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궁궐’ 담장 넘나드는 ‘왕의 남자들’

한국뉴스


 

‘파란궁궐’ 담장 넘나드는 ‘왕의 남자들’

일요시사 0 2285 0 0
MB식 인사가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까지 나온다. 혹시나 했던 이번 ‘8‧30개각’도 ‘고소영 인사’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로 역시나였다는 뜻이다.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내 제 식구를 챙기는 이 대통령의 뚝심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현 정권의 ‘순장조’가 될 막바지 인사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충성파들 순장조로 MB곁에 남는다
되풀이 되는 친위인사에 비판 가열

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집권 말기 통일부장관으로 발탁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최광식 문화재청장이, 보건복지부장관에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을, 또 여성가족부장관에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 2년 6개월째 장수해 온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로 내정됐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달 31일 사임했으나 후임은 당분간 공석으로 둘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 도는 회전문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은 4개 부처 개각안을 발표했다. 김 홍보수석은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일솜씨 좋은 분’들을 모셨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참모 대부분이 현 정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중용된 인물들이이서 이른바 ‘회전문 인사’ 논란과 함께, 정부부처가 청와대 외곽조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류 내정자는 이 대통령이 재선의원이던 1996년 ‘경부운하’를 계기로 인연을 맺으며 ‘이 대통령의 이데올로그(이론가)’로 허물없이 지내는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류 내정자는 이후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에서 각종 정책공약 개발을 주도했다. 류 내정자는 특히 대운하 공약 입안을 주도해 권력창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당선 후 첫 대통령실장과 주중대사를 지내며 이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얻고 있는 충성파이자 최고 실세로 꼽힌다.

김 내정자도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일찌감치 여성가족부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 내정자는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여성팀장을 맡아 김윤옥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최 내정자도 역시 고려대 박물관장 당시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 등을 역임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무엇보다 MB식 보은성 인사단행의 정점은 ‘자리 만들기’에서 빛을 발한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 이번에도 어김없이 통일특보라는 자리가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현 장관이 청와대 통일정책특보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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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만들기는 이 전 특임장관으로부터 시작된다. 친이계의 좌장격이던 이 전 장관을 위해 이 대통령은 당선 후 특임장관실을 신설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사회특별보좌관과 언론특별보좌관자리를 신설하여 당시 박형준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을 청와대로 화려하게 컴백시켰다. 박 사회특보와 이 언론특보 모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 핵심실세로 떠오른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또 최근 문화특보 자리를 마련해 연예계에 미운털이 박혀 복귀에 난항을 겪고 있는 유인촌 전 문광부장관을 다시 청와대로 불러들여 곁에 두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회전문‧측근 인사에 야권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8‧30)개각은 실망스러운 인사”라며 “오늘 청와대의 개각은 참신함도 감동도 없는 특정인 경력관리용 인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대립과 반목으로 이끌었던 현인택 장관을 통일정책특보로 임명한 것은 대통령의 잘못된 대북인식이나 인사행태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평가했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대변인 역시 “식상한 인물들의 철지난 퍼레이드다”며 “가면무도회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혹평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각의 내용을 보면 측근돌려막기, 회전문 재활용 인사라 생각된다”며 “대북관계를 파탄시킨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경질한 것은 다행이지만 오히려 특보로 재활용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하고, 결국 장관을 바꿔서 대북정책의 기조변화가 있을 것 아니냐 하는데 그것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4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꼬리표 떼기 힘들어

이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부터 도덕적 결함이 적지 않은 측근 인사들을 줄줄이 요직에 앉혀 놨고, 그들은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초특급 비리폭탄을 터뜨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각 때마다 참모들과 친위인사들의 재배치 관행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때문에 계속되는 MB식 인사 단행은 국민들의 공감을 전혀 얻고 있지 못하다. 또한 현 정권 창업공신들에 대한 보은성 자리배치라는 오명을 씻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이를 향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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