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상선 수주 왜 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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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 상선 수주 왜 뜸할까?

일요시사 0 2326 0 0
최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소들의 조선(상선)부문 수주 소식이 뜸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같은 질문에 업계에서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상선 부문 수주 부진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우선 지난 상반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Big)3’가 드릴십이나 해양플랜트와 같은 해양(Off-Shore) 부문에서 무더기 수주행진을 이룬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상선 사업분야에서도 흔히 ‘고부가가치 선박’이라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위주의 수주 쏠림 현상도 벌크선(원자재 운반선), 탱커(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 컨테이너선(초대형 제외) 등 3대 선종의 상대적인 수주 부진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벌크선과 탱커 등 범용 상선의 수요 대비 공급 초과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벌크선의 경우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태다.

 

실제로 2010년 초를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벌크선은 총 7353척, 4억6330만dwt 규모로 집계됐다. 반면, 전세계 조선소에서 수주, 현재 건조 중인 물량(수주잔량)은 3165척, 2억7780만dwt로 집계됨에 따라 향후 벌크선 부문에서의 선복량 과잉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완성된 배도 나를 화물이 없어 놀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해에도 적지 않은 벌크선 신조 발주가 이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전세계에서 발주된 벌크선의 70%를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다”며 “(중국 조선소가)이미 2007년부터 선복량 과잉이 나타난 선종을 지난해에도 국수국조라는 미명하에 적지 않게 수주함으로써 선복량 과잉을 더욱 부채질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의 잘못된 조선지원 정책으로 인한 시장 왜곡이 벌크시황 악화의 주범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원유운반선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탱커의 경우도 선복량 과잉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운반선의 선복량 과잉은 특히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원유운반선의 선복량 과잉현상이 아무리 빨라도 오는 2016∼2017년 쯤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같은 원유운반선의 과거 호황기 대비 발주 수요는 최대 오는 2020년 쯤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은 향후 발주 수요가 긍정적으로 예측됐다. 물론 석유화학제품운반선도 원유운반선보다는 덜하지만 현존선과 건조 중인 선박을 고려했을 때 선복량 과잉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중동지역의 정유·석유화학 플랜트가 본격적인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과거 글로벌 오일&가스 메이저들이 유럽이나 미국에 플랜트 설비를 설치·가동해 왔으나 이들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고 환경적 측면에서 입지가 차츰 줄어들자 중동지역에 해당 설비들을 증설하기 시작했다.

 

중동에 설치된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들이 2012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석유화학제품의 운송수요가 발생한다는 것. 해당 설비들이 중동지역에서 가동되지만 최대 수요지역은 유럽이나 미국이기 때문에 지경학적으로도 원거리 해상운송이 필요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이하 중소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신조 발주 수요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이어질 것으로 업계 및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STX조선해양이 최근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을 최대 10척까지 수주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여기에 통영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도 최근 7만4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수주를 확정지음으로써 해당 선종의 발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국내 상선 전업 메이커들의 희망사항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은 덴마크의 머스크社로부터 1만 8000TEU급(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1만 3000TEU급 선박을 수주하는 등 컨테이너선의 경우 대형 위주로 발주가 이루어졌다.

 

이들 빅3를 제외한 한진중공업이나 부산의 대선조선, 사천의 SPP조선 등 중소 조선소도 하반기나 내년 초에 1000~2000TEU급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수주 소식을 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선종이 상당수 폐선(廢船)돼 이에 대한 대체 수요가 머지 않아 발생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있거나 이제 해당 시장에 진입한 대선조선이나 SPP조선이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

 

국내 조선소의 상선 부문 신규 수주가 최근 저조한 마지막 이유로 여름휴가 시즌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에 벌크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을 발주하는 선주는 대부분 그리스를 위시한 유럽지역 선주이다.

 

이들 선주사들은 통상 여름휴가를 1개월 정도 다녀오기 때문에 국내 조선소와 진행해 온 선박 신규 발주 협상이 1달 정도 중단된다는 것. 이제 휴가철이 끝난 만큼 다시 국내 조선소와 유럽선주 간의 선박건조 협상이 재개될 것이고 수주 본계약 체결이란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날 것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하반기에도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3대 기본 상선 선종은 공급과잉, 석유화학 제품 운송수요, 소형 컨테이너선 해체로 인한 대체 수요 등의 변수에 따라 수주에 있어 일희일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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