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재단 백종원 대표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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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디자인재단 백종원 대표 특혜 의혹

일요시사 0 2049 0 0













"누군가의 음해, 자체 감사 결과 이상 없다"

[일요시사=사회팀] 김명일 기자 = 서울디자인재단 백종원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등 서울의 디자인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만든 출연기관이다.

  
 

백 대표는 지난 2012년 3월5일 취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백 대표가 운영하던 A업체가 그해 9월 정기모집을 통해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DMC창업센터에 입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DMC창업센터는 입주하게 되면 임차료와 임차보증금 등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어 경쟁률이 5:1에 달할 정도로 창업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창업센터에 입주하게 되면 한 달에 최소 100만원가량을 절약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DMC창업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DMC창업센터는 ‘창업’센터라는 당초 목적에 따라 그동안 창업 5년 이상 기업은 사실상 입주 대상에서 제외시켜왔다. 올해부터는 아예 지원 자격요건에 창업 5년 이상 기업은 지원할 수 없도록 명시해 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창업해 지원 당시 창업연수가 10년이 넘은 A업체가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에 대해 A업체의 현 대표인 P모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심사 당시 심사위원분들도 왜 창업센터에 창업한 지 10년이 넘은 회사가 지원했냐고 물어봤다. 재창업을 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포기해야 돼서 할 수 없었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며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더니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쟁률이 5:1이 넘는 상황에서 그런 단순한 읍소가 통했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또 P 대표는 당시 창업센터 입주를 신청하게 된 이유에 대해 때마침 사무실이 이사 갈 사정이 생겨서 지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일요시사>가 A업체의 등기를 살펴본 결과 A업체는 지난 2011년 11월 이미 새로운 사무실에 입주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임대차 계약을 최소 1년 이상으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임대차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사무실을 옮기게 된 것이다.

A업체는 공교롭게도 백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2012년 3월2일에는 10년 넘게 사용해오던 회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P모 대표는 “회사 경영이 어려워 보증금을 까먹고 있던 상황이라 사정을 이야기 하고 옮긴 것이고, 회사명은 대표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변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DMC창업센터 입주기업 선정은 외부 심사위원들이 하지만 최종 결재는 백 대표가 한다.

이에 대해 서울디자인재단 측도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측은 “백 대표는 이미 지난 2009년 모 대학 교수로 부임하게 되면서 해당 회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해당 회사와 백 대표는 현재 전혀 관련이 없다. 입주기업 선정도 백 대표가 최종 결재를 하는 것은 맞지만 입주기업 선정에 관여할 권한은 전혀 없다”고 했다.

  
 

특히 당시에는 창업 5년 이상 기업이 지원할 수 없다는 항목이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실제로 창업 5년 이상 된 기업도 많이 합격했다고 해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측은 창업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창업연도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단 측이 제시한 자료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단 5개 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사의 업력이 5년 이상이었던 것이다.

디자인재단 측이 제시한 자료대로 창업연도가 5년 이상인 업체들이 창업센터에 무더기로 입주한 것이 사실이라면 벤처사업자 육성과 정착을 지원한다는 창업센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 그 또한 문제다.   

게다가 서울디자인재단 측이 2006년 창업했다고 알려온 한 업체를 살펴보니 실제로는 2012년에 창업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어찌된 것인지 따져 묻자 디자인재단 측은 “디자인업계 회사들이 다 영세하다보니 법인등록을 아예 안하거나 늦게 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실제 창업연도를 기준으로 자료를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는 따로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해당 업체들이 몇 년도에 법인등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백 대표가 A업체와 정말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인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A업체는 그동안 백 대표의 부하직원들이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모 대학 교수로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09년 A업체의 직원이던 L모씨에게 무상으로 회사를 넘겨줬다.

이후에도 백 대표는 A업체의 주식은 전부 보유해오다 디자인재단 대표로 임명되기 직전인 지난 2011년 12월28일에야 모든 주식을 역시 무상으로 넘겨줬다. A업체 주식의 액면가는 2억원가량이다.

지난 2012년 3월2일부터는 현 대표인 P모씨가 A업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P모씨 역시 A업체의 직원이었다. 백 대표 측은 “영세업체의 주식은 현금화할 수도 없다. 주식을 가지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도 가지려 하지도 않는다. 세금 문제 때문에 양도를 미뤄왔던 것뿐이지 2009년 이후 A업체의 일에 관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내부 정관을 보면 ‘재단과 거래상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자’는 임원으로 임명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백 대표가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던 A업체는 디자인재단이 실시한 ‘아이디어상상체험전’ ‘어린이디자인체험교육’ 사업 등에 참여해왔다. 백 대표가 취임한 이후엔 A업체가 ‘우수디자인제품화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지난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임명했다.

백 대표 측은 “해당 사업들은 A업체가 정식으로 입찰에 참여해 따낸 것이다. 입찰과정을 보면 백 대표가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며 “백 대표가 임기 말이라 누군가 음해성 폭로로 상처를 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디자인재단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여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본지에 통보해왔고,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서울시 차원의 감사도 의뢰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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