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홍 “정부 공문서, 한글 맞춤법 심각히 훼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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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홍 “정부 공문서, 한글 맞춤법 심각히 훼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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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정부 등 공공기관이 공문서 표기를 도량형 단위를 한글 맞춤법의 만, 억, 조 단위를 사용하지 않고, 외래식 도량형 단위인 천, 백만, 십억 단위를 사용하면서 한글맞춤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한글 맞춤법 제44항은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12억3456만7898”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어기본법 제14조(공문서의 작성)에 따르더라도,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한글 맞춤법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고 뚜렷하게 규정돼있다. 

 

한글 맞춤법 해설서도 “십진법(十進法)에 따라 띄어 쓰던 것을 ‘만’단위로 개정했다. 따라서 ‘만, 억, 조’ 및 ‘경(京), 해(垓), 자(?)’ 단위로 띄어 쓰는 것”이라고 돼있다.

 

현재 모든 신문, 방송 역시 이 한글 맞춤법 조항을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제출한 공문서들을 보면, 예컨대 '단위: 백만원' 등으로 돼있어 3천만원을 '30백만원'이라고 표시하고 읽어야 하는 불편과 오독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결특위 결산심사 소위서 황주홍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은 단위(도량형)의 ‘국적 회복’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공문서에 한글 맞춤법의 도량형 단위(만, 억, 조)가 아닌 외래식 도량형 단위(천, 백만, 십억)의 단위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정부의 이 어이없는 국적 불명의 단위 사용에 대해 19대 국회부터 줄기차게 시정요구를 해왔고, 지금은 상당 부분 해소·해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외래식 도량형 단위 사용은 국민들 및 이용 민원인들의 불편과 번거로움을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알권리와 정보 접근·파악에도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측은 오늘 답변을 통해 우리나라 방식대로 도량단위를 국제기구 등에 제출하게 되면 국제 관행에 어긋날 수 있다는 등의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황 의원은, 그렇다면 미국이나 영국이 kg대신 파운드 단위를 쓰고 있으니 무게를 표시하는 국내 공문서 등도 파운드로 표시해야 하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뿐만 아니라, 한글로 적힌 국내 경제 성장률 따위의 공문서를 국제기구에 제출할 때 당연히 영어로 번역해서 보내야 하듯, 만 단위로 돼있는 것을 영어식인 백만 단위로 ‘번역’해서 보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 등과의 소통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공무원들의 ‘편의주의’를 위해 공문서상의 ‘국적 상실’과 국민들의 알권리 침해가 방치되어야 하는 것이냐며 반론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반드시 이 그릇된 행정편의주의의 관행을 시정조치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정부의 잘못된 이 관행은 법률 위반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결산심사 소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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