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금품파문’ 미스터리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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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추적> ‘곽노현 금품파문’ 미스터리 셋

일요시사 0 2160 0 0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금품파문’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누구보다 청렴해야할 교육계수장이 금품파문에 연루되며 여야 할 것 없이 곽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10‧26재보선을 앞둔 시점에서 야권에 불리한 검찰수사는 과거부터 되풀이되던 관행이라 ‘표적‧기획수사’라는 의혹이 일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곽 교육감의 검찰 수사 방식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와 오버랩 된다는 점에서 곽노현 사태가 ‘역풍’을 맞고 있는 분위기다.

주민투표 승리한 야권에 찬물 ‘철퍽’
①‘곽의 3일천하’는 이미 계획 됐었다?
②단일화 대가로 뒷거래 2억 건넸나?
③검찰 대가성 입증 못하면 ‘곽’ 무혐의

지난달 26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작년 교육감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단일화 대가로 돈을 건넨 의혹들이 제기되며 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야권에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승리를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검찰 측의 발표에 따르면 8월초 선관위에 곽 교육감에 대한 고발이 접수됐고, 계좌추적을 한 결과 돈이 오간 통로는 단일화 대상이었던 박 교수의 동생과 곽 교육감의 지인인 강 교수라는 것이 밝혀졌다. 검찰은 2011년 2~4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곽 교육감측에서 1억3000만원이 박 교수 측으로 건너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검찰의 폭로
‘3일천하 곽’

이같은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며 정국을 강타하자 곽 교육감은 서둘러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총 2억원의 돈을 박명기 교수에게 지원했다”며 “선의에 입각한 돈으로 선거와는 무관하게 저와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보다도 발 빠르게 나서 검찰이 밝히지 못한 7000만원의 액수까지 더해 돈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며 사실을 밝혔다.

여기에 박 교수는 검찰 조사 중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사퇴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으며 원래 받기로 한 돈은 7억원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곽 교육감의 사퇴 압박이 가해졌고, 대다수의 언론은 앞장서서 연일 곽 교육감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검찰은 2억원의 자금출처를 밝히기 위해 곽 교육감의 주변인들을 소환하며 수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의심 가는 대목은 아무리 선의의 목적이라고 해도 전문 법학자였던 그가 선거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검은 돈을 줬을까 하는 점이다. 2억원의 대가성 입증문제로 법적 시비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교육계의 수장이라 불리는 교육감의 신분으로 억대의 돈 거래가 오고 갔다는 사실은 충분히 곽 교육감에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도중 경쟁후보가 사퇴하면 최소한의 비용을 사적으로 보전해 주는 게 선거판의 관례로 알려졌다. 그런데 곽 교육감의 경우만 철퇴를 맞고 있어 검찰의 표적수사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하며 서울시장 재보선이 확정된 상황에서 폭로된 것과 관련해 검찰수사에 더욱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1. 검찰의 ‘표적‧기획수사’ 의혹

검찰 측은 “선거관리위원회가 8월 초 수사 자료를 넘겼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최근까지 철저한 보안 속에서 수사를 자제했다”며 “공소시효(6개월)가 임박해 투표가 끝나 수사를 시작했다”며 표적‧기획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야권에 대한 검찰수사는 종종 여권에 유리한 결과를 안겨줬다.

18대 총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연고가 없는 은평을 지역에서 친이계의 좌장이자 이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을 이기며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총선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한 당채와 관련해 검찰에 고소됐고, 1심에서 재판부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다시 당사랑 채권을 통해 당이 20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받은 것은 합당하지 않기 때문에 당을 처벌해야 하는데, 당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인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다시 유죄판결을 이끌어내 문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에 이 장관은 재보선을 통해 다시 은평을 지역을 꿰찰 수 있었다.

