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복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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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net세상> 승무원 복장 논란

일요시사 0 1225 0 0

스튜어디스 치마 벗기고…별게 다 인권

[일요시사=사회팀] "스튜어디스에게 치마만 입도록 하는 건 성차별"이란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간호사에 이어 스튜어디스까지 치마 제한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일부 남성들은 "제발 유니폼만은 건들지 말아 달라"며 이번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4일 "항공사 여승무원에게 치마만 입도록 하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발표다. 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운수노조)이 인권위를 상대로 낸 진정서에 대한 심의 결과다. 지난해 6월 운수노조는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에게 유니폼으로 치마만 착용하게 한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운수노조가 제출한 진정서에는 "타 항공사 여승무원이 치마와 바지를 선택적으로 착용하는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여승무원에게 치마만을 입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툭하면 성차별"

인권위는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아시아나항공에 시정권고를 내렸다. "치마 외에도 바지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공문이 아시아나항공에 전달됐다. 덧붙여 "승무원 용모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 획일적인 모습을 강요하는 것은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승무원 본연의 역할보다는 '여성'으로서의 역할만을 강조하는 성차별적 규정이란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여승무원에게 머리는 쪽진 머리만을 허용했고 안경은 못 쓰게 했으며, 귀걸이 크기와 재질, 매니큐어의 색상, 눈화장의 색상 등 용모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부분을 규제해왔다. 특히 치마 길이도 엄격한 내규로 제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고급스러운 한국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치마를 착용하게 했다"면서 "승무원의 용모와 복장은 서비스 제공의 일부다"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승무원이 치마를 입음으로써 평소 자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운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의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던 한 남성 고객은 "여승무원이라면 당연히 치마를 입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권위 권고와 배치되는 주장을 펼친 셈. 인터넷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네티즌들이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닉네임 성은영(eny****)은 "(내가 보기엔) 이쁘고 발랄하고 여성스럽고 생기 있어 보이던데 왜 야단이냐?"면서 "별 게 다 인권이다"라고 적었다.

닉네임 이상원(fanch****) 역시 "(여승무원 치마가 싫으면) 몸빼 바지에 후드 티 입고 근무해라"라면서 "난 상갓집 갈 때 상복입고 가는 게 불편한데, 이것도 인권침해 아니냐? 상갓집도 반바지에 티셔츠입고 가게 해달라"고 비꼬았다.

해당 권고를 내린 인권위와 진정을 제기한 스튜어디스를 비아냥대는 글도 끊이지 않았다.

닉네임 컴*은 "인권위는 비정규직 문제나 더 신경 쓸 것이지 왜 치마가지고 난리냐"면서 "아시아나 스튜어디스들은 치마 입기 싫으면 타 항공사로 이직해라"라고 비난했다.

닉네임 김문*은 스튜어디스를 겨냥한 듯 "업무수칙이나 복장상태를 모르고 입사했냐"면서 "툭하면 성차별이니 하는 게 어이없다"고 썼다.

인권위, 아시아나에 "바지 선택" 권고
"여자라면 치마"…"승무원이 접대부냐"

이어 닉네임 파랑*은 "국가 기관이 기업의 유니폼까지 간섭하는 건 심하다"고 주장했으며, 닉네임 hank****는 "그래도 여자는 치마를 입어야 이쁘지"라고 거들었다.

트위터에서도 이번 인권위의 권고와 관련한 비난글이 확인됐다.

아이디 @xiq**은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인데 스튜어디스가 옷을 더 맵시 있게 입는 게 고객유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겠냐"며 "타 항공사를 이용할 때도 (여승무원이) 바지를 입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ksh1*****도 "이번 권고는 인권위의 오지랖"이라면서 "미니스커트로 자신의 몸매를 더 과시하고픈 여직원도 있을 텐데…. 이런 분위기를 풀어줘야 진정한 인권위"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인권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찬성의 뜻을 나타낸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Lika*****는 "외국 항공사를 보면 바지 입는 스튜어디스들이 꽤 있다"면서 "슬슬 우리나라도 형식적으로나마 풀어줘야 되지 않을까"란 의견을 남겼다.

아이디 @Comm*****도 "비행기를 탈 때마다 승무원들이 왜 치마를 입는지 이해가 안 됐었다"며 "무릎도 자주 구부리고 오랜 시간 서 있는데 치마가 불편한 건 (여자들은) 다 알지 않냐"고 반문했다.

경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교한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닉네임 Peb***는 "KAL은 진작 여승무원에게도 스커트와 바지, 두 종류를 자유롭게 입게 하던데 (아시아나항공처럼) 스커트를 입어야 서비스 질이 높아진다는 얘기는 희한한 논리"라면서 "KAL은 여승무원 머리도 단발부터 묶은 머리까지 다양하던데 아시아나처럼 한 가지 스타일만 강요하면…. 무슨 여승무원이 인형이냐"고 반발했다.

여승무원의 치마 착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남성들에 대한 쓴 소리도 있었다.

아이디 @para****는 "여기 인권위 욕하는 사람들은 실제 여승무원의 인권은 생각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라며 "자신들의 눈 호강을 위해 여승무원들이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건…. 비행기가 무슨 동물원이라는 거냐"고 꼬집었다. 

인권이 뭐기에

이어 아이디 @violin*******은 "너네가 바라는 건 여성을 이용한 공중 접대 서비스냐"면서 "남자 기호에 맞춰 단정하고 참한 이미지를 (회사에서) 검열하고 남성 고객들에게 투입해서 접대를 받는 그런 걸 바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성 트위터러인 아이디 @salmon******은 자신이 목격한 국내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면서 승무원 얼굴 따지는 것들을 많이 봤다"면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던데…. 꼴갑도 참 병이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emeta*****도 "난 중국 항공사 자주 이용하지만 치마 입은 여승무원은 본 적이 없다"며 "쓸데없는 치마 길이에 집착할 바에야 난 그저 밥이나 맛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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