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막판 인재영입 특급작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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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막판 인재영입 특급작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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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화룡점정 "호남출신 야권거물에 삼고초려 중"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캠프가 무섭게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출마 직후부터 대통합을 부르짖으며 인재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박 후보 캠프 중앙선대위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110명이 넘고, 직능본부와 국민소통본부 인원도 200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고문직과 캠프 내에서도 현황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든 산하단체 등의 인사들까지 합하면 최소 3000여 명이 박 후보를 위해 뛰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박 후보의 대통합 정책은 이번 대선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막판 대통합의 '화룡점정'을 찍을 거물급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박근혜 선거캠프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출마 직후부터 대통합을 부르짖으며 적극적인 인재영입작업을 펼쳐왔다. 그만큼 화려한 성과도 얻었다. 경제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중도층 공략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차떼기 검사'로 유명했던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 특별위원장를 영입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정치쇄신' 논의의 주도권을 잡았다.

당황한 민주당

박 후보의 인재영입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종국에는 민주통합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하는데도 성공했다. 한 부위원장의 새누리당행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번 대선에서 호남지역의 민심을 사로잡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회창, 이인제 전 선진당 대표의 새누리당 합류에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도 박 후보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은 김 전 대통령의 지지 표명과 관련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보수층 결집은 물론 지역적으로 흔들리는 부산ㆍ경남(PK) 지역 민심을 끌어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박 후보의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리틀DJ'로 불렸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도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진영은 그야말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금까지 나열한 인사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박 후보가 그동안 인재영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일단 박 후보의 인재영입 작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들이 속속 박 후보 지지에 나서면서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던 새누리당의 '집토끼 잡기' 전략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또 동교동계로 불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들을 끌어안으면서 호남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이미 보수표는 박 후보로 향해있어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과 청년층 공략을 위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야하는데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그 사람들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젊은 층을 공략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며 "선거전 초반 양측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프레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사들이 전면에 부각될 경우 오히려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박 후보 진영을 향해 '준비된 미래세력'이 아니라 '돌아온 수구세력'이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박 후보가 이러한 공세를 뛰어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대통합의 화룡점정을 찍을 더욱 참신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박 후보 측은 진보진영 쪽으로 시선을 돌려 인사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입대상 리스트에 오르내리는 진보진영 인사로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역임한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진보진영의 원로 경제학자로 유명한 최창집 고려대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임명진 목사, 박세일 전 의원, 팔로워가 145만명에 달하는 트위터대통령 소설가 이외수씨,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오적'이라는 시(詩)로 정권을 비판했다가 옥살이까지 해야 했던 김지하 시인 등 다양하다.

이 중 김지하 시인 등은 박 후보에게 간접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심지어 일부 인사는 "불쾌하다"며 "박 후보 측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후보 측의 영입대상 중 VVIP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단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그들을 영입할 수 있다면 단일화 과정에서의 민주당의 부당성을 강조할 수 있고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크게 늘어난 중도층을 공략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캠프 무차별 진보인사 영입 "독일까? 약일까?"
좌우 진영 극복? 표를 위한 영혼팔이? 엇갈리는 평가

특히 안 전 후보 캠프 측 인사들 중 이명박 대통령의 책사 출신이라며 민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김성식 전 의원과 민주당을 떠나 안철수 캠프로 자리를 옮겼던 송호창 의원이 가장 영입이 유력한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또 일각에선 그들이 설령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청년 유권자 층에선 박 후보 진영으로 자리를 옮긴 진보 인사들을 단순히 변절자로 치부하는 분위기도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당사자들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진보 진영인사들에 대한 영입설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진보 진영과 그 지지층을 흔드는 데엔 충분하다"며 "일종의 언론플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한국정치는 좌우논리에 함몰돼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며 이를 뛰어 넘겠다는 박 후보 캠프의 강한 의지는 높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는 표를 얻기 위한 '영혼팔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들은 "박 후보 진영에서 안 전 후보를 '정치초보'라 비판했는데 내가 보기엔 박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그동안 정치권에서 좌우 진영이 융합하지 못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정책적 견해차이가 큰데 진보진영 인사들을 불러다 놓고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한다면 역풍만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합 어디까지?

마지막으로 한 전문가는 "이제 대선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진보와 보수의 융합이라는 정치적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박 후보의 인재영입행보가 이번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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