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가미카제 특공대의 실상"나는 죽고 싶지 않다"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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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가미카제 특공대의 실상"나는 죽고 싶지 않다" 그들의 마지…

일요시사 0 1974 0 0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가나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나서서,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을 숭고한 애국심으로 국가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애국자로 묘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된 가미카제 대원들이 출격에 앞서 천황이 내리는 술 한 잔을 받으며 ‘텐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 : 天皇陛下 萬歲)!’를 외치고, 용감하게 미군 함정에 돌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미카제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사무라이 정신이요, 일본인들의 정신 ‘야마토 다마시(大和魂)’라며 추켜세우고 있다.

협박과 회유

가미카제 특공대의 실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 정부가 주장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같이 또는 대중문화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이 애국의 신념으로 일왕과 국가를 위하여 스스로 가미카제 특공대원으로 자원한 것도 아니며, 또한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되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군 함정을 향하여 용감히 돌진한 것도 아니었다. 이는 명백히 왜곡된 이야기이다.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얘기가 허황된 거짓이라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일본 정부는 그들이 일으켰던 전쟁을 미화하여 영광스러웠던 역사로 가르치고 싶었듯이, 가미카제 특공대의 실상도 그 내용을 왜곡하여 그들을 영웅으로 받들면서 은연중에 자국민과 학생들에게 맹목적적인 애국심을 심어 주고 있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대략 3940명의 가미카제 대원들이 자살 비행기를 탔으나, 그중 실제로 미 함정에 돌진한 숫자는 불과 10퍼센트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조종사가 직접 비행기를 몰고 미군 함정을 향해 돌진하는, 오늘날의 미사일보다 더 정확히 목표를 맞출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이 상당히 낮았던 것이다. 그 10퍼센트 안팎의 성공률로 미군 함정 30척이 침몰했고, 120척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들, 특공대원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었다고 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인류학과의 미국 국적의 일본인 오누키 에미코(大貴惠美子) 교수는 가미카제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가미카제 병사의 85퍼센트가 고등교육을 받은 학도병이었고, 그중 상당수가 일본의 최고 대학인 도쿄(東京)제국대학 출신이었다’라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는 전쟁 초기에 농촌 출신의 젊은이들은 이미 육군으로 징집되어 전선에 투입되었고,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선에 투입할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게 되자 대학 출신의 젊은이들을 징집하여 가미카제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비행기 조종술을 빠른 시일에 습득하려면, 교육 수준이 낮은 농촌 출신 젊은이들보다는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적합하다는 점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미카제 대원으로 끌려간 젊은이들
전쟁 미화 위해 국민영웅으로 추앙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은 높은 교육을 받은 탓인지, 나름대로 뚜렷한 주관과 국가관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전쟁 초기에 투입되었던 순진했던 농촌 출신 군인들보다는 사무라이 정신을 앞세워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일본 군부의 교육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던 것 같다. 일본 군부가 아무리 일왕(日王)의 신성(神性)을 강조하고, 국가를 위한 충성심을 교육시키며 헌신적인 희생을 요구해도, 이들은 자신의 이해타산에 따라 행동했던 것 같다.

오누키 에미코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은 왕을 위해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무사도로 무장된 젊은이라기보다는 대다수가 강압적으로 지원을 강요받아 불가피한 죽음을 맞은 불쌍한 젊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도쿄 제국대학 재학 중 가미카제로 징집된 하야시 다다오의 일기에, “지금은 새벽 3시다. 날이 밝으면 나는 죽어야 한다. 아! 그러나 죽고 싶지 않다. 내가 왜 가미카제를 해야 하는가?”라고 쓰여 있었고,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학부생인 우에하라 료지는 ‘권력주의 국가는 일시적으로 흥했다가도 결국에는 망한다. 파시즘의 이탈리아와 나치즘의 독일이 패한 것이 그 증거다’라고 하며, ‘이러한 상태로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라고 출격하기 전 유서에 남겨 놓았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징집 경험이 있는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회장이 2006년 2월11일 전후 일본의 태도에 대하여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일본은 주변국들에 말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주었던 포악했던 전시시대를 인정하고, 침략전쟁을 더 이상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그 예로 가미카제 특공대를 들었다.

“나는 당시 사병으로 그들 주변에 함께 있었다. 가미카제 특공대에 대한 진실 또한 우리가 아는 것 대부분이 왜곡되어 있다. 가미카제 대원들이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용맹과 기쁨으로 미군 함정에 돌진했다는 것은, 모든 정치인들과 역사 인식이 부족한 역사학자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며,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의 진실은, 겁에 질려 바지에 오줌을 흘리고, 공포에 질려 일어서지도 못하는 대원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겁에 질려 오줌을 흘리고, 일어서지도 못하는 대원을 강제로 비행기에 밀어 넣었고, 순순히 따르지 않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폭력을 써 가며 강제 탑승시켰다.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은 단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 같은 신세였을 뿐이고, 그들에겐 애국심도 천황에 대한 충성심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강제적 죽음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회장의 이 발언은 가미카제 특공대의 실상을 밝혀주는 중요한 증언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최대 우익신문인 <요미우리신문> 회장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바로 오늘날까지도 일본 정부가 자국 국민들에게 허황된 자부심과 긍지를 주기 위하여 심각하게 사실을 오도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증언이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가미카제에 대한 증언도 “일본 정부는 침략전쟁을 더 이상 거짓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그 예로 든 것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미국 국적의 또 다른 일본인인 ‘리사 모리모토’가 가미카제 생존자와 인터뷰를 통한 조사에 의하면, 일본 군부는 가미카제를 모집하면서 국가를 위한 사명이라는 미명 아래 모집에 부응하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수없이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한다.

“이 국가적 사명에 목숨을 바치지 않는다면 너도 죽이고 네 가족들까지 몰살하겠다고 협박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가미카제로 나서면 가족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겠다며 회유했다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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