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의 '한 치 혀'와 아쉬운 민주당의 '응대'

한국뉴스


 

홍익표의 '한 치 혀'와 아쉬운 민주당의 '응대'

일요시사 0 841 0 0

[일요시사=온라인팀] 홍익표의 '한 치 혀'와 아쉬운 민주당의 '응대'

옛말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또 세 치의 혀가 백만 명의 군대보다 더 강하다는 뜻의 '삼촌지설'이라는 고사성도 있을 만큼 말의 중요성은 각별히 인식돼 오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홍 의원은 전날(11일)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구시대로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흔히들 정치는 '말로 해서 말로 끝난다'는 말을 한다. 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언행'이라는 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사실이 된 지 오래다. 

홍 의원의 한 치 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이라는 굵직한 사안과 12일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 특위,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등 다른 국회 일정들마저 '올스톱' 상황이 되어 버렸다.

홍 의원이 전날 어떤 이유로 해당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하고 있지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측에서 대변인 사퇴와 김한길 대표의 사과 요구 등 논란이 일자, "책에 있는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그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유감 표명에서는 별 다른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의 '귀태 발언'과 관련한 일련의 대응도 마뜩찮기는 매한가지다. 민주당은 홍 의원의 유감 표명이 이미 이뤄졌고 당 지도부까지 나설 일이 아니라며 김 대표나 전병헌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 사과할 방침이 없음을 내비쳤다.

오히려 "여야가 합의한 (대화록 예비 열람) 일정을 취소하는것은 집권여당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공공의료 국조특위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이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윤상현 새누리당·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긴급회동까지 가졌으나 이렇다할 수확은 거두지 못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40여분간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추가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번 홍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는 한 치 양보도 없이 생산성 없는 공방만 벌이며 기선제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도 이날 오전, 황우여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 의원에 대해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했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히 실추시켰다는 게 제소 이유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