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본지 여기자의 ‘애프터클럽’ 잠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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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세태] 본지 여기자의 ‘애프터클럽’ 잠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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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음


한창 일할 시간에…해가 중천에 뜨도록 ‘난잡 파티’

[일요시사=사회팀] 지난 5일 오전 7시. 클럽 내부엔 아직도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야시시한 의상에 진한 스모키 화장으로 얼굴을 감춘 여성들과 상의를 탈의하고 부비부비(남녀가 몸을 밀착한 채 춤추는 것)를 시도하는 남성들까지 난잡한 댄스에 흠뻑 취한 사람들이 클럽을 장악한다. 이는 새벽부터 정오까지 클럽을 운영하는 강남의 모 애프터클럽의 모습이다. 성인들의 난잡한 놀이터로 등극한 애프터클럽의 실태를 알아봤다.

최근 매스컴에서 복고바람이 불며 클럽계에서도 복고클럽이 등장하게 됐다. 90년대 음악이 주를 이뤄 사람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이 같은 복고클럽은 2030의 마음을 뒤흔들며 붐을 일으켰다. 이처럼 외국의 파티문화로부터 유행을 타고 온 국내 클럽의 종류는 셀 수없이 다양하다.

새벽 5시가 피크
젊은이로 북새통

나이트클럽부터 시작해 유로댄스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일렉트로닉 및 하우스클럽, 힙합클럽, 바와 스테이지가 결합된 펍클럽, 청소년만 입장 가능한 콜라텍 등 연령대와 기호에 맞게 운영되는 클럽들이 전국에 즐비해있다. 특히 서울의 강남과 홍대, 이태원은 클럽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클럽이 자리해 있고, 주말만 되면 클럽입구는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중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술과 댄스에 취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애프터클럽’. 애프터클럽은 열광적인 클러버(클럽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른 심야에 운영하는 메인클럽에 들른 후, 그 다음 코스로 새벽에 가는 클럽이다. 보통 클럽들이 밤 11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4∼5시에 문을 닫는 반면 애프터클럽은 오전 5시 혹은 6시가 절정이고 일주일에 이틀 혹은 3일만 운영하는 특유의 운영방침을 고집한다. 즉 애프터클럽은 밤 12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오전 10시 혹은 정오에 문을 닫는 이른바 반나절 운영을 꾀하는 것이다.

새벽에 일이 끝나는 이에게도 가드(안전요원)의 제지대신 환영의 손길을 보내는 곳이 바로 애프터클럽이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클러버들은 애프터클럽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1차에서 워밍업을 한 후 애프터클럽에서 진정한 파티를 본격적으로 즐긴다. 시간제한이 없기 때문에 클러버들은 한층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놀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클럽은 정오까지 운영하는 방식으로 인해 새벽에 일을 마치는 동대문 20∼30대 상인 및 화류계 여성 손님까지도 섭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벽부터 정오까지 이어지는 야릇한 댄스 삼매경
일주일에 금·토 이틀만 운영…4∼5시 피크타임

해 뜰 때까지 놀 수 있는 클럽. 클러버들의 로망이자 해방구인 애프터클럽의 실태를 파헤치기 위해 본 기자가 직접 방문했다.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은 애프터클럽은 강남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몇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교적 펍클럽이 활성화돼있는 이태원과 어린 대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바클럽 및 메인클럽(보통클럽을 뜻함)이 즐비한 홍대에는 애초에 애프터클럽이란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연령대에 의미를 두지 않고 클러버들이 자유롭게 놀 곳을 추구하는 강남의 경우 애프터클럽들이 거리를 두고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자는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모 애프터클럽에 방문해 메인클럽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클러버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프터클럽의 실체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지난 5일 새벽 4시 즈음에 도착한 애프터클럽 입구에는 화려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겸비한 클러버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줄을 잇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메인클럽에서 1차를 마치고 온 듯 한 분위기였고, 이미 술에 취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탓인지 줄은 10분도 채 안 돼 입구 앞에 다다를 만큼 줄어들었고, 2만원 이상에 달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었다. 오픈한 지 꽤 시간이 지난 후에 입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료의 가격 변동은 없었다. 입장료가 예상보다 비싸다는 기자의 물음에 입구 앞에 서있던 한 가드는 “홈페이지 통해 게스트 무료입장권을 받지 않는 이상 무조건 2만원 내셔야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야릇한 폴댄스
성교 연상케 해