또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당시에는 야권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가 불법정치자금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같은 사건에 휘말린 한 전 총리는 불리한 입장에 놓였고, 여권의 오 전 서울시장에 자리를 내주며 석패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결심공판은 오는 9월19일 열릴 예정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결과는 야권의 승리로 귀결되며, 시장직을 내걸었던 오 전 시장이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10월26일로 예정된 차기 서울시장선거에서 여권의 승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지방권력의 핵심인 서울시장직을 야권에 뺏길 위험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선거를 앞두고 곽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야권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힐 뿐만 아니라 야권연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검찰수사가 표적‧기획수사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2. 청와대 개입 논란

곽 교육감과 관련한 검찰수사 진행상황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수사방식과 오버랩 되면서 현 정권의 보복과 함께 정권에 불리한 사건 무마용 수사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촛불시위로 인해,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현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수사는 보궐선거 직후에, 곽 교육감 수사는 주민투표 직후에 여권의 패배 상황에서 본격화됐다는 점이 비슷하다. 또한 권양숙 여사를 먼저 소환해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듯 이번에도 곽 교육감의 부인 등 주변인들부터 소환하며 당사자를 옥죄는 검찰의 조사방식 역시 똑같다.

여기에 곽 교육감의 상대측인 박 교수의 변호를 맡은 대형로펌이 이전에 노 전 대통령의 상대측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변론을 맡은 곳과 같은 곳이라는 점이 밝혀지며 의혹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대형로펌은 MB정권 출범 후 여권의 주요한 정치적 사건을 도맡으며 급성장했다.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진 도곡동 땅 사건의 실소유주 논란 당시 이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담당했고,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의 공천 로비 사건에서 김옥희씨와 구속된 브로커 김태환씨의 변호를 잠시 맡은 곳으로 알려졌다. 또 이곳 대표인 강훈 변호사는 BBK사건을 직접 담당했다.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BBK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팀이 한 언론사를 고소했는데, 서울고법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BBK 관련 의혹이 있는 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만한 사안이었다.

이 로펌은 당시 ‘서태지-이지아 위자료문제’로 이지아측 변호를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서태지-이지아 결혼 사실이 BBK사건에 대한 판결 발표 약 10분 정도 후에 공개됐다. 때문에 관심을 돌리려 이같은 사건을 터트렸다는 음모론이 제기될 만큼 현 정권에 과잉충성을 보이고 있는 로펌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곽 교육감 사태 역시 부산저축은행비리와 관련된 브로커 박태규씨의 입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현 정권의 측근인사들이 연루된 대형비리사건 핵심인물인 박씨의 조사가 시작되자 이번에도 곽 교육감 사태로 시선을 돌리려 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 것.

#3. 친이계 음모론

주민투표 패배와 오 전 시장의 사퇴로 위협받는 친이계가 친박계와 야권을 동시에 잡을 카드로 곽 교육감 금품파문을 터트린 ‘배후세력’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 측근들에 따르면 곽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수사 착수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초기에는 이같은 사실을 공개해 주민투표를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권 수뇌부는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로 받아질 경우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쏠렸고, 보수층이 결집하면 주민투표도 해볼만 하다는 판단에 사태를 관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두지휘했던 오 전 시장이 물러나며 친이계는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때문에 다가오는 10‧26재보선에서 친박과 야권을 동시에 잡을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

친이계 측에서는 도덕성 시비로 곽 교육감이 사퇴한다면 진보진영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는 10‧26재보선에서도 무상복지가 논쟁이 된다면 선거를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조건부 지원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만약 이번 재보선에서도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보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친이계가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 전 시장의 전격 사퇴이후 재빠르게 곽 교육감의 금품파문을 폭로한 배후세력이 친이계라는 설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2억의 대가성 입증에 자심감을 내비치는 검찰과 선의의 목적이기 때문에 떳떳해 사퇴불가 입장을 보이는 곽 교육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0‧26재보선을 앞두고 벌어진 곽 교육감 금품사태를 둘러싸고 검찰의 표적‧기획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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