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잠룡 연말 플랜당권 잡고 대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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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잠룡 연말 플랜당권 잡고 대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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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잠들어 있던 보수진영 잠룡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보수잠룡들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는 내년 초에 열릴 예정이다. 당권을 향한 보수잠룡들의 레이스가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기념관서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해당 저서는 황 전 총리가 직접 펴낸 수필집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원유철·김정훈·유기준·김진태·이채익·윤상직·정종섭·추경호·송언석·강효상 의원 등 한국당 현직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대표적인 ‘친박(친 박근혜)계’인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보낸 축기가 행사장 입구에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본격 시동

 

황 전 총리는 정치적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문정부에 대한 비판은 잊지 않았다. 행사 직후 문정부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황 전 총리는 “지금 나라가 어렵고 걱정하는 분이 많아 저도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또 행사가 끝날 무렵 참석자들에게 “지금 나라가 어렵지만 같이 힘내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황 전 총리가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한국당의 출마 요청을 거절하며 잠행을 거듭했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지금의 정세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황 전 총리는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9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황 전 총리의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가 지난달 대비 3.2%포인트 오른 14.1%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다. 최저치(7.3%)를 기록했던 5월 당시보다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지난 7일에 있었던 출판기념회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로 읽힌다(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트럼프’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정치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미국에 있을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두 달 동안 36년 만에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대한민국의 혜택을 그렇게 많이 받았던 내가 나머지 인생을 대한민국을 위해 어떻게 헌신해야 할지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내 나라가 부국강병한 나라가 되고, 선진강국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최근 홍 전 대표는 미국서 자신의 측근들과 향후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서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발언을 이어갔던 홍 전 대표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이전의 강성 발언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홍 전 대표가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란 예상이 중론이다. 홍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김 비대위원장은 선공을 날렸다. 

 

지난 11일 대구 수성호텔서 열린 지역 중진 기자간담회서 “홍 전 대표는 평당원 중 한 분이다.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홍 전 대표가) 당대표 때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파장을 일으키곤 했지만, 지금은 밖에서 무슨 말을 해도 파장이 일어난다거나 격렬하게 반응하는 게 없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홍·김 ‘빅3’ 기지개

2019 전대 지금부터 레이스

 

두 사람의 갈등이 촉발되는 지점은 인적쇄신이다. 최근 한국당은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옛 지구당)에 대한 당무감사에 착수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당헌·당규에 따라 올 추석을 전후해 당무감사 계획을 수립, 전국 당협에 공고할 예정”이라며 “당무감사에서 하위 평가를 받은 당협위원장은 교체될 수 있다. 감사 결과는 연말쯤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선 가치 재정립, 후 인적 청산’ 기조를 고수한 김 비대위원장이 인적쇄신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적쇄신은 속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소속 의원 14명은 지난 13일,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협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초·재선 의원 위주인 이들은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며 “지방선거 패배에 반성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해 자기희생을 담은 전면적인 쇄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초선의원들의 자진 사퇴가 당협위원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김 비대위원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는 ‘토론회 정치’를 펼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이 함께 만든 ‘열린토론 미래’ 모임 지난달 27일부터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소득주도성장, 왜 문제인가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 전 대표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정부를 겨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정기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서 소득주도성장을 “태어나지 말았어아 할 괴물”이라고 평가하며 문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일 토론회에서는 “국민들이 ‘잘못됐다. 바꿔야 한다’고 외치면 바꿔야 한다.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치닫는 데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은 정치재개를 알린 보수잠룡 3인이 ‘당권 찍고 대권’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 예상한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이다.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올 연말쯤부터 세 결집을 위한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한국당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보수잠룡들의 조기 등판을 부채질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누가 나오나

 

차기 한국당 대표는 오는 2020년에 있을 21대 총선서 공천권을 행사한다. 이를 통해 당내 세력을 확장하고 선거까지 승리한다면 대권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된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가 보수 진영 권력 구도 재편의 주요 분수령인 셈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보수대통합 전당대회 시그널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내에서 바른미래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최근 “내년 2월 전당대회는 한국당 전당대회라기보다 보수대통합 전대가 돼야 한다고 본다”며 “(본인들이) 동의한다면 유승민·안철수·손학규 대표 등 모든 주자가 나와서 보수 대회전을 치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인사들에게도 출전 제한이 없는 ‘통합 타이틀매치’가 한국당 전당대회서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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