철문으로 된 입구를 들어서니 2명 남짓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통로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계단 또한 좁았다. 이 같은 내부 인테리어 때문에 사람들이 몰릴 시간에는 외부에서만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내부에 입성하니 일렉트로닉 장르 중 하나인 ‘싸이트랜스’ 음악과 화려한 레이저 조명들이 클럽 내 클러버들을 향해 쏘아 내리고 있었다. 지하계단 밑으로 겉옷과 가방 등 춤출 때 거슬리는 짐을 맡기는 물품보관소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그곳 역시 줄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보관료 3000원이 상단에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고가의 물품 및 귀중품은 분실 시 따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한 번 맡기신 물건은 다시 보관하실 경우 금약 3000원이 추가로 지불됩니다.’

실제로 기자와 동행한 지인은 겉옷을 미처 맡기지 못해 추가로 3000원을 더 지불하기도 했다. 클럽 내 가운데 커다란 기둥 옆에는 칵테일 및 양주를 시킬 수 있는 타원형으로 된 주류 바가 있었고, 바텐더들도 분위기에 취한 듯 주문된 술을 제조하며 현란한 댄스를 추고 있었다. 재밌던 점은 바와 천장으로 연결된 봉이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일부 여성들은 바 위에 올라가 봉을 잡고 춤을 춘다고 했다. 사람들은 입장료와 함께 받아온 무료 시음권을 내고 기호에 맞는 술을 시킨 후 기다리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들썩거렸다. 수많은 인파 때문에 자신의 술이 무엇인지, 뭘 시켰는지도 모르고 남이 마시던 잔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다.

오전 5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도 여전히 클럽은 젊은 남녀들로 가득했다. 짙은 화장에 가터벨트, 란제리를 연상시키는 야시시한 의상을 입고 온 여성들과 화려한 색상의 헤어, 각기 개성을 살리는 의상을 입고 온 남성들이 둘 혹은 셋 이상 등 그룹을 만들어 부비부비를 즐기고 있었다. 역시나 스테이지 앞 DJ가 서 있는 부스 양 옆에도 단단한 스테인리스 소재의 봉 2개가 세워져 있었다. 이 같은 봉을 클러버들은 ‘폴’이라고 부르는데, 몇몇 남성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란제리룩 여성과 폴을 잡고 끈적한 춤을 즐기고 있었다.

상의를 탈의한 두 남성은 한 손은 폴을 잡았고 다른 한손은 여성의 다리를 들어 올려 똑바로 보기에도 민망한 자세로 폴댄스 삼매경에 빠졌고 또 다른 폴에는 상의를 탈의한 남성과 흰 가슴을 반쯤 드러낸 여성이 성교를 연상시키는 듯한 수위 높은 야한 폴댄스를 즐겼다. 이 외에도 스테이지 내부에는 신체의 2/3를 노출하거나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타이트한 의상을 착용한 여성들과 강렬한 인상·피어싱과 문신 등으로 몸을 감싼 남성들이 야릇한 댄스와 함께 입을 맞추고 서로 몸을 더듬는 등 여느 연인 못지않은 진한 스킨십을 나눴다.

애프터 알림 불쇼
룸서 성관계 일상

진한 스킨십과 시끄러운 노랫소리, 현란한 춤들이 클럽을 장악한 가운데 갑자기 스테이지 중앙 천장에서 불쇼가 진행됐다. DJ의 멘트에 뒤이어 몇 차례 이어진 불쇼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일종의 알람과도 같았는데 보통 5시가 되면 애프터를 알린다는 의미로 불쇼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쇼가 끝나자마자 온갖 3D 영상과 어지러운 레이저 불빛, 정신없는 음악소리 등이 어우러지며 흥분이 달아오른 클러버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아침 6시를 넘어서자 하나둘씩 짝을 지어 나가는 사람들도 제법 늘어났다. 그럼에도 클럽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발걸음을 쉽게 옮길 정도는 가능했다. 머릿속을 정리하려 내부를 꼼꼼히 살펴봤다. 클럽 왼편에는 테이블 부스가, 오른쪽에도 부스와 벽 끝에 룸이 일렬로 이어져 있었다.

