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마리오아울렛 못 떠나는 김명성씨

한국뉴스


 

<일요시사 신문고- 억울한 사람들> ⑨마리오아울렛 못 떠나는 김명성씨

일요시사 0 892 0 0

“회장님, 우리 가족에 사과하세요”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김명성씨 입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 회사에서는 판결이 나온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어떠한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순익 나는데…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와 회사 기자회견 등을 하며 복직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2월29일 마리오아울렛이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김명성씨외 4명을 해고한 것을 두고 부당해고라고 지난달 5일 판정했다.

그 판정문이 회사에 도착한게 7월6일. 김씨는 “마리오아울렛은 이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해고를 당한 5명 가장들은 이 여름, 누구보다도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마리오아울렛은 구 시설팀 노동자 5명에게 ‘경영상 위기에 의한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리오아울렛은 영업이익이 119억, 순이익이 53억에 달했다. 사건의 발단은 시설팀의 외주화였다. 영업면적 4만평에 달하는 마리오아울렛 1, 2, 3관의 시설관리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왔다. 회사는 인건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시설관리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겼고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회사는 수차례에 걸쳐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대기발령 기간에 임금은 70%로 삭감됐다. 24명이던 구 시설관리 노동자는 작년 12월 8명으로 줄었다. 그는 “회사측의 내논자식 취급에 못견디고 스스로 그만뒀다”며 “이후 회사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8명중 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이 있던 날 해고 노동자들은 가슴을 쳐야 했다”고 말했다. 심의 과정에서 회사가 주장했던 외주화 후 인건비 절약액이 월 1000만원이 아니라 월 백만원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월 1000만원도 24명 인건비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액수가 아닌데 월 100만원이라니. 1인 기준 월 5만원의 인건비를 깎기 위해 24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긴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노위 부당해고 판결에도 복귀 못해
한달이나 지나도 회사 묵묵부답 외면

또, 그는 이번에 복직 판정을 받은 5명의 노동자를 포함 구 시설팀 노동자 19명은 마리오아울렛으로부터 받지 못한 체불임금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입사 당시엔 말이 없었던 당직근무를 근무기간 내내 해야 했다고도 설명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을 근무하는 당직이었다. 김씨는 “당직이라고 해서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근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아울렛 특성상 주간에 고객이 있을 때 할 수 없는 시설물의 수리나 교체 등의 업무가 고스란히 야간 당직자에게 맡겨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영업면적 4만평에 달하는 마리오아울렛의 냉난방,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기계, 전기 설비의 점검과 보수를 4명이 처리해야 했다. 급여명세서 어디에도 연장, 야간 근무에 대한 수당은 없었다. 회사는 포괄임금제라 급여에 수당이 포함돼 있었고, 감시단속적 근무라 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란 말을 들은 적도 없었고 근로계약서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김씨는 감시단속적 근무는 고용노동부에 등록도 하지 않았고 실제 근무도 그렇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노동청이 인정한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은 3억6000만원이다. 3년치가 소급된 액수다. 김씨는 “야간수당, 연장수당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수당”이라며 “마리오아울렛은 근로기준법도 무시한채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고자들이 가입해있는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이규철 부지회장은 회사가 빨리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들여 해고된 조합원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의 밀린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판정에 불복하더라도 우선 복직부터 시켜놓고 재심을 청구하든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해고자들을 길거리에 놔둔 채 몇 년씩 송사를 이어가는 것은 해고자들이 말라죽기를 기다리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이고 뭐고 난 모르겠고 일단 자르고 보자’는 기업주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어린 딸 셋과 부인을 먹여살리는 가장이다. 그는 마리오아울렛에서 8년을 일한 몇 안 되는 고참 직원 중 한명이었다. 그는 “집에 가서 애들 얼굴을 보면 한숨만 나와요. 그래도 이 싸움 포기 못해요. 사람 함부로 짜르면 안되는 거잖아요. 홍성열 회장에게 사과를 꼭 받고 싶어요. 나보다 우리 애들에게 사과하게 만들거예요”라고 말했다.

임금도 체불 

마리오아울렛은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몰이다. 스스로도 동양 최대 아울렛 매장이라 자부한다. 김씨는 “부당해고와 체불임금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쇼핑몰을 기꺼이 이용할 사람들은 없다”며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자를 함부로 자르지 않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원직복직 이행하라’ 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땡볕에 거리로 나서고 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방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장관 소속 아래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하는 기관이다. 특히, 중재와 부당노동행위를 판정하고, 구제에 대해서는 초심 절차를 담당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경우 산업평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소속기관으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고위공무원 가급(1급 상당)의, 상임위원은 고위공무원 나급(2∼3급 상당)의 별정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위치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317 (동훈타워) 16∼18층에 위치하고 있다.<호>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