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마필관리사 죽음 이후…마사회는 어떻게 움직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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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마필관리사 죽음 이후…마사회는 어떻게 움직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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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5월27일 박경근 사망. 8월1일 이현준 사망.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달아 자살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박경근·이현준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달아 자살하면서 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표적이 된 마사회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개인 마주가 조교사에게 말을 위탁하고, 조교사가 개인사업자로서 기수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시스템. 

 

유족들은 “목숨을 끊은 것은 다단계 착취구조 때문”이라며 “마사회가 직접 고용했다면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부 논의 진행

 

마필관리사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공운노)도 “마사회의 착취구조가 마필관리사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마사회 경영진 퇴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영진 처벌,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작업중지(경마중단 등) 등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 사태에 마사회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마사회는 먼저 유족과 면담하고 적극적인 수습 의지를 표명했다. 유족 측의 요구사항에 대한 전향적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이어 경마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사망자들이 근무했던 부경경마장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내부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 유족이 위임한 공운노와 근로조건 개선방안 등에 대해 협상 중이다. 

 

마사회는 진통 끝에 노조(2명)·마사회(2명)·외부전문가(2명) 등 6명이 모인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를 구성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서 협의체 1차 회의를 갖고 논의를 시작했다. 회의는 11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열기로 했다.

 

앞서 마사회는 공운노와 함께 마필관리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한 우선 조치사항에 대해 합의문을 도출한 바 있다. 양측은 고용 안정과 임금투명성 강화 등에 대한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했다.

 

 

 

마사회 측은 “최근 일련의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 임직원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수습 의지…대책 마련에 분주

노·사·전 협의체 구성해 주 1회 회의

 

이번 사태로 마필관리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2년 2조8000억원이었던 국내 말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말산업 관련 기업은 2278개(전년 대비 11%↑)로, 총 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도 생겨났다. 

 

전국의 승마장은 2014년 395개소서 지난해 479개소로 21% 이상 최근 대폭 늘어난 데다 승마인구가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말산업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된 후 말산업이 급속히 팽창했기 때문.

 

실제 말산업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경제 불황이 한창이던 2012년 10월 미 상원의원 존 보나킥은 회의에서 “미국의 일자리 문제의 답은 말산업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승마 선진국인 독일에선 ‘말 3마리가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통계가 보고된 바 있다.

 

국내 말산업 종사자는 지난해 1만67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이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경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기수와 조교사, 조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인 마필관리사, 재활승마 산업의 핵심인 재활승마지도사 등이 있다. 

 

 

 

또한 경주마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말수의사와 말관리사, 경주용 말굽을 만드는 장인인 장제사 등이 있다. 경주마 기수는 전국에 총 1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조교사는 104명, 조교사에 의해 고용된 마필관리사는 전국에 1014명이 있다. 

 

이외에도 1000여명의 말관리사와 재활승마지도사, 말수의사, 장제사들이 있다.

 

이중 마필관리사는 학력 제안이 없고 자신이 땀흘린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최근 말산업 관련 사업의 성장으로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원래 한국마사회 소속의 경마장인 렛츠런파크 서울․부산경남․제주에서만 있었다.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 승마장과 말생산 목장 등이 들어서면서 마필관리사를 찾는 곳이 늘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어린 말들을 경주마로 훈련시키는 전문인이다. 경주마 훈련서부터 사료 먹이기, 말의 건강 상태 확인 등을 책임진다. 

 

조교사를 대신해 출마 등록을 하고, 혈액채취와 약물검사를 돕고 체중과 장구 착용상태를 확인한다. 현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있는 32여명의 조교사 가운데 약 50% 이상이 마필관리사 출신이다.

 

보수는 다양하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조교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마필관리사는 경력 1년에 최저 3000만원부터 최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기도 한다.

 

말관리사는?

 

평균 연봉은 5352만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차장급보다 많다. 정해진 급여 외에 마방 성적에 따라 경주상금을 나눠 받는 상여금이 있어 고액 연봉이 가능하다. 국내 마필관리사 연봉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경마 선진국보다 높아 20여명의 외국인 트렉라이더(훈련전담 마필관리사)들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서 활동 중이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말산업 유망 직종

 

▲조교사 = ‘말의 아버지’라 불리며 경마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조교사 1명이 보통 20∼40마리의 말을 마주로부터 위탁받는다. 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훈련 및 영양 상태까지 관리하며 어떤 말에 어떤 기수를 태울 것인지 결정한다. 실제 경주에선 상대편 경주마를 분석해 어떻게 경주를 전개해야 할지 작전 사령탑을 맡는다. 다른 스포츠의 총감독과 같은 역할인 셈이다.

 

▲기수 = 말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마와 관련된 직업 중 ‘경마의 꽃’. 하지만 원한다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키 168cm이하, 몸무게 49kg이하 등 일정 기준의 신체조건을 갖춰야 한다. 한국마사회 경마아카데미에 입학해 2년 과정 수료 후 2년의 수습기수 기간을 거쳐야 한다. 경마아카데미는 평균 경쟁률 약 10대 1을 기록한다. 평균 소득도 대기업 중견간부에 못지않고 항상 언론에 화제를 몰고 다니며 스타급 연예인 대접을 받는다.

 

▲장제사 =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엔 80여명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한국마사회가 공인하는 장제사는 65명뿐이고 나머지는 일반 승마장서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다. 한국마사회 장제사 양성과정의 자체 자격시험이 폐지돼 국가자격시험 통과자만 장제사 활동이 가능하다.

 

▲재활승마지도사 = 유소년 승마와 재활승마가 국내서도 인기를 모으면서 관심을 끄는 직종 중 하나다. 승마를 통해 신체적·정신적 장애 치료를 지도하는 전문가들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활승마지도사’자격증 취득 후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승마교육을 할 수 있다. 재활승마지도사, 승마지도사는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에 개설된 교육과정을 통해 자격시험을 준비할 수도 있다. 매년 초 한국마사회 공고를 통해 모집·선발한다.

 

▲말덴티스트 = 이색적인 말산업 관련 직업으로 말덴티스트, 말아티스트, 말미용사, 말 웰빙관리사 등도 있다. 이중 말덴티스트는 경주마 전문 치과의로서 경주마 치아관리 및 발치 등이 업무. 호주와 같은 국가에선 관련 학과 및 자격증이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전문적으로 특화되지 않아 수의사들이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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