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200억 배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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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200억 배임 의혹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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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아니라고 맘대로 굴리고 퍼줬나

[일요시사=경제1팀] 이석채 KT 회장이 코너에 몰렸다. 참여연대가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검찰에 고발한 탓이다. 가뜩이나 ‘후임론 하마평’까지 무성했던 상황에서 ‘낙하산 자리’를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혹독한 꽃샘추위. 이를 잘 넘기지 못하면 이 회장은 2013년 내내 추울 수도 있다.

‘혁신 전도사’. 이석채 KT 회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러나 이석채의 KT는 외형적으론 화려할지 몰라도, 많은 내부적인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간 수많은 구설수에 오른데 이어, 이번엔 배임 혐의로 고발당하면서 연임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스마트(SMART) 애드몰’ 사업을 강행하며 60억원, 이 회장과 8촌 관계이자 이명박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관련 회사 2곳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각각 60억원, 77억원씩 총 20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뚜렷한 주인이 없는 KT의 수장으로서 이들 안건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업무상 배임혐의가 짙다는 게 참여연대 측의 주장이다.

‘스마트 애드몰’ 사업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 중인 지하철 5·6·7·8호선 역사와 전동차에 첨단 IT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열차운행 및 공익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상품광고, 전시, 판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2140억원대 광고 임대 사업이다.

참여연대 “사업·인수 강행해 회사에 손해”고발
“수익성 떨어진다”보고 받고도 그대로 진행

참여연대는 “당시 KT가 수백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 회장 지시에 따라 사업을 강행하고, 당초 5억원만 투자한 특수목적법인에 60억원을 재투자하면서까지 계열사로 편입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KT 내부 기밀문서도 공개했다.

2010년 11월 경 KT ‘가치경영실’에서 작성한 보고서(‘SMRT Mall 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 ‘SMRT Mall 사업 현황 및 향후 대책’ 등)에 따르면 스마트몰 사업 전망이 금융 약정계약(2010년 3월) 당시 예상 매출 6118억원에서 불과 8개월 만에 4351억원으로 대폭 하향되어 투자 시 손해가 나는 NPV(순현재가치)가 -165억원, 2011년 4월 기준 -375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고, 또한 KT에 자금제공 의무가 발생하며 특수목적법인의 매출 부진 시 자금 지출이 추가발생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상생방안도 강구할 것”이라며 사업의 추진을 지시했고, 미출자지분인수 등 사업지배구조 확대를 강행하며 KT에 재산상 손실을 증가시켰다. 

회사 등골 빼
친인척 배불려?

아울러 참여연대는 KT가 콘텐츠 사업 회사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현 ㈜KT OIC)을 설립해 참여하고 이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친인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에게 수 억원의 이득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 내용을 보도한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2009년 12월 KT는 유 전 장관이 운영하던 아헤드코리아와함께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을 설립했다.

최초 자본금은 10억. KT는 20%인 2억 원(40만 주)을 투자했고, 나머지 8억원(160만주)은 유 전 장관이 부담했다.  당시 KT는 미디어본부 내 전담반을 꾸려 회사설립을 지원했고, 오모상무를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보내며 설립 초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후 2011년 유 전 장관은 이 회사 지분을 황경호 주식회사 이퓨처 사장에게 넘겼고, 그해 11월 황 사장은 오아이씨의 대표이사가 된다. 당시 황 사장은 유 전 장관 지분 중 110만주를 2배 가격인 11억 원에 매입했으며, 또 다른 투자자도 유 전 장관의 보유 주식 50만주를 5억원에 매입했다.

설립 초 가격보다 2배 높은 주당 1000원에 매도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은 8억원 가량 차익을 얻었다. 같은해 11월 KT는 57억원을 해당 회사 증자에 투자했고, 이듬에 1월 계열사로 편입하기에 이른다.

