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세컨사업’ 열내는 속사정

한국뉴스


 

프랜차이즈 ‘세컨사업’ 열내는 속사정

일요시사 0 806 0 0

상생포’ 맞고 해롱대다 ‘뜬금포’

[일요시사=경제1팀] 프랜차이즈 업계가 새 수익원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화상태에 달한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거리제한과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신규 출점 제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하나 둘, 기존에 해오던 사업과는 전혀 다른 업종을 들고 나와 ‘뜬금포’를 터뜨리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제빵기업 SPC그룹이 온라인음악 시장에 진출한다. 식품전문기업이 자사 회원을 기반으로 신규 수익원 발굴에 나선 첫 시도여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눈 좀 돌리니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계열사인 SPC네트웍스를 통해 이달 중 ‘헬륨’이라는 이름의 자체 음원 유통 서비스를 시작한다. 멜론이나 소리바다와 마찬가지로 MP3 음원을 파는 사업이다. SPC네트웍스는 그룹 가맹점의 결제망과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 관리를 맡고 있다.

SPC그룹은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임대 방식으로 운영한다. 온라인 음악시장 3위인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뮤직’과 제휴해 벅스뮤직이 보유한 음원을 가져오고 음원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 5000여개의 유명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계열사로 거느린 기업이다. 음원시장 주요고객은 청소년과 20∼30대로, SPC그룹의 빵·아이스크림 고객과 일치한다.

1200만명에 달하는 SPC그룹의 해피포인트 카드회원 대부분도 10∼30대의 젊은층이어서 그룹은 헬륨의 마케팅에 해피포인트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음원을 살 때마다 해피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쌓아둔 해피포인트로 결제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해피포인트를 다른 업체에서도 적립·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멤버십으로 전환한 이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은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이 50%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엠넷닷컴(CJ E&M), 벅스뮤직(네오위즈인터넷), 올레뮤직(KT뮤직)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프랜차이즈 기업은 또 있다.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카페베네는 고속도로 휴게소사업에 진출한다. 카페베네는 지난 7일 중부고속도로 하남 하이웨이파크 민자 유치개발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사업규모는 총 888억원으로, 카페베네가 사업시행법인을 설립해 10만㎡ 부지에 신개념 문화휴식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공사는 한라건설이 맡는다.

음원시장·휴게소 등 신규 진출 잇달아
중기업종 지정 후 수익원 발굴에 총력

카페베네는 ‘카페베네’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의 성공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와 스토리가 살아있는 신개념 문화휴식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길 위에 길’이라는 콘셉트로 고속도로 길 위에 상행선과 하행선을 연결하는 ‘본선 상공형 휴게시설’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완공될 6만5572㎡ 규모의 휴게시설에는 자체브랜드인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를 비롯해 편의시설(레포츠·패션스토어, 기업형슈퍼마켓 주유소 등) 및 문화시설(커피테마파크, 보타닉하우스, 전망데크, 체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휴게소 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유아시설 등의 복지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카페베네는 이와 함께 추가 사업으로 1000석 규모의 상시 공연장과 테마파크, 300실 규모의 외국인 대상 비즈니스호텔과 중소형 컨벤션센터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약 1600대 동시주차가 가능한 주차장 일부는 장기주차장으로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될 예정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하남 하이웨이파크는 하남 지역개발의 중심지역으로 카페베네의 성공 동력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며 “연평균 방문객 2000만 명, 매출액 1600억 규모의 전국 1위 휴게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 중부고속도로에 위치한 하남 하이웨이파크는 최근 신세계 유니온스퀘어가 인근 3km 지역에 2015년을 목표로 개발을 발표하는 등 수도권 동부 지역의 신흥 개발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처럼 불황기 속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내수 시장 특성상 규모적 성장에 한계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또 불황으로 인한 구매력 하락과 1인 가구 증가에 인한 소비행태의 변화 탓에 새로운 플랫폼 개발로 성장세를 이어가자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외식업과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선정되며 매장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새 수익 모델 발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제빵과 외식업에만 주력해 온 두 프랜차이즈 기업이 한 쪽에만 치우친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2011년부터 준비해 온 사업이며 우연히 시기가 겹쳤을 뿐,  제과점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것과는 무관하다”며 “음원시장 진출이라는 거창한 개념이 아닌 해피포인트의 광범위한 고객망을 적극 활용해 협력사를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먹거리 넘쳐나

그러나 프랜차이즈업계의 ‘뜬금포’ 세컨사업을 바라보는 세인들의 시선이 곱지 많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기업이 수익창출을 위해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만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새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당연한 투자행위겠지만 결국은 이러다 세상 모든 판매 행위는 대형 기업만 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동반위 상생안 후폭풍

고소·고발전 ‘점입가경’

동반성장위원회는 제과점업·외식업 등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이후 후폭풍과 관련 적합업종 지정 재논의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동반위는 지난 14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한 여러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연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사항을 재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동반위는 제과점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여 상생 방안을 찾자고 제의가 들어오면 함께 방안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현재는 권고안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반위는 지난 5일 제과점업 대기업에 가맹점 신설 비율을 전년도 말 점포수의 2% 이내로 제한하고 재 출점과 신설은 인근 중소 제과점에서 도보로 500m 이내로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후 동네빵집과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사이에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등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