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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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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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가 오픈 채팅을 출시한 것은 지난 2015년 8월이다. 카카오톡서 전화번호를 저장하거나 ID를 추가해 친구로 등록하지 않고 링크만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카카오톡에 탑재된 기능 정도로 남을 듯했던 오픈 채팅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대화 없이 사진만 올리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오픈 채팅방은 자리가 없어 참여가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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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채팅방의 묘미는 익명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채팅방을 만들거나 참여하는 게 쉽기 때문에 접근성 역시 뛰어난 편이다. 오픈 채팅방은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일대일 혹은 그룹 등 채팅방 타입을 선택하는 것도 자유롭다. 
 

학교 수업, 학원, 학부모, 동호회, 스터디 등을 위해 지인과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일면식도 없는 새로운 사람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채팅방에서 다룰 주제나 이름 역시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 특정 단어를 통해 채팅방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프로필은 기존 카카오톡 이름과 사진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원하는 이름과 임의로 지정되는 카카오프렌즈 이미지의 조합으로 새로 만들어 사용해도 된다. 그룹채팅방의 경우 방장(방의 주인)이 최대 참여 가능 인원수를 정할 수 있다. 

방장은 강퇴(강제 퇴장) 권한도 갖고 있어 채팅방의 규칙을 어기는 이용자를 임의로 내쫓을 수 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픈 채팅은 ‘고독한 ○○○’방이다. 이름 그대로 ‘고독’을 추구하는 방인데 대체적으로 대화를 금지한다. 대신 사진만 주고받는다. 방장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감탄사나 일정 정도의 대화가 허용된 방도 있다.

특정인 노하우
무한대로 공유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고독한 미식가>는 중년 남성이 매번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 식사를 하는 단순한 스토리다. 짧은 러닝 타임에 평범한 이야기지만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국내서 유난히 인기가 높다.

고독한 ○○○방 중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건 고독한 고양이방이다. 일절 대화 없이 고양이 사진만 올리는 채팅방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고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불필요한 대화 없이 고양이의 귀여움을 감상하는 게 채팅방의 목적이라 굳이 말을 건네고 싶다면 사진에 글자를 넣어 보내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고독한 미식가방은 자신이 먹은 음식을 올리는 곳이다. 이용자가 1000명에 달할 정도 관심이 뜨겁다. 책속의 글귀를 올리는 고독한 독서가방, 강아지 사진을 올리는 고독한 강아지방 등도 있다. 

연예인 사진을 올리는 고독한 방 시리즈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특히 연예인 이름을 딴 채팅방에 당사자가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누리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고독한 유병재방에 진짜 유병재가 나타났다. 

유병재는 240여명이 참여한 채팅방에 ‘여러분 안뇽하세요ㅎㅎ’ 등의 인사말이 적힌 A4용지를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등장했다. 진짜 유병재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해당 채팅방에는 1000명이 넘는 이용자가 몰렸다.

25일에도 고독한 박명수방에 실제 박명수가 등장했다. 박명수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녹화임을 알리며 자신의 사진을 전송했다. 박명수의 깜짝 등장에 채팅방에 있던 이용자들은 사진을 올리며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주는 오픈 채팅방도 있다. 간호사들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해 물의를 빚었던 병원 사건이 ‘직장 갑질 119’라는 오픈 채팅방을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각계각층의 을들이 모였다. 

시민단체 활동가, 노무사, 변호사, 노동전문가 등 241명이 참여한 채팅방에는 직장서 당한 갑질에 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후 ‘병원 간호사 직원 모임’ ‘어린이집 갑질 근절! 보육교사 모임’이 생겼고 최근 ‘방송계 갑질 119’ 등의 오픈 채팅방이 문을 열었다.

이외에도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있다. 회원 가입이 필요 없기 때문이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책이나 인터넷보다 훨씬 빨리 획득할 수 있다. 

영어, 스페인어 등 언어부터 여행, 책 등에 이르기까지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가 익명의 사람이 모인 채팅방서 공유된다. 이 과정에서 프로필을 숨기고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성매매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채팅방이 운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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