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104)동원그룹-동원엔터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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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104)동원그룹-동원엔터프라이즈

일요시사 0 939 0 0

'쉬쉬' 눈치껏 주고 요령껏 받고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참치'로 유명한 동원그룹은 상장사 3개, 비상장사 20개 등 총 23개(해외법인 제외)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다. 두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2001년 설립된 동원엔터프라이즈는 IT부문 사업과 계열사에 대한 용역서비스 사업 및 상표권사용수익 사업으로 유지되고 있다. IT 사업은 그룹 내 계열사의 전산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업무다. 용역서비스는 계열사의 인사·총무 업무 지원과 그룹 연수원 동원리더스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사업. 상표권사용수익 사업은 '동원'브랜드를 사용하는 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사용료를 받고 있다.

2011년부터 급증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 494억원 가운데 209억원(42%)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동원에프앤비(71억원)와 동원산업(41억원), 동원데어리푸드(37억원), 동원시스템즈(26억원), 동원홈푸드(17억원) 등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계열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0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10∼30%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 급증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율은 ▲2004년 16%(총매출 461억원-내부거래 73억원) ▲2005년 19%(483억원-92억원) ▲2006년 22%(391억원-87억원) ▲2007년 31%(453억원-142억원) ▲2008년 28%(706억원-201억원)였다가 ▲2009년 41%(547억원-227억원)로 오르더니 ▲2010년 27%(946억원-251억원)에서 ▲2011년 85%(171억원-146억원)까지 치솟았다. 2011년의 경우 동원에프앤비(44억원), 동원데어리푸드(28억원), 동원산업(23억원), 동원시스템즈(15억원), 동원홈푸드(11억원) 등과 거래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설립 이후 적자 없이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뒀다. 총자산은 2003년 1398억원에서 지난해 8599억원으로 6배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935억원이던 총자본도 5482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1976년 설립된 동영콜드프라자는 농수산물 냉장 및 냉동 창고업체로, 역시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 101억원에서 41억원(41%)을 동원산업(26억원), 동원에프앤비(8억원), 세오(2억원) 등 계열사에서 채웠다. 2011년엔 매출 62억원 중 50억원(81%)이 '집안'에서 나왔다. 동원산업(36억원), 동원에프앤비(7억원), 동원홈푸드(6억원) 등과 거래했다.

동영콜드프라자도 계열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마찬가지로 2010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20∼30%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 급증했다. 동영콜드프라자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30%(126억원-38억원) ▲2006년 32%(130억원-41억원) ▲2007년 35%(116억원-41억원) ▲2008년 36%(116억원-42억원) ▲2009년 22%(181억원-40억원) ▲2010년 24%(184억원-44억원)로 조사됐다.

매출 절반 계열사서…수십∼수백억 거래
사실상 오너일가 지배 "짭짤한 배당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동원 가족'들이 지배하는 회사나 다름없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분 100%(531만4314주)를 특수관계인들이 갖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지분 67.98%(361만2789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김 회장도 24.5%(130만2239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는 김재국(1.26%·6만7037주)·김재운(0.58%·3만776주)·김재종(0.24%·1만2611주)·김호랑(0.01%·239주)씨 등 친인척이 쥐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61.1%·32만9661주) 자회사인 동영콜드프라자에도 특수관계인 지분이 있다. 김현석(21.73%·11만7229주)·김재운(15.87%·8만5608주)·김애자(1.3%·7002주)씨 등이 주인공이다.

슬하에 2남2녀(남구-남정-은자-은지)를 두고 있는 김 회장은 2004년 그룹을 양대 지주회사로 분리하면서 장남에게 금융 부문을, 차남에겐 식품 부문을 맡겼다.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금융분야(동원증권)를 책임지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동원산업에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동원증권 사장 등을 지내고 2005년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경영 중이다.

가족들이 대주주

차남 김 부사장은 일찌감치 동원그룹 식품계열 후계자로 낙점된 '황태자'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도 동원산업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2011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에 올랐다.

'김씨'가족들은 두 회사에서 배당금도 챙겼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53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물론 이 돈은 오너일가 주머니로 들어갔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04년과 2005년 각각 8억원, 2006∼2008년 19억원씩, 2009년 13억원, 2010년과 2011년 각각 27억원을 배당했다. 동영콜드프라자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3억원, 2011년 7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일감 받는' 두 회사 기부는?>

동원그룹의 일감을 받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11년엔 22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171억원) 대비 0.01%에 불과한 금액이다.

동영콜드프라자는 지난해 155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역시 매출(101억원) 대비 0.02%에 불과한 금액. 2011년 기부금은 '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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