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치 못한 국가, 안전치 못한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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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세상돋보기> 온전치 못한 국가, 안전치 못한 국민

일요시사 0 1652 0 0

김용훈 시사칼럼니스트  |  laurel5674@naver.com

새해 벽두부터 아파트 화재로 1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택 수요는 공급을 넘어서고 올라간 주택 가격은 내려올 줄을 몰라 도시형 생활주택인 작은 면적의 고층빌딩은 올라만 간다. 아파트란 이름으로 1동 또는 2동으로 지어진 고층건물들은 건물진입로는 좁지만 대로에서 그리 멀지 않아 나홀로 직장인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런 편의에 의해 선택했던 내 집이 어이없는 화재로 아파트 전체가 전소되었다.

분명 화재신고를 했는데도 소방차가 건물입구까지 다가오기에 많은 시간이 걸려 입주민들은 제각기 탈출해야만 했다. 때마침 해당 건물에 주거하던 현직 소방공무원의 활약에 힘입어 옥상으로 대피하고 옆 건물로 옮겨가 불을 피할 수 있었던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시커먼 연기, 활활 타오르는 화마에 쫓겨 창문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

보다 못한 인근 주민들은 사다리를 가지고 탈출하는 주민들을 도왔고,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 구출했다. 모여든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다급하게 이불을 펼쳐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받아냈다. 보이지 않는 의인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람들을 구해 낸 것이다.

우리의 안전시스템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사고에 직면하면 저마다의 개인기로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인가?

화재의 원인마저 모호한 이 사건은 총 356명의 이재민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집이 다 타버려 입은 옷이 전부다. 어떻게 기반을 마련하고 살아가야할지가 막막할 것이다. 졸지에 재난을 당한 사람들은 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작은 텐트에 거주하게 됐다. 사고에 망연자실해 하는 이들은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지었기에 불이 아파트 벽도 태우는지…. 화재감식반 조차 안전상의 이유로 주차타워에는 아예 접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규제완화를 부르짖으며 많은 규제를 풀어낸 것들을 다시 꼼꼼히 점검해야 할 때이다. 덕분에 늘어난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모두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을 깔고 사는 것이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나 혼자만 안전관리를 잘한다고 해서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이웃으로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누군가의 작은 실수가 발화점이 되어 언제라도 이렇게 전소될 수 있으니 이제 구조물의 안전은 물론 언제 어느 때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도 컨트롤하며 살아야 하는가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김용훈은?>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
▲저서 : <김용훈의 커뮤니케이션과 1%명품스피치> <협상을 흔들면 논리가 털린다> <천사를 설득하고 악마와 협상해라> <ㅆ ㅣ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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