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KMS 꽃가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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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KMS 꽃가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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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마 타려다 어가(御駕) 못 탈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내에서 때 아닌 ‘꽃가마’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8일 부산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총선에서 부산 영도구 지역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구 수성갑 지역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KMS 꽃가마’ 논란의 서막이다.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 두 명이 내년에 있을 총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내 기대완 다르게 쉬운 길만 고집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위 대권잠룡이라 불리는 인사들에게는 지금의 결정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김무성·김문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누운 소 타기?

특히 같은 당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몸 사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선이 10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벌써 당선까지 보장되는 ‘꽃가마를 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란의 불을 지핀 쪽은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구 수성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5일에는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이하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 신청을 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 5월 말부터 김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 소식이 정가 곳곳에서 들려온 상황에서 김부겸이라는 카드를 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새정치연합은 허영일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위원장이 좌고우면 끝에 대구 총선 출마를 결정한 것은 비겁하다”고 평가했다. 논평 중반부에는 “지역주의에 기대어 눈앞의 당선에만 급급한 B급 정치인으로 타락하는 모습이 서글프다”고 평가 절하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례대표인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김 위원장처럼 당협 조직위원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공모 직후 강 의원은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우리에겐 지역구를 대권을 향한 디딤돌로 삼을 국회의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김 위원장의 출마 결정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 외에도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가장 청렴하고, 경험있는 소중한 자산인 김 위원장을 대구행으로 써먹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 뿐 만 아니라 우리 당을 위해서도 이게 맞는 선택이겠는가 하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영도구 지역 출마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부산의 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도구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출마하겠다”고 주저없이 답했다. 의원실 관계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출마하는 것이 맞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총선 후에 생각해 볼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김 대표의 결정에 당 안팎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익명을 요구한 당내 한 초선의원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그 정도 급 되는 사람은 그래야 된다”고 지적했다. 영도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던 새누리당 전 당직자는 전화를 통해 “당대표 답지 않은 행보”라며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지”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외쳤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나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문수·김무성에 대해 이들이 비판하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구급 후보가 고작 지역구에 연연한다는 것이다. ‘큰 정치’를 위해 서울의 어려운 지역에 출마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함에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에 나온 지적이다. 

김무성·김문수, 영도·수성갑 출마
쉬운 길? “맞상대 보면 결코 아냐”

둘째, 두 사람에게 오픈프라이머리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처음부터 주창해온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9일 의원총회에서 김문수표 오픈프라이머리를 발표, 20대 총선부터 반영키로 결정된 제도를 만들어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지휘자다.

즉 소위 상향식 공천제 하에서 이름값 높은 사람이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은 가운데 이 두 사람을 위한 맞춤식 제도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한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는 핵심 이유다.

셋째, 재보선에 대한 우려다. 지금은 두 사람 모두 확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만약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 후 대선에 출마한다면 해당 지역에서는 재보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지적한다. 

 



선거에 쏟아 부어야 할 세금은 차치하고라도 만약 이들 지역이 재보선을 통해 새정치연합에 빼앗기기라도 한다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꽃가마 논란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의 출마가 옳은 결정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는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을 두고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라며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누가 김 전 의원을 막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나서는) 영도구가 어려운 지역”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데 반해 김 대표는 영도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몇몇 의원실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취재기자의 말에 “선거전에 돌입하면 후보가 아니더라도 문 대표가 부산을 휘젓고 다닐 것”이라며 “김 대표 이외에 막을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두 지역 모두 녹록치 않은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성갑의 경우 김 전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40.4%, 대구광역시장 선거에서는 50.1%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부산 내에서도 ‘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도구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이재균 후보가 43.80%의 득표율을 기록, 야권단일후보로 나온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의 37.64%를 6.16%포인트로 누르고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따라서 절대 쉬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여권 잠룡

한편, 영도구의 경우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문제도 내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현재 부산 서구와 영도구는 인구 하한선 기준에 미달해 있는 상태다. 어떤 식으로 조정이 이뤄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만약 다른 지역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여당 대표의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다른 지역이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구가) 획정되는 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답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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