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에 불만 품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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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에 불만 품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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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2016년 신년 기자회견 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총선 코앞인데…예비후보들 ‘부글부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무대’(무성대장)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오세훈·안대희의 종로·마포 출마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 정가에서는 강력했던 그의 리더십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시점을 과거 사위의 마약사건이 터진 이후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는 최근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새누리당 내 얘기를 들어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험지 출마를 요청했지만, 오세훈·안대희는 이에 응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 당초 김 대표의 요청을 수락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들은 각각 종로와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해석에 따라 마포갑을 험지로 보는 사람도 있다). 강북·구로 등 야권의 세가 강한 지역에 출마하길 바라왔던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 더군다나 당 내에서는 이를 두고 리더십에 균열이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오세훈 종로
안대희 마포

지난 1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여의도당사로 기자들을 부른 그는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종로구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나아가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 전 시장에 앞서 안대희 전 대법관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마포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며 “신뢰를 철칙으로 삼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전했다.

당초 두 사람은 김 대표로부터 소위 ‘험지’ 출마를 요청 받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에 응하겠다는 답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23일 국회에서 한 말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험지에 출마)해 달라는 김 대표의 요청에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단 오 전 시장은 “종로도 험지이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법관 또한 김 대표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이 전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회견을 통해 결국 종로와 마포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종로와 마포갑이 충분히 험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가의 해석은 분분한 상태다.

흔들리는
무대 리더십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 건과 관련해 오 전 시장, 그리고 안 전 대법관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가졌지만,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오 전 시장을 포함해 험지 출마를 요청 받은 사람들의 입에서 “구체적인 출마지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김 대표가 안 전 대법관에게 광진·도봉구 출마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자 안 전 대법관은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안 전 대법관은 김 대표를 향해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선전포고했다.

결국 20여일이 넘게 사태가 지연되자 두 사람 모두 생각해 둔 출마지로 나섰다는 해석이다. 결과론적으로 당이 마음 급한 후보자들의 발을 묶어둔 모양새가 됐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이른바 험지 출마를 원하는 비박계와 서울 판세를 주도하길 원하는 친박계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친박계쪽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오 전 시장의 경우, 정치1번지라는 상징적인 장소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려는 심리도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해석이 새누리당 일부에서 들려온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갑작스런 발표에 내부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친이계로 분류되고 현 새누리당 마포구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은 안 전 대법관의 출마 소식에 “당을 살리고 서울 선거를 필승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진정한 험지에 출마하라”고 말했다.

오세훈, 안대희…말 안 듣는 사람 속출
“상향식 공천·당 경쟁력 약화” 쓴소리

이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박 진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종로는 종로 주민들을 위한 정책과 관심이 필요하지 대권을 위한 정거장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에 대한 책임의 목소리도 있다. 결국 ‘단도리’를 잘 해내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두 사람의 출마 소식으로 그동안 험지 출마를 요구해왔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머쓱해진 상황이다. 김 대표는 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 ‘안대희, 오세훈 두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에 부쳐’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내용에는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의 공천 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돼 있다. 원론적인 입장 전달이었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이 느껴진다는 해석이 달렸다.

하루가 지난 18일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상향식 공천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상향식 공천에 대해 최근 당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상태다.

신년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앞으로 공천 과정에 ‘소수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 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안대희 전 대법관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의 이탈에 대한 단속의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미 무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는 당내 곳곳에서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 약화
상향식 공천

상향식 공천으로 인해 인재 영입에 차질을 빗고 있다는 게 친박계의 주장이다. 이들 말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오히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

최근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일단 국민들 눈에 새 인재가 당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한 회의석상에서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향식 공천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못한다”는 친박계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친박계는 대책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대통령 특사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야당은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을 하고 있는데, 우리 여당은 인재 영입 노력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다”며 “선거 때가 되면 국민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구가 있기 때문에 그런(인재 영입)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불만을 일축하고 있다. 지난 20일 새누리당 총선기획단 첫 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를 해치는 언행이자 저질적인 해당행위”라고 못 박았다. 최근 친박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일에 대해서 자꾸 비판하는 것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될지 하는 것은 중진으로서 좀 신중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반응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엄포’로 풀이된다.

또 하나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또한 상향식 공천을 거칠 것이라고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도 당헌·당규에 따라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이하 배심원단)’의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례대표가 슈스케? 대중영합주의 지적
마지막 감투 안에게…‘당근 전략’ 주목 

검토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해보면 방법은 다음과 같다. 30여명으로 구성되는 배심원단이 평가단이 돼 당에서 모집한 후보자, 이를테면 직업과 연령, 사회적 배려층 등 정치적 다양성을 보완할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출마 이유를 듣고 적합성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즉, 공개오디션을 보겠다는 것. 이에 당 내에서는 “공천이 <슈스케>(슈퍼스타 K)도 아니고 공개오디션은 말이 안 된다”라며 “인기투표로 국회의원을 만들 생각인가”라고 지적하는 이가 적지 않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급진적인 룰 변경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2016 신년 기자회견 갖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무엇보다 모순된 행보에 대한 지적이 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경태 의원이 지난 21일 새누리당에 입당하는가 하면,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을 설득해 인천 남동갑에 출마하게 했다.

“상향식 공천 하에서 인재영입이란 없다”고 누차 밝혔던 이전 모습과 확연히 다른 모습. 때문에 상향식 공천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인사가 경선 절차를 치르기 때문에 ‘영입’과 ‘등용’은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전략공천은 없다”는 신념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김 대표도 불만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국회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지명직 당 최고위원직 한 자리가 비어있는데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안 전 대법관을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흔들리는 리더십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장기 결석이었던 자리를 안 전 대법관에게 준 배경에 대해 “국가관이 투철하고 법질서 확립에 큰 역할을 하신 분으로, 이 시대의 화두인 정치개혁에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해서 임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법관을 선택한 일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총선을 채 80여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예비후보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지적이다. 앞서 안 전 대법관의 마포갑 출마 소식에 된서리를 맞았던 강승규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당 대표의 고유권한이지만 평시가 아니라 경기(4·13총선)가 진행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공정 경선을 진행하는 데 대해서는 마포갑 당원과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더민주 조경태
총선 영입?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여전히 막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과거 김 대표의 입지는 한마디로 난공불락이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의원총회에서도 수군대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시점은 사위의 마약사건이 터진 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비박계 의원실 관계자는 “줄곧 상향식 공천만 강조해온 상황에서 지금 입장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혹시나 부침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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