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권력재편 시나리오장관 내리고 수석 내리꽂나

한국뉴스


 

청와대 권력재편 시나리오장관 내리고 수석 내리꽂나

일요시사 0 786 0 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와대·정부부처 간 파워게임서 청와대가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13지방선거 이후 부분 개각을 예고한 가운데 관가에선 그 빈자리를 청와대 참모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하마평까지 나도는 상황. <일요시사>는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청와대 참모들을 추적했다.

 

 

“부분 개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미 기초 협의를 했다.” 

 

유럽 순방 중이던 이 총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중 부분 개각이 목전에 왔음을 알렸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처의 장들을 교체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지방선거 후

개각 예고

 

관가와 정가 안팎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장관들의 면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로 한차례 이상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과 혼선을 빗은 경험이 있는 장관들이 0순위로 거론된다.

 

이번 개각을 통해 최소 2곳서 최대 5곳의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이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개각이 확실시 된다. 그 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상기 법무부장관, 조명균 통일부장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번 개각은 새로운 정책동력을 찾는 ‘2기 내각’의 성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지방선거 이후에 개각을 하려는 것일까. 이 총리는 유럽순방 중 부분 개각의 범위에 대해 “일 중심으로, 문제를 대처하고 관리하는 데 다른 방식이 필요하겠다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부처 업무추진 과정서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냈거나 정책 혼선·대응 미흡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장관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실상 책임을 물어 경질하는 모양새다. 위에 거론된 교체 대상 장관들도 모두 청와대와 한 차례 이상 갈등을 벌였던 인사들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이 있었다. 김 부총리는 정부 내 유일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자’다. 그는 2개월 전부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에 부작용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해왔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부작용은 추정일 뿐이며 오히려 그간 최저임금을 인상했을 때 나타난 실제효과를 보면 긍정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패싱론

힘잃은 부총리

 

지난달 29일 청와대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계기로 ‘김동연 패싱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회의 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걸쳐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가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가 아닌 장 실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서 “최저임금은 실증과 분석을 더 해봐야하기 때문에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 발언은 적절치 않다”며 “좀 더 객관적인 지표와 동향분석이 나오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며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해 홍 수석과 장 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김동연 패싱론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사후 약방문 격의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 전반에 걸친 권한을 기재부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경제부총리를 앉힌 것으로 그런 의미서 김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라고 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지방선거 이후 개각을 예고하면서 김동연 패싱론은 김동연 경질설로 확산됐다.

 

관가와 정가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의 뒤를 이어 장 실장이 경제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동연 패싱론이 제기됐던 일련의 사태를 통해 장 실장의 소득주도성장론을 경제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김 부총리는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회의를 열었는데 장 실장이 참석하지 않아 두 사람 간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이낙연 “부분 개각, 청와대와 협의”

2∼5곳 교체 전망, 나가는 장관 누구?

 

강경화 외교부장관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그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비핵화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황서 현재의 평화무드를 만든 1등 공신을 외교부 수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외교부 장관을 맡는 시나리오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국면서 강 장관의 존재감과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다. 강 장관은 취임 당시만 해도 유능한 외교전문가로서 주목받았지만, 1년 사이에 존재감이 약한 장관으로 전락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서 주무 부처인 외교부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청와대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외교부 패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서 북미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과정서 이러한 패싱은 더욱 두드러졌다. 정 실장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중국·러시아 등을 돌며 북미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반면 강 장관은 정 실장에 비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한때 북미정상회담이 돌연 취소됐던 상황서 외교 당국이 미리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최근 외교부는 강 장관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대신

정의용 앉히나

 

박상기 법무부장관 교체도 가능성이 높다. 박 장관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청와대는 “정부 차원서 조율된 방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혼선이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쇄도했다.

 

여당서도 박 장관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언급에 대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이것만이 답일까, 아닐 듯하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 파문 때도 박 장관은 구설에 올랐다. 서 검사가 언론에 공개하기 앞서 박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박 장관은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무부는 박 장관이 서 검사로부터 관련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가 입장을 바꿔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당시 “서 검사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 폄하 등은 있을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논란은 불거진 후였다.

 

 

 

‘강원랜드 수사 외압의혹’으로 검찰 내부에 진실공방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박 장관은 사안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박 장관은 의혹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이 빨리 정리되도록 하라”고 지시했지만 그가 수사 외압을 주장한 안미현 검사를 좌천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김동연→장하성 ‘문’과 철학 일치

강경화→정의용 비핵화 논공행상

 

박 장관이 교체된다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 뒤를 이을 것이란 예상이 정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 수석이 문재인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처음부터 진두지휘해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라 밝혔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달 31일 각각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내부 의견을 청와대에 제출했고 이를 토대로 청와대가 이달 중 최종 정부안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최종 정부안이 발표되면 다음 수순은 정부안을 강력히 추진할 리더십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 수석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의지도 강해 강력한 차기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 수석은 임명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수사권 조정 문제는 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며 “그것(검경 수사권 조정)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뒤를 이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임 실장이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의 사례처럼 통일부장관을 거쳐 대권에 도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그러나 통일부장관 교체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성사된 북측과의 고위급회담 등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남측 대표로 나선 조 장관 교체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박상기 대신

조국 대두

 

그 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교체가 거론된다. 대입정책의 혼선을 불러왔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1년 유예했으며, 지난 4월에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떠넘기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영어수업 금지 방침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수시선발 방침을 뒤집는 등 혼선을 초래했다. 만약 이러한 혼선으로 인해 불거진 부정적 여론이 지방선거 표심으로 나타날 경우 김 부총리는 개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 참모 겨냥한 야당, 왜?

 

청와대 참모 교체를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바른미래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평화당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경제파탄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서 홍 수석을 겨냥해 “현실을 왜곡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홍 수석은 대체 어느 별 사람인가”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종석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얄팍한 말장난으로 정책의 성공을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과 왜곡된 통계로 국민과 대통령을 오도한 경제수석은 책임지고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장 실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지난 4일 “인천 한 호텔서 포스코 전 회장들이 모인 가운데 장 실장의 뜻이라며 특정 인사를 포스코 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전임 회장들의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은 조 수석을 겨냥해 “부실검증으로 문재인정부 인사는 만사가 됐고 개헌안 발의 특강으로 개헌을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조 수석이 강단으로 돌아가는 것이 조국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이러한 공세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방선거 이후 개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도 개편할지 주목된다. <목>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