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정동영 "새정치세력 건설은 시대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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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정동영 "새정치세력 건설은 시대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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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을 전격 탈당한 정동영 상임고문

11일 기자회견서 탈당 후 국민모임 합류 선언…4월 보선서 판가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집 떠난' 정동영 "새정치세력 건설은 시대적 요청"

"오늘부터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국민모임)이 최근 요구한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고자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야권 신당 합류를 전격 선언했다.

정 고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회의 대표적 민주·진보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촉구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소명이라고 확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적 인사들의 목소리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응답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정치, 좋은 정당의 출현에 밀알이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한 가시밭길이고 바람부는 광야라는 것을 알지만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면 그 길을 걷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가난하고 힘없는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의 존재가 간절하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봉사를 이 길에서 찾겠다. 모든 걸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기꺼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벽돌을 쌓는 데 낮은 곳에서 작은 땀방울을 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번 정권교체 발언은 그가 아직 19대 대선주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대권의 꿈을 아직 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모든 비판은 달게 받겠다. 언젠가 제 진심을 이해해 주시리라는 믿음을 위안 삼아 광야에 서겠다. 지금은 혼자지만 나중에 수많은 동지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도 어김없이 쏟아냈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아니다. 당헌과 강령들에서 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구해 왔던 진보적 가치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며 "중도 우경화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이런 가치들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다. 이제 대한민국에 진정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 노동자들이 기댈 정당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쪽으로 더 진화하지 못하고 사회적 강자를 위한 정당으로 퇴화하는 것을 보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지난 6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구나 하는 현실 앞에 참담했다"며 "지난해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여당 협상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보면서 야당 정신이 뿌리째 뽑혀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정 고문은 "세상 어느 나라에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협상하는 야당이 어디 있나"라며 "이제 합리적 진보와 야당성마저 사라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고 생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정 고문의 탈당이 야권의 권력지형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외 인사들이 대거 정 고문의 뒤를 따르지 않은 데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천정배 전 의원도 탈당이나 신당 합류의 뜻이 없다고 아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정 고문의 이번 탈당 및 신당 합류가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야권 재편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지는 4월 보궐선거를 통해 판가름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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