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등친' 간큰 사기꾼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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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등친' 간큰 사기꾼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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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XXX 살살 긁어주니 '헤벌쭉'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식구 많은 국내 굴지의 재벌가에 망신살이 뻗쳤다. '미꾸라지' 한 명이 말썽을 일으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사기 의혹에 휘말린 재벌 3세. 그는 왜….

 보안업체 K사 김모 대표와 재벌 3세 신모씨. 두 사람이 피소된 것은 지난 1월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김 대표와 신씨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소장을 낸 곳은 유명 소셜커머스업체 C사다. C사는 "투자금을 빼돌렸다"며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감언이설로 '꿀꺽'

C사는 소장에서 "김 대표와 신씨가 신씨와 관련이 있는 재벌그룹 계열사 상품을 공급·판매하도록 도와주겠다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갔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아 5억원가량 손해를 봤다. 또 이들이 공연기획 명목으로 2억원을 투자받았으나 공연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 대표와 신씨는 지난해 1월 지문인식 및 출입통제 분야 보안업체인 K사를 인수했다. K사 부채 70억원을 떠안고 대주주 지분 70%를 30억원에 사들였다. 둘은 K사를 공동으로 경영했다.

이후 K사는 자회사를 세우고 소셜커머스사업에 진출하면서 신씨의 집안 그룹의 계열사들과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재벌그룹이 신씨를 내세워 소셜커머스 시장까지 손을 뻗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때 C사와 조인이 됐다. 김 대표와 신씨는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잘 나가는 C사에 접근해 "재벌그룹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이행보증금 5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K사와 재벌그룹 간 제휴도 무산됐다. 당시 그룹 측은 신씨에게 더이상 그룹명을 팔고 다니지 말라고 엄중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사를 농락한 것은 이 뿐만 아니다. 김 대표와 신씨는 지난해 4월 소셜커머스 사업 기념으로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 뮤직페스티벌 공연을 열었다. C사는 행사의 티켓판매를 대행했다.

그러나 공연은 허술한 준비로 진행 도중 무산됐고, C사는 관객들에게 티켓대금을 전액 환불해줬다. 입장권 환불대금은 2억원이었다. C사는 김 대표와 신씨에 이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묵살당하자 앞서 5억원 투자금까지 총 7억원을 사기당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김 대표와 신씨를 불러 C사를 상대로 사기 의도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신씨는 "나도 김 대표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김 대표의 사기 행각에 신씨가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기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피소된 로열패밀리 "나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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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투자 사기로 보이는 이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신씨의 집안이 흥미를 끈다. 신씨는 국내 굴지의 재벌가 3세다. 그의 부친은 모 그룹 총수의 5촌 조카(사촌형의 아들)로 현재 프로야구단 구단주를 맡고 있다.

부친은 총수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주력 계열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하다 그룹이 2세 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물러났다. 대선 정치자금 수사 당시엔 총대를 메고 처벌을 받아 총수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의 아들 신씨는 그룹에 합류하지 못했다. 모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형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2007년 한 코스닥 업체 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 업체는 2009년 상장폐지됐다. 그로부터 2년 뒤 김 대표와 함께 K사를 인수했다.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김 대표의 파렴치한 행적이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과 별개지만 비슷한 사건으로 이미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한때 촉망받는 사업가로 언론에도 이름이 오르내린 김 대표는 평소 자신이 미국 명문 하버드대를 졸업했다고 자랑했다.

그의 주변엔 자연스럽게 돈 많은 사람들이 꼬였다. 모 재벌그룹 회장의 아들 김모씨도 그 중 한명이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김씨의 명의로 엔초페라리·코닉세그 등 중동 왕족들이 주로 타는 고가의 수입차를 리스했다. 이후 차량 수입대금을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총 42억원을 김씨에게서 가로챘다.

김 대표는 김씨 명의를 빌리는 수법 외에도 본인 명의로 직접 벤츠 맥라랜·닛산 GTR 등 고급 수입차의 리스계약을 맺고 차를 빌린 뒤 사채업자에게 차를 되파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김 대표는 김씨 등을 등친 사실이 들통나 결국 지난해 말 사기 혐의로 구속됐고, 이번에 투자 사기 혐의까지 받게 된 것이다. 검찰은 김 대표를 추가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에게 사기를 당한 재벌 3세 김씨는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오피스텔 화장실 문고리에 목을 매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타살 혐의점이 없어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친분 이용해 접근

당시 김씨가 자살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김씨는 미국 유학 도중에 국내로 들어와 친인척 등과 함께 사업을 하다 모두 실패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투자활동을 해 왔으나 이 또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씨는 개인사업을 마지막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종사했는지 불분명하다"며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을 두고선 여러 추측들이 나왔는데 수년간 직업과 고정소득이 없었던 점에서 생활고 또는 신병 비관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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