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안풍’ 민주당 쓸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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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안풍’ 민주당 쓸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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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보 전진 위한 일보 후퇴 “약발은 ‘타이밍’에 달렸다”

[일요시사=정치팀] 꺼질 듯 거세지고, 거세질 듯 다시 잠잠해지는 게 바로 ‘안풍’이다. 슬쩍 보면 아무 때고 들이닥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때’에 맞춰 ‘기가 막히게’ 부니, 과연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타이밍의 귀재’라 할 만하다.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어가자, 슬슬 안 전 후보 복귀설이 여의도에 나돌고 있다. 아직은 ‘미풍’이다. 여의도를 휩쓸어 민주당을 좌지우지할 안풍이 언제 다시 불어 닥칠지, <일요시사>가 바람의 진원지를 조심스럽게 추적해 보았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보는 한동안 잠잠했다. 미국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난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안 전 후보의 근황을 소개하자 정치권과 여론은 다시 들끓었다. 안 전 후보가 조만간 신당 창당 등 정치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철수는 흘리고
송호창은 입조심

송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송 의원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 “너무 빠른 이야기”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은 여느 때처럼 안 전 후보의 작은 소식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누리당으로선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야심 찬 출범이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 쇄신 움직임이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안 전 후보 소식이 당분간 ‘없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송 의원은 안 전 후보의 귀국 시점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했다. 그의 근황에 대해서는 “(안 전 후보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고 건강하게 잘 계신다”라고 전했다.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해 송 의원은 “안 전 후보가 (정치를) 근본에서부터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한 “안 전 후보가 개인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를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있다”며 “근본에서부터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호창 안철수 만남에 여의도 ‘신당 창당설’ 솔~솔
비대위체제 민주당 성적표 따라 정치행보 구상할 듯

송 의원이 언급한 바대로 안 전 후보가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이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만큼, 안 전 후보와 송 의원 사이에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갔으리라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금태섭 변호사나 박선숙 선대위 본부장이 아닌 민주당 소속이었던 송 의원이 안 전 후보와 접촉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민주당의 움직임’과 연관된 정치구상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선출해,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과 여론의 평가에 따라 귀국 시점을 정해 ‘안철수세력’을 모으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송 의원은 이어 안 전 후보와 그 측근들의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나돌고 있는 것에 대해 “선거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문희상호’ 민주당
‘예의주시’ 안철수

취재기자들이 안 전 후보의 메시지가 없었느냐고 묻자 송 의원은 “(대국민) 메시지가 꼭 있었어야 하느냐? 있었다면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송 의원은 안 전 후보 근황에 대해선 “(얼굴이) 좋아 보였다”라며 “(안 전 후보의) ‘백수생활’은 50년 만에 처음인 셈”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쉬고 있고 편안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송 의원은 “안 전 후보의 머리가 좀 짧아졌다”고 전한 뒤 기자들이 "정치를 시작하기 전 대학교수 때의 모습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면서도 “(안 전 후보는) 지금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송 의원은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마친 후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미국 출장을 떠났고 지난 7일까지 뉴욕에서 공식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마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지내고 있다.

흥행돌풍 ‘정치9단’
출마포기 ‘역풍차단’

출국 당일 안 전 후보는 유민영 전 대변인을 통해 “1~2달 정도 체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후보의 귀국시기를 두고 수많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문희상호’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이 당내 갈등을 추스르고 있는 시점에 송 의원이 언론에서 안 전 후보를 언급한 것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아무리 ‘정치초보’라지만, 그동안 그의 언행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안 전 후보가 기성정치인의 선거전략에 쉽게 휘말리지 않아, 안 전 후보가 과연 ‘정치9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등장할 때와 숨죽이고 있을 때를 정확히 알고, 그는 매번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 전 후보의 정치행보와 관련해서 정치권은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권은 안 전 후보의 4월 재보선 출마, 신당 창당 또는 여의도 밖에서 연구소나 재단활동을 하리라는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의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본다. 득 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안 전 후보가 예상보다 일찍 귀국한다 하더라도, 정치세력을 모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다. 그렇다고 덜렁 혼자 깃발을 꼽고 여의도에 입성하면, 안 전 후보는 확장력을 잃을 게 뻔하다는 분석이다.

재보궐선거 후 세력 구축 가능, 출마 가능성 희박해
“범야권, 시민단체, 새누리 개혁파, 친MB 아울러야”

시기적으로도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성적표를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비대위 체제에 들어간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재보선을 통해 드러나는 만큼, 굳이 그 판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안 전 후보가 지금 움직이면, 민주당과 함께 대선 패배의 평가를 받는 모양이 된다. 긁어 부스럼 만들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재보선 후 민주당이 분당하거나 지도부 교체가 이루어진 후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을 통해 민주당 세력이 빠져나올 명분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세력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올해 여의도 밖에서 연구소나 강연 등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 뒤에, 내년쯤 신당 창당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는 정치권과 여론이 점치는 시기보다 앞당겨 자신의 ‘작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이 계파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쇄신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앞당길 명분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자의 평가 또한 변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비대위체제가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차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적인 의미의 민주당 변화와 혁신이 핵심이다. 제대로 된 정치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국 후 세력 구축
창당은 내년쯤

이 평론가는 안 전 후보의 등장에 대해 “안 전 후보가 현실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직접 나설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친노로 구성된 민주당의 핵심 지도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안 전 후보가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안 전 후보 정치권 복귀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선거에 나오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안 전 후보의 복귀에 대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고 입당하거나 선거에 출마하면 안 전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협소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안 전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대안세력, 즉 민주당 비주류진영, 진보세력, 노동운동가, 시민사회, 새누리당 개혁파, 친박계로 고립된 친MB 등 총망라해 구심점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안 전 후보의 등장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답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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