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LIG 손보 인수로 M&A 모범사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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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LIG 손보 인수로 M&A 모범사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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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사진 왼쪽)이 인도 마힌드라그룹 자회사인 마힌드라 파이낸스의 바랏도시(Bharat Doshi) 회장과 접견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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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경제2팀] 김해웅 기자 = 한국 시장에서 M&A 라는 용어가 지금처럼 보편화된 경제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도 기업들의 명암과 실적과 희비가 극명히 갈렸던 IMF 구제금융 기간을 거치면서 M&A 는 서서히 필요성과 당위성을 갖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시절 부실기업이 넘쳐났고 덩치를 키우고자 하는 기업들의 욕심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무질서한 시장을 재편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커져갔다. 이러한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M&A 는 서서히 대한민국 기업경영의 핵심전략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물건을 사고 파는 일에 ‘최고거래’라는 기준을 책정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거래’에서 비롯되는 만족이라는 것의 속성이 상대적이고 계량화 하기 힘든 주관성을 띠기 때문이다. ‘거래(deal)’라고 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한 쪽을 만족시키면 다른쪽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zero-sum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손해보험업계 BIG5 중 하나인 LIG 손해보험과 성공적인 계약을 마무리한 KB금융그룹의 M&A 전략은 가격경쟁만이 전부였던 종전의 M&A 관행에서 탈피,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M&A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전4기의 근성, 잇단 M&A 실패 종지부

KB금융은 종전까지 참여 혹은 추진했던 주요 M&A에서 연이어 고배를 든 바 있으며 이러한 이력은 M&A 잔혹사로 회자되고 있었다. 실제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 2012년 ING생명 및 2013년 우리투자증권 등의 인수에서 연이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외부에서는 KB금융의 지배구조 및 이사회의 성향 등과 결부해 KB금융의 M&A 능력 부재를 거론하기도 했으나, 이는 M&A 시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KB금융 경영진과 이사회의 투자 방침에 대한 오인에서 비롯된 왜곡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KB금융의 M&A 기조는 보수적 관점에서의 안정적 접근이 아닌 주주 관점에서의 합리적 선택 및 이에 기반한 적정 수준에서의 인수 성사로 현재의 증권업 시황과 생명보험업의 수익성 등을 감안해 시장의 흐름과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비은행 부문 강화의 목표도 주주가치 제고 및 그룹의 장기적 성장이라는 대원칙에 반해 추진할 수는 없으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위해 시황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업 및 생명보험업 강화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검토 결과 제반 부수 조건 등으로 인해 그룹의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 존재함에 따라 KB금융은 성패와 무관하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LIG손해보험 인수는 KB금융의 원칙과 시장 환경이 일치함에 따라 KB금융의 역량을 충분히 발현한 성공적 M&A 사례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업의 매력도와 비은행 부문 강화의 목표가 합치됨에 따라 KB금융 경영진과 이사회는 본 거래가 주주 가치 제고에 공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부 억측과 달리 KB금융 경영진과 이사회는 거래 초기부터 합심해 본 거래를 일관되게 추진했고 그 결과 당초 계획한 적정 수준의 인수에 성공했다.


비은행 계열 강화라는 오랜 숙원 단칼에 해소
매각자-매수자 win-win, 모범 보여준 성공 케이스

KB금융은 본 거래를 통해 현재까지의 불합리한 오명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M&A는 인수 자체가 성공의 관건이 아니며 적정한 수준에서의 인수 여부가 성공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KB금융은 본 거래의 성공에 기반해 비은행 부문 강화의 목표에 부합하는 적정 매물이 출현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의 관점에서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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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

이번 거래는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가 윈윈(win-win)한 모범적 M&A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데, 통상 M&A 거래는 거래 쌍방 간의 과도한 힘겨루기로 인해 zero-sum game으로 평가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LIG손보 인수는 양자 간 상호 존중과 LIG손해보험의 가치 제고라는 원칙 하에 모든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었으며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이득이 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사회적 책임도 완수

매각주주들은 가업으로 영위한 LIG손해보험을 적격 인수자인 KB금융에게 양도함으로써,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게 됐다.

LIG손해보험은 경쟁사 대비 RBC 비율이 낮으며, 예정되어 있는 자본 관련 규제 강화로 인해 단 시일 내 자본 확충이 긴요한 상황이었고, 매각주주들의 제반 여건상 당해 자본 확충의 진행이 곤란했던 반면, KB금융은 충분한 자금 여력에 기반해 인수 후 추가 투자 의사를 피력했다.

향후 자본 확충에 가장 높은 열의를 표한 KB금융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해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재벌가로서의 마지막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다.

또, 국내 최고 금융지주사인 KB금융에게 경영권을 이전함으로써 매각 이후 회사의 성장과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한 것은 물론, KB금융의 금융 분야 내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가 LIG손해보험에 이식되며 KB금융의 자회사들과 전방위적 협업 체계가 구축될 경우 재도약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아울러 KB금융이 기존에 손해보험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음에 따라 LIG손해보험 임직원의 역량이 기존과 같이 적극 활용되는 부분에 대해 매각주주들은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은 이번 거래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 및 수익 보완 효과를 달성했다.

LIG손해보험 인수 시, 총자산 및 당기순이익 기준 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을 단번에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 가능케 했고, 경기 방어적 성격을 지닌 손해보험업에 진출함으로써, 금리 변화에 민감한 그룹 내 수익 구조를 일시에 보완했다.

