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여의도 탈환 플랜

한국뉴스


 

자유한국당 여의도 탈환 플랜

일요SISA 0 759 0 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여유롭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세가 각종 지표서 드러나고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있다. 6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일까, 아니면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까. 그도 아니면 이대로 민주당 강세가 이어져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속내일까.

 


3bfc923fadfa449b6905ae7813309645_1517203524_59.jpg
 

 

이대로라면 한국당의 필패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그 결말을 예상케 한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서 민주당 강세가 뚜렷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젊고 참신한 인재영입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던 사람들로부터 퇴짜를 맞는 실정이다. 현 정부의 실축만 기다리기에는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다. 

퇴짜 맞아도
여유만만∼

그러나 한국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정부·대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낙숫물로 극적인 반전을 꾀하기에는 부족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가상화폐 이슈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흔들고 있음에도 여전히 60%대 전후를 유지하며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다.

정당 지지율을 보면 한국당 입장서 더욱 갈 길이 멀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등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민주당은 50% 내외, 한국당은 20% 내외를 기록하며 더블 스코어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물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민주당은 출마를 희망하는 선수들이 줄을 잇는 반면, 한국당은 이렇다 할 인물들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여의도 한 커피숍서 사진 공동 기자간담회 자리서 “몇 달간 인재영입을 위해 전국을 다녀보니 민주당은 이미 (인재풀이)꽉 차 있어서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기회를 주지 않고, 한국당은 누가 봐도 미래가 없어 뜻을 펼칠 공간이 없다”고 한 발언은 두 당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당은 인재영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산시장 후보로 공을 들였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경남도지사로 하마평에 올랐던 안대희 전 대법관 또한 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장 후보도 활로를 못 찾고 있다. 지난해 말 홍정욱 홍정욱 헤럴드 회장 영입에 나섰다가 퇴짜를 맞았다. 당시 홍 대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며 인재영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실적은 제로(0)다. 

본인이 직접 인재영입위원장 완장을 차고 있음에도 성과는 전무하다.

당내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경남도지사로 박완수 의원, 부산시장으로 조경태 의원 등에게 당이 손을 내밀었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자리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출마 고사가 지방선거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당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홍 대표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더 뼈아프다.

한국당은 그들이 제시한 지방선거 ‘마지노선’을 지키지 못할 위기다. 앞서 홍 대표는 부산·인천·대구·울산·경북·경남을 사수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3bfc923fadfa449b6905ae7813309645_1517203557_54.jpg
 

부산·경남서 출전할 선수조차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홍 대표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최소 9지역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정책·전략을 다루는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이 2014년 지방선거서 이긴 곳이) 9곳인데, ‘9 + 알파’로 현상유지 이상의 승리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복수의 조사기관서 내놓는 예상치만 놓고 보면 연구원의 기준 설정은 다소 보수적이다. 

전국 17개 지역서 압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9곳서 경기·부산·경남·대구 등 한국당이 광역단체장을 가져간 지역까지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몇몇 언론에서는 싹쓸이 전망도 심심찮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민주연구원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 지지도가 높고 여당으로서 선거를 치름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이유다. 자칫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모습이 유권자들의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 가는데
선수가 없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경기·인천·부산·경남서 (추가 승리를)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속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서도 지방선거 낙승에 대해선 “꼭 그렇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론’은 충분한 근거를 가졌다. 승리론을 넘어 ‘낙관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현역 의원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 121명 중 30여명이 자천타천으로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다.

서울시장 자리는 박원순 시장의 3선 도전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4선인 박영선 의원, 3선 민병두·이인영·우상호 의원, 재선 신경민·전현희 의원 등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추미애 대표도 출마설의 중심에 있다.

경기도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현·안민석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시장은 친노(친 노무현)계 핵심인 박남춘 의원과 19대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 선대위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윤관석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충북도지사는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오제세 의원, 가상화폐 거래소 보안 취약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변재일 의원, 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인 도종환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묶인다.

충남도지사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양 의원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장직에는 4선의 이상민 의원과 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의 박범계 의원 등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경남도지사는 친노의 성지라 불리는 경남 김해에 당선된 민홍철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경수 의원 출마 여부가 변수다.

