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5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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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특집 핫이슈> 미리 보는 2015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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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흔드는 박근혜 대통령

빵빵 터진 2014년, 2015년도 정신없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글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014년의 잔상이 진한 탓인지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도 반감돼 있는 게 사실이다. 2015년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정치·경제·사회·문화 네 가지 파트로 나눠 눈여겨봐야 할 이슈들을 정리했다.

그 어느 해보다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많았던 2014년이 저물고 있다. 집권 2년차인 박근혜정부는 민심과 이반된 행보로 지지율 하락을 자초했다. 가계 부채 급증으로 경기는 얼어붙었고, 노동시장 양극화는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대했던 월드컵마저 국가대표팀의 부진으로 의리 논란을 자초했다. 유명 연예인들도 도박·마약·성매매 사건에 연루되며 차례로 실망을 안겼다. 영화 <명량>이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기록을 세웠지만 전체 한국영화 관람객 수는 2700만명이나 줄었다. 호사를 찾기 어려웠던 2014년이다.

2015년은 어떨까. <일요시사>는 '미리 보는 2015년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정치·경제·사회·문화별 주요 이슈를 파트별로 네가지씩 정리했다. 각 분야별로 상징적인 키워드를 꼽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①'복수'의 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였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다가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이름)'라고 지칭한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고, 이는 실제 투표장에서 보수표가 결집된 이유로 꼽혔다.

지난 20일 박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이 결정되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결정"이었다고 환호했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통합진보당 출신 지도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앞두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지난 총선에서 연대했던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은 '종북 숙주 정당'이라는 공세에 직면했다. 다가올 2015년에도 박근혜정부는 '종북' 프레임을 이용해 야권을 옭아맬 전망이다.

나아가 박근혜정부는 지난 2007년 있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의 앙금을 되갚아 줄 모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이명박캠프는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박 대통령 측에 깊은 내상을 입혔다.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면 선거구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정원을 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기반 정당인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축으로 중도·진보정당의 창당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하반기 이후엔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른 타이밍에 대권 잠룡이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②'유산'의 경제

2015년의 경제를 설명하는 중요 키워드는 '유산'이다. 이명박정부 들어 갑절로 치솟은 가계부채는 우리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경기부양책을 고집하고 있다. 이른바 전쟁세대가 '부동산 붐'을 일으켜 미래의 재원을 끌어다 쓴 실책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정적 겨냥한 정치…경영승계 바람 재계
구조조정 태풍 사회…복고 유행할 문화

증권업계에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 유입된 해외 투자액 상당수가 2015년 하반기 미국의 금리 변동에 맞춰 빠져나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통화정책은 물론 민간기업의 수출실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촉각이 곤두서는 상황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이건희 일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기업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초미의 관심이다. 이 과정에서 '관리의 삼성'이 어떤 위기전략 대응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우리은행 매각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개방과 혁신을 위한 '핀테크' 전쟁은 우리 경제 지형을 뒤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③'생존'의 사회

tvN 드라마 <미생>의 신드롬은 우연이 아니다. 2015년에도 생존을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박근혜정부는 2015년 상반기 내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일 심산이다. 전국공무원노조를 비롯한 일반 공직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이들이 대정부투쟁까지 불사한 만큼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계에선 철탑·전광판으로 올라간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쌍용자동차·씨앤엠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기약 없는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내에선 첫 직선제 위원장을 선임하는 등 2014년 철도파업을 뛰어넘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기초단체장을 관선으로 뽑는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여권 핵심부에선 내부적으로 "민선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곧 세부적인 입법이 검토될 것으로 보이며, 지방자치를 확대하려는 쪽과 무력화시키려는 세력의 첨예한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2015년 하반기에는 대규모 대학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수십여개 대학이 퇴출될 수 있다. 이는 학계의 강한 반발과 입시정책의 변화, 사교육시장 전반을 겨냥한 사정작업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④'퇴행'의 문화

2014년을 대표하는 유행어 가운데 하나는 '뇌가 섹시한 남자'다. 이젠 '섹시하다'는 말이 칭찬으로 쓰인다. 남녀가 고루 갖춰야 할 미덕으로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행 중인 '19금 코드'와 맞물려 2015년의 대한민국은 섹스(성적인 매력)와 관련한 콘텐츠가 증가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5월 개봉할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대한 기대도 높다. '남성성'을 강조한 히어로물은 2015년에도 한국 극장가를 휩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3B 코드(뷰티·아기·동물)'의 미디어 장악도 2015년의 주된 흐름이다. 화장품·유아용품·애견사료 시장은 불황 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SNS 플랫폼의 세대교체도 2015년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트위터의 몰락과 페이스북의 이탈, 핀터레스트(혹은 텀블러)의 부상은 '사이버 망명'과 맞물려 국내 업계에도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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