테이블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던 기자는 옆쪽에서 술 취한 채 두 남성의 부축을 받아 룸으로 끌려가는 젊은 여성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 여성을 끌고 간 두 남성은 애초 연고가 없던 사람들로 보였고, 자신들이 사전에 예약한 룸에 데리고 들어갔다. 룸 창문은 지그재그로 엇갈리며 반투명 처리 돼있어 마음만 먹으면 무슨 행위를 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여성은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는 상태였고, 하의가 짧은 원피스 차림이었던 터라 남성들의 스킨십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됐다. 슬쩍 지나간 그 잠시 동안에도 남성은 여성의 가슴과 허벅지를 더듬으며 키스를 시도했다. 술에 취한 여성은 아무 제지도 못하고 힘없이 남성의 의사와 목적대로 몸을 맡긴 채 그대로 옆에 누워버렸다. 

상의탈의 남성·란제리룩 여성들 봉춤
여기저기서 성교 연상케 하는 부비부비
“만취녀 강제로 룸 끌고가 몹쓸짓”

성인남녀들의 난잡한 댄스와 스킨십은 스테이지보다 룸 내부에서 더 음흉하게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일례로 타 애프터클럽에서는 룸 테이블 위에서 남녀가 호루라기에 맞춰 부비부비를 하며 키스를 나누고 분위기에 달아오르면 성교행위까지 한다고 전해졌다. 또한 외국인 친구나 불법루트를 통해 대마초와 엑스터시 등과 같은 마약 복용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던 클럽에서는 금·토 중 임의적으로 마약단속반이 들이닥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대마초나 엑스터시 등은 거의 인맥을 타고 손에 넣어졌고, 양과 개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마약을 투약하는 이유는 술 마시고 오랫동안 노는 게 힘들어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더욱 자극적이고 흥분된 상태로 놀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졌다.

친구들끼리 왔다는 한 남성은 “지난달에도 한 번 왔을 때 단속이 들이닥쳤다. 대마는 담배랑 다르게 냄새부터가 다르다. 대마 같은 게 너무 티가 나면 일부는 엑스터시를 구입해서 술에 타 마시거나 한다”고 전했다.

기자에게 말을 걸어온 대학생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성은 애프터클럽의 실상에 대해 “지난주에 여기 와서 몸매 죽이고 예쁜 누나를 만났는데 알고 봤더니 트랜스젠더였다. 예뻐서 접근했는데 기겁하는 줄 알았다”면서 “술집에서 일하는 화류계 누나들, 레이싱 모델 같은 몸매 죽이는 여자들 정말 많이 온다. 클럽 직원들이 그런 사람들은 미리 작업해서 무료입장 시킨 후에 홍보용으로 게스트(손님)로 끌어들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클러버들의 축제
혹은 퇴폐의 온상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난잡하게 노는 것을 즐기는 한국 남녀들. 한 외국인은 이런 한국인들을 두고 “낮에는 한없이 조용하고 생기 없어 보이는데, 밤만 되면 사람이 180도 바뀌는 열정적인 마인드를 소유한 사람이 한국사람이다. 또한 진정한 밤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클럽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호텔클럽까지 포함하면 강남에만 무려 20개가 넘는다. 특히 메인클럽과 달리 클러버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애프터클럽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해방구만큼이나 퇴폐의 온상이라 지탄받는 곳도 바로 이 애프터클럽이다. 클러버들에게 시간의 자유를 주고자 만들어진 애프터클럽은 젊은이들의 쾌락이라는 정도를 넘어서서 퇴폐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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