또, 손해보험업 진출과 동시에 업계 내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 것은 물론, 주요 5개사에 의한 과점 체제가 형성된 국내 손해보험업계 특성을 감안 시, 선도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적시에 활용하기도 했다.

업종 다각화 차원의 단순 진출이 아닌,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거래를 성공적으로 종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B금융의 포용문화, LIG 손보 노조 마음까지 움직여
LIG 손보, KB금융의 우산속에서 제2의 중흥 기대

KB금융의 노사 상생 문화는 과거 M&A 사례에서 주효하게 작용했다.

국민은행, 주택은행, 장기신용은행, 대동은행 및 동남은행 등의 합병 사례와 한누리살로먼증권(現 KB투자증권) 및 우리파이낸셜(現 KB캐피탈) 인수 사례 등에서 기존 고용 관계 및 노사 합의의 승계를 제일의 원칙으로 준수했으며, 특히 공정한 인사관리, 성과 및 능력 중심의 인사정책을 구현해 조직간 화학적 결합을 단기간 내 성공적으로 달성한 바 있다.

KB금융의 노사 문화는 '인화'를 중시하는 LIG손해보험의 노사 문화와 유사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KB금융은 직원을 최우선으로 섬기는 HR철학 하에 임직원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사내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LIG손해보험의 노조는 일견 '강성'으로 평가되나 실질은 적극적 의견의 개진과 이의 조화를 통해 '인화'의 달성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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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7월12일, 취임식 갖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양사 간 노사 문화의 동질성은 상호 융합을 통한 발전적 계승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LIG손해보험이 KB금융 내로 조기 안착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될 전망이다.

지난 인수전에서 KB금융은 LIG손해보험 노조가 선호한 유일한 투자자이며 이에 따라 노조의 적극적 협조 하에 성숙한 노사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KB금융은 인수 후 구조조정 및 이에 따른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LIG손해보험 임직원의 탁월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며, LIG손해보험 노조도 인수 이후 KB금융과의 결합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도 인수 직후부터 LIG손해보험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며, KB금융의 금융전업가로서의 브랜드 가치는 LIG손해보험 임직원의 자부심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금융권 내에서의 경쟁력 있는 임금 수준 및 복리후생제도를 지속 확보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최대한으로 보장할 계획이다.


LIG 손보, KB금융그룹 우산 아래서 옛 영광 재현 기대

과거 LIG손해보험은 업계 내 선도 업체로서의 뛰어난 경영 실적을 시현한 바 있으나 제반 여건으로 인해 현재 업계 4위로 순위 하락한 상황이다.

국내 손해보험업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 LIG손해보험의 성장 가능성은 시장에서 저평가 되어 왔으며 이는 경쟁사 대비 저가인 주가에도 반영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본 건 매각 발표 전 2013년 11월 18일 기준, 삼성, 동부, 현대의 장부가 대비 주가 배수는 1.18 ~ 1.24배에 형성된 반면, LIG손해보험은 0.93배로 경쟁사 수치를 현저히 하회하고 있다.

KB금융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함에 따라 향후 LIG손해보험의 가시적 경영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데, KB금융은 KB생명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보험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금융업 전반에 대해 지난 인수전의 여타 경쟁자를 압도하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의 효율적 자본 관리 기법 및 금융업 전문성을 이식해 안정적 경영 환경 위에서 LIG손해보험의 결집된 내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LIG손해보험이 KB금융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경우, 고객 기반 및 사업 영역의 지속적 확대를 통한 비약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KB금융그룹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LIG손해보험의 브랜드 가치 제고함으로써 영업 전개 및 자본 시장 대응 과정상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KB자산운용, KB카드, KB생명 등의 기타 KB금융그룹 자회사와의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신상품의 개발과 신규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KB금융은 단기 실적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업계 1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체질의 강화에 주력할 예정인데,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이며 자생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그룹 내 계열사별 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LIG손해보험 또한 보험업에 특화된 전문 경영인의 책임 하에 일관된 사업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금융산업 전체 관점에서 최적의 선택
정부, 금융전업사 육성 주요 과제로 선정

지난 3월25일, 금융위원회(위원장 신제윤)는 금융전업사 육성 TF의 구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 차원의 금융전업사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향후 국가 경제의 발전을 견인할 산업으로 금융업을 지목, 금융전업사의 전문성 구비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중이다.

국내 선도적 지위의 금융전업사인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는 상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주요 사례에 해당되며, KB금융은 종전의 개인과 기업의 자산 관리 기능에 더해 LIG손해보험과 KB생명을 연계 시 고객의 잠재적 부채까지 종합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며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개발, 제공함으로써 창조 경제 융성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물론, 국내 금융전업사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기폭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해외 진출 전략과 관련해 기 구축되어 있는 LIG손해보험의 해외 영업망 및 보험업 관련 노하우를 당해 전략의 주요 축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 선도적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KB금융의 전략은 여타 금융전업사들의 글로벌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확대를 통해 종합 금융전업사로서의 도약 달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은행계 금융지주회사로 안주하지 않고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지속 확대해 나감으로써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금융전업가로 도약을 꿈꾸겠다는 전략이다.

LIG손해보험 인수는 이를 위한 시금석이며 KB금융은 급변하는 국내 금융산업 환경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발전을 견인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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