실적 ‘0’에도 당당한 이유는?
민주당 30명 단체장 출마 예상

부산시장은 해양수산부장관인 김영춘 의원, 노 전 대통령 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박재호 의원,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 비서실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최인호 의원 등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대구시장은 행정안전부장관인 김부겸 의원, 제주도지사는 제주서 내리 4선에 성공한 강창일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남도지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한 광주·전남 지역 의원인 이개호 의원이 2월 말 경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민주당 현역 의원 중 많은 수가 대거 지방선거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은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은 달리 얘기하면 경선만 뚫으면 당선은 따좋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출마를 생각하는 의원이라면 누구나 혹할만한 유혹이다.

문제는 현역 의원들의 대거 이탈로 민주당이 원내1당 자리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의원직 사퇴 없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에는 ‘국회의원이 지자체장 선거에 입후보한 경우 선거일 30일 전까지 의원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최종 광역단체장 후보가 되면 의원직을 오는 5월1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3bfc923fadfa449b6905ae7813309645_1517203606_78.jpg
 

당내 경선은 선거일 30일 이전에 끝난다. 이 같은 이유로 의원들의 ‘줄 사퇴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후보들 입장서도 굳이 의원직을 내려놓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그러나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지’를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후보가 그렇지 않은 후보에게 “돌아갈 곳을 남겨두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운다면 전자에게로 선거의 판이 기울 공산이 크다. 

결국 현역 의원의 줄 사퇴는 그 규모가 크든 작든 ‘4말 5초’에 일어날 현상임이 분명해 보인다.

너도 나도
출마 선언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 한국당 의석은 117석이다. 단 4석 차이에 불과하다. 앞서 30여명의 자천타천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 중 단 5명만 현역서 내려와도 원내1당 자리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게 돌아간다.

한국당의 원내1당 복귀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사퇴 외에도 몇 가지 복합적인 변수가 존재한다. ‘재판에 의한 의원직 상실’ ‘통합신당 이탈’ ‘구 여권 인사의 복귀’ 등이다.

앞서 엘시티 비리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배덕광 한국당 의원은 국회에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118석이던 한국당의 의석수는 117석이 됐다. 

배 의원 외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챙긴 혐의를 받는 최경환 의원, 뇌물과 불법 공천헌금 명목으로 13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우현 의원, 지역구 업체들로부터 약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유철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석창 의원 등이 한국당 소속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상당수의 의석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재판에 의한 의원직 상실이 한국당의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변수라면 ‘통합신당 이탈’ ‘구 여권 인사의 복귀’는 당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변수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은 통합 초읽기에 들어갔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창당 1주년을 맞은 지난 24일 오전 당 소속 의원들을 소집해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인 2월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전당대회 개최를 하자”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민의당은 2월4일 전당대회(이하 전대)를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 관련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바른정당이 당원대표자회의를 열어 국민의당과의 통합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보수의 성지인 대구를 찾아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하는 ‘로봇산업 및 4차 산업혁명’ 정책간담회에 유 대표와 함께 참석하는 등 통합의 불씨를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121 대 117’불안한 1위
호남파, 민주 복당이 변수

2월4일 국민의당 전대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관련 안건이 의결될 경우 정치구도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우선 이틀 뒤인 6일 국민의당 통합반대파인 ‘민주평화당’이 창당 결의대회를 연다. 

이 중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민주당의 의석수는 기존 121석에서 늘어나게 된다.

통합신당서 한국당으로 의원들이 넘어가는 그림도 그려진다. 통합이 이루어진 후 지방선거까지는 4개월이란 기간이 남는다. 어떤 정치적 이동이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다. 

앞서 바른정당 소속이던 박인숙 의원은 지난 16일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한 바 있다. 당시 유 대표는 “나를 포함해 아무도 (박 의원의 탈당을)몰랐다”라고 말했다. 언제 깜짝 탈당이 있어도 이상한 일이 아님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3bfc923fadfa449b6905ae7813309645_1517203628_62.jpg
 

이정현 의원 등 구 여권 인사의 복귀 여부도 주목할만하다. 한국당 출신 무소속인 이 의원은 지난해 1월 “전직 당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며 한국당 탈당을 선언했다. 인명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핵심 친박 탈당 요구’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후 지난해 6월 국회 의원회관서 우박피해 관련 간담회 자리서 “한국당 복당에는 지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탈·합류
복잡한 셈법

민주당 입장에선 문재인정부의 원할한 국정운영을 위해 원내1당만큼은 꼭 지켜내야 하는 입장이다. 안 그래도 ‘여소야대’의 상황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여당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원내1당이 누리는 프리미엄인 국회의장을 국회 하반기에 한국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여야는 오는 5월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을 협상한다.

 

<chm@ilyosisa.co.kr>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