참여연대는 “결과적으로 이 회장의 친척 유 전 장관의 주식 매매 이익과 계열사 사장 자리가 맞교환 된 셈”이라며 “이 회장이 앞선 2억원을 투자한 것이 배임행위가 아니라 하여도 57억 원을 해당회사 증자에 투자하게 한 것은 명백한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 시기 KT는 같은 목적의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KT 에듀아이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57억 원 증자 출자를 감행하면서 6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KT 에듀아이의 지분을 7000만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한 것은 친인척에게 재산상 이득을 부여하고 KT에게는 재산상 손실을 가한 행위라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또 KT가 2012년 7월 유 전 장관이 회장으로 있던 ㈜사이버MBA를 인수하면서, 기존 주식가보다 9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2010년 기준 주당 500원이었던 주식을 2012년 7월 인수 시 주당 4445원으로 매입해 회사에 77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KT는 77억7500만원을 투자해 확보한 이 회사 지분 174만9000주, 전체 지분 50.5%가 누구로부터 매입한 것인지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거래는 그 이익이 친척인 유 전 장관에게 돌아갔다는 점이 아니고서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명백한 적자거래로써, KT에 손실을 끼치는 배임 거래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MB맨’
잇단 비리 의혹

이에 대해  KT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스마트 몰 사업은 이석채 회장이 부임하기 전인 2008년 사업 제안서를 낼 때 참여가 결정된 사안으로 배임을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현재 불리한 계약 조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시철도공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과 관련한 배임 의혹에 대해서도 “유 전 장관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것이 아니며, 콘텐츠의 질을 보고 결정한 합리적 투자”라는 입장을 보였다.

KT는 이번 고발이 악재가 될까 적극 방어에 나섰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발이 이뤄진 데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이 회장의 향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이 회장은 임기 내내 숱한 비리의혹과 구설수에 휩싸여 늘 ‘후임 하마평’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지난 2009년 1월 취임한 이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돼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취임 후 1년 뒤 3월 주주총회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이사(등기임원)의 보수한도를 전년도 45억원에서 65억원으로 무려 44.4%를 인상해 구설수에 올랐다.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진퇴 갈림길…‘노심초사’
8촌 친인척 챙겨주려 140억 손실 감수 지적

이로써 이 회장의 보수는 123% 인상 돼 30억원을 넘겼다. 그러나 직원 임금은 거의 동결됐고, 같은 해 KT 직원 6만명이 감원됐다.

이 뿐 아니라 이 회장은 본집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사택으로 ‘타워팰리스’를 별도로 구해 호화생활을 한다는 지탄을 받자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서초 사옥 마련을 놓고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KT는 지난 2010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강남사옥(매각가 289억원)과 동아타워(매각가 171억원)를 매각 처분하고, 서초역 ‘성봉 동익 빌딩’을 임대해 이전한 바 있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9월 방송통신 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서초 사옥을 정치적 유착의혹 사건’으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전 의원에 따르면, KT측이 이 계약을 통해 월 임대료 6억 3200만원과 건물 소유주에게 빌려준 274억원, 임대보증금 210억원 등 2014년 11월30일까지 총 858억원의 자금의 묶이거나 낭비됐다.

당시 전 의원은 “KT측의 계약에 있어 실질적인 이득을 본 특정인물 의혹”을 제기하며 “KT가 임대한 건물주인인 박노훈 동익엔지니어링 대표는 KT로부터 자금지원과 임대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고, 동익엔지니어링의 실 소유주인 박성래 동익건설 대표와 박노훈 대표는 19대 총선 당시 이른바 ‘친박’후보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15일 주총 앞두고
향후 행보에 관심

이 외에도 이 회장 취임 후 문어발식 인수합병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납세문제로 KT가 10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 추징을 받는가 하면,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 과정에서 불법 대포폰을 개통해준 관련자에 대해 아무런 인사 조치를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또 이 회장은 KTX 철도선로 공사와 관련해서도 불필요한 공사를 하고 국고로부터 보상을 받은 것으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고발을 받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은 사회공공성이 강한 통신기업의 회장으로서는 매우 부적합한 처신을 반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며 “이 회장과 관련한 각종 배임 혐의 및 불법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해 2015년 초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잇따른 논란 속 이 회장의 남은 임기 굳히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KT 법조인 스카웃 노림수
‘법과 원칙 강조’  박근혜 비위맞추기?

KT가 박병삼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판사를 법무실로 영입한다. 최근 윤리 경영실 강화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법과 원칙, 국가관 등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5일 관련업계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KT는 박 판사를 그룹 윤리경영부문(부문장 정성복 부회장) 법무실로 영입한다. 특히 KT 네트워크팀 직원 중에는 박 판사의 친척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판사의 합류로 KT 윤리경영실에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출신인 정성복 부회장, 산업스파이 전문검사 출신인 남상봉 법무실장 등을 포함해 총 3명의 법조인이 근무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법조인을 통해 윤리경영 강화를 내세우는 것은 보다 강력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박 판사는 대구 영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후 지난 1998년 대구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부천지원, 서울남부지법, 서울고법을 거쳐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로 부임했다. 그는 과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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