세가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총선을 50여일 남겨둔 지금, 눈물의 기자회견 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간을 가졌던 친이계 인사들이 재기를 엿보고 있다. 과연 그들은 공천권을 따내 다시 한 번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인가.
친이계 리턴즈
지난해 12월 중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소위 ‘MB맨’들은 연말 송년회를 갖고 모처럼 세 결집에 나섰다. 모임에서 이 전 대통령은 “현역 국회의원 재선·삼선 당선되라”며 “국회의원 하다가 떨어져서 새로 도전하는 분들도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정가에서는 친이계 인사들의 출마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MB정권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눈에 띈다. 청와대 연설기록 비서관으로 일했던 정용화 예비후보자는 지난달 28일 광주 서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출마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새누리당이 아닌 국민의당 소속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와 한국 정치의 담대한 변화를 위해 한 몸 바치겠다”며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위해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송기석·이용태 등 같은 국민의당 후보들과의 경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MB실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임태희 예비후보자는 과거 3선을 연임했던 경기 성남 분당을에 재도전한다. 일찌감치 총선 준비에 들어갔던 임 후보는 지난해 12월15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같은 날 임 후보는 개인 SNS를 통해 “오늘 오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며 “저를 한결같이 아껴주고 믿어주기에 힘차게 시작한다”고 전했다. 현역인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과의 경선 대결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MB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인사들의 출마 소식도 눈에 띈다. 초대 수석을 역임했던 새누리당 이동관 예비후보자는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이 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23년간의 언론인 생활과 5년간의 국정참여 경험을 녹여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는 데 제 모든 정열을 쏟아 붓겠다”며 “직업으로서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국가대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다. 여당의 텃밭인 이곳은 현역인 강석훈 의원 외에 서초구청장을 지낸 박성중,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옥임 등이 뛰어든 상황이다.
3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김두우 예비후보자는 대구 북을 출마를 선언해 친박-비박 대결을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후보는 “과거 정권과 현재 정권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내세웠다. 다수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이곳에는 현역인 서상기 의원을 포함 무려 8명의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진박? 우리도 있다” 선거 앞두고 재정비
복수혈전 예고? 공천 희생자 대거 출마
4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최금락 예비후보자는 서울 양천갑 출마를 선언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이기도 한 최 후보는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입당을 밝힌 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그는 “27년 언론경력과 국정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 민주정치 복원과 양천갑의 자존심 회복, 보수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총 14명의 후보자가 도전을 선언한 만큼 그 어느 지역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홍보수석을 지낸 세 사람 모두 '언론 경력'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23년, 김 후보는 25년, 최 후보는 27년의 경력을 언급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호소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김효재 예비후보자는 서울 성북을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김 후보는 이미 지난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이 지역 의원을 지낸 바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이 서울 수복을 천명한 만큼 경쟁력 있는 후보자 선출을 위한 치열한 당내 경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변인을 지낸 ‘MB 순장조(殉葬組)’ 박정하 예비후보자는 자신의 고향인 강원 원주갑에 출마한다. 박 후보는 “그간의 국정·행정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향 원주의 발전과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대운하 전도사’ 박승환 전 의원도 20대 총선에 나선다. 17대 의원이었던 그는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한반도대운하특위 추진단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김세연(부산 금정) 후보에게 밀려 연임에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부산 동래로 지역을 바꿔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15일,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학살에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19일 서울 성동을 예비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정치적 고향이자 국정경험의 밑거름이 된 성동구를 떠날 수 없었다”며 “내게는 새로운 지역이나 다름없는 성동을 지역의 유권자 앞에 벌거벗은 심정으로 출사표를 던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진 후보는 자신을 공천 낙천자 명단에 올렸던 19대 국회에 대해 ‘절망적’이라고 평가했다.
공천 낙천자
그 외에도 서울 동작갑 출마를 선언한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 대구 북갑에 나선 정태옥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부산 해운대기장갑의 안경률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대결을 앞둔 서울 종로의 박진 전 의원, 경북 안동의 권오을 전 의원, 서울 마포을의 강승규 전 의원, 부산 진을의 이종혁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친이계 후보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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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4선 이병석 불출마 막후
4선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지난 1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포항 북에는 총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2월11일 기준).
구성을 보면 새누리당 예비후보자가 가장 많은 4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정의당이 각각 1명씩이다. 5·6대 포항시장과 노태우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바 있는 박승호 후보를 포함해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창균, 청와대 사회정책 행정관을 역임한 허명환,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정재 후보가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이병석 의원의 지지층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 외에 더민주 경북도당위원장인 오중기,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 박창호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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