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대란으로 바라본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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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이폰 대란으로 바라본 슬픈 자화상

일요시사 0 2093 0 0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가 최근 국내에 정식 발매되면서 또다시 '아이폰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의 가입유형이나 나이, 가입 지역 등에 따른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보조금 차별을 막는 이른바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단통법은 그동안 들쭉날쭉했던 보조금을 소비자들에게 골고루 요금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골자였다.

정부는 이동통신사들이 막대한 보조금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경쟁에 쏟아붓는 비용을 줄이게 되는 만큼 휴대폰 요금이 인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인위적인 메스질에 SKT·KT 등 이동 통신사들은 새로운 고가의 요금제를 만들고 기습판매를 하는 등 꼼수판매에 들어갔다.

기본요금 최저가의 경우 월 34000원의 고가로 형성돼 있는데, 고화질 동영상 등 컨텐츠의 용량이 커지면서 월 800MB가 제공되는 데이터로는 얼마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쩔 수 없이 고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저렴한 기본료를 선택하지 못하고 67요금제(한달에 6만7000원)를 갖다 바쳐야(?) 하는 비싼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은 용량별로 차이는 있지만 14만원에서 19만원 수준이지만 이날 보조금은 최대 50만원에 육박했다. 이 정도의 금액이라면, 이동 통신사들이 한 달에 고객들로부터 받는 통신요금을 몇 달 안에 회수할 수 있다는 산술적인 결론이 나온다.

'아이폰 대란' 논란에서 젊은 소비자들을 주축으로 하는 '얼리어답터' 성향도 한몫 거들었다.

지난 2일, 새벽 서울 시내에 위치한 몇몇 휴대폰 매장에서는 80만원대에 육박하는 아이폰6를 10~20만원 대에 판매했고 소비자들은 아이폰 6를 구입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판매된 핸드폰 모델은 대부분 아이폰 6 16GB였다. 현재 이 모델의 출고가는 78만9800원으로 이통사에서 공시한 보조금은 20만원 이하다. 여기에 아이폰 판매점의 15% 추가지원금이 붙어도 50만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에서 고시한 단통법 최대 보조금인 34만5000원을 적용해도 44만4800원이 최저가인데, 결국 정부의 단통법을 어긴 셈이다.

개인적인 만족감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신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구매하기 위한 이 같은 진풍경이 결국은 이번 대란의 가장 핵심원인이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경제의 원리는 수요가 없으면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굳이 이른 새벽부터 줄까지 서가며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결국 특정 제품에 구매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고 가격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눈폭탄이 되어 고객들에게 되돌아오게 되는 구조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엣지'도 최근 출시를 했지만, 예약 매진이나 구매를 위해 줄을 서거나 하는 대란은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업계는 정부의 단통법 시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습 보조금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에 방통위와 미래부는 해당 업체에 대해 과징금 부과, 대리점과 판매점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법인 임원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 등도 착수하겠다고 한다.

자유롭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뤄지는 건강한 시장 경제에 뛰어든 정부의 이번 단통법은 이동통신사나 소비자들로부터 반쪽짜리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관계자들은 업계 및 소비자들로부터 왜 이런 불만스러운 말들이 나오고 있는지 다시 한번 곱?어봐야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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