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윤회 카드’ 꺼내는 이유 / 정 볼모로 검·야 '두 마리 토끼' 사냥

한국뉴스


 

청와대 ‘정윤회 카드’ 꺼내는 이유 / 정 볼모로 검·야 '두 마리 토끼' 사냥

일요시사 0 574 0 0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청와대는 검찰이 '청와대 가이드라인'을 따라 수사해 논란을 빚은 ‘정윤회 문건’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검찰과 전 정권에 칼을 들이댄 모양새다. <일요시사>는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을 겨냥한 이유를 살펴봤다. 
 

128373_64573_2820.jpg
▲정윤회씨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11일 신임 민정수석, 참모진과 가진 오찬 자리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다음 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윤회 문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공약의 첫 단추로 ‘2014 정윤회 문건’ 처리과정을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8가지 버전

정윤회 문건 사건은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검찰은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은 없다’는 결론을 내려 국정 농단 사태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윤회 문건은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문고리 3인방’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및 국정운영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이 문건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는 검찰 수사 초기부터 ‘문건 내용은 지라시에 불과하다’며 국기문란 행위로 선을 그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당시 검찰의 수사 방향과 관련해 문건 내용의 진위가 아닌 유출 경로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해당 문건과 관련된 수사는 문건 유출한 책임이 있는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일단락됐다. 

최근 청와대가 재수사 의지를 밝히면서 정윤회 문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문서 유출로 처벌을 받은 박 전 행정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검찰은 정윤회 문건 2쪽 분량에 간단한 내용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문건에는 8가지 버전이 있었다”며 “검찰도 최초 문건을 포함해 8가지 버전을 다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내용을 다 담으면 ‘역린’이라며 수위를 조절하라고 지시해서 농도가 톤 다운됐다”며 “비공개 문건이었지만 검찰이 청와대에 협조해 문건을 받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정윤회씨는 “재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한 언론을 통해 “재조사를 하겠다면 받아야지 별 수 없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비선 실세라는 문건 내용은 허구”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행정관의 주장에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고 최태민씨의 딸인 최순실씨가 정씨의 부인이라는 내용이 단편적으로 적힌 문건만 확보했을 뿐 최씨가 정권 실세라는 내용이 서술된 문건을 확보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시 수사팀은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의 이른바 ‘십상시 모임’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에서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은 여러 대의 차명폰을 사용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검찰이 이런 부분까지 파헤치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정부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정윤회 문건 재조사 방침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