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교사 성폭력 실태“선생님 그만 좀 만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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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교사 성폭력 실태“선생님 그만 좀 만지세요!”

일요시사 0 1006 0 0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미투 운동이 학교로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겪은 성폭력 경험을 SNS를 이용해 폭로 중이다. 이른바 ‘스쿨 미투’의 등장이다.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학교서 학교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미국서 넘어온 미투(#Me Too) 운동은 지난 1월 국내에 상륙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법조계가 들썩였고, 문화예술계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정치권 역시 미투 바람을 피해갈 수 없었다. 유명 배우와 감독 등에 대한 폭로가 줄이어 나오면서 방송 연예계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폭로 줄이어

 

반면 학교는 미투 운동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자신의 신상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의 성격상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SNS를 통해 학교 내에서 일어난 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SNS 중에서도 특히 트위터가 주무대로 떠올랐다. 트위터는 이름이나 휴대폰 번호 등 개인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SNS에 비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학생들은 해시태그(#스쿨 미투)를 달고 교내서 일어난 성폭력 사태를 고발 중이다. 

 

교사의 성희롱 발언,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 성폭력 사례가 쏟아지자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스쿨 미투의 첫 시작은 충북여중이었다. 충북여중 학생들은 지난 7일, 트위터 계정을 열고 익명의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충북여중 축제서 댄스 동아리 학생들을 촬영한 남성에 반발해 남긴 140자 남짓한 글이 도화선이 됐다.

 

트위터 ‘스쿨 미투’ 확산

교내 성폭력 사례 쏟아져

 

해당 글을 남긴 학생은 “학교에선 단순히 우리가 이번 불법촬영으로 이 계정을 만든 줄 안다. 여중에 와서 가장 기대한 것은 남자애들의 지긋지긋함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교사라는 작자가 온갖 성희롱, 성추행, 코르셋을 힘껏 잡아당기고 있었고, 기성세대의 잘못된 관습을 되풀이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불길은 충북여중과 같은 사학 내 청주여상, 충북여고 등으로 번졌다. 그리고 이내 전국으로 확산됐다. 9월 들어 스쿨 미투 폭로는 전국 40여곳의 학교서 이뤄지고 있다. “옷 벗으면 수행평가 만점” “얼굴만 보고도 몸무게를 맞출 수 있다” 등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에 상처받은 학생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이어졌다.

 

대전에서는 모 고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교사들은 “여자의 몸은 이래야 한다” “생리한다는 말은 추하다” “화장을 떡칠하고 시간당 얼마 받느냐” “성범죄는 여성의 옷차림이 원인”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졸업생들도 “우리 때와 변한 게 없다”며 재학생들의 행동에 힘을 실었다. 학생들의 언어 성폭력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학교 측은 학생 전수를 조사했고 가해 혐의를 받은 교사들은 지난 10일 학교 강당서 학생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스쿨 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오전 대전시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 이들은 “대전 스쿨 미투와 관련해 대전시 교육청은 2차 피해가 없도록 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학교 측의 자체 조사와 가해 교사의 사과가, 문제가 확산됨과 동시에 급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피해자 의견을 듣고 가해 교사들의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원도 태백에서는 한 특수학교 교사가 여러 해에 걸쳐 장애 학생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인 일이 있었다. 문제의 교사는 지적 장애가 있는 여학생 2명을 교실과 체육관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하고 또 다른 제자 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서 해당 학교의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교장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의 성명서 발표 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지난 7월 전국 175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성폭력 등 장애학생 인권침해 실태를 전수조사 하겠다고 나섰다. 

 

이한우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은 “일명 ‘도가니’ 사건 이후 장애학생 인권보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사안이 발생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강구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광주서도 기간제 교사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과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원룸, 숙박업소, 차량 등지서 제자를 수차례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다. 여제자의 저항에도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교사는 강압적인 성관계가 아니라 애정 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학교로 전파

가해 교사 구속되기도

 

광주에선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 성희롱을 자행한 교사 두 명이 구속된 일이 일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교사는 올해 3학년 학생들이 입학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제자들을 추행하거나 희롱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혐의를 받았다.

 

두 교사는 피해 학생 조사 과정서 성추행, 성희롱 가해자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교육청 전수 조사에서 성희롱,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학생은 180여명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 학생을 대상으로 피해 진술을 확보, 교사 19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학생을 상대로 한 교사들의 성추행, 성폭력 건수는 최근 5년간 3배로 늘었다. 하지만 5명 중 1명이 경징계일 정도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최근 5년간 전국 초중고 성비위 교원 징계처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494명이었다.

 

 

 

공립학교 교원이 356건, 사립이 138건이었다. 고등학교가 2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136건, 중학교 127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182건(36.8%)은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추행, 성폭력을 저질러 징계를 받은 경우다.

 

2013년 20건이었던 성폭력으로 인한 징계건수는 2015년 36건, 2016년 51건, 지난해 60건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182건 중 34건(18.7%)은 경징계 처분에 그쳤다. 학생을 상대로 성추행 등 성폭력을 저지른 교사에게 파면이나 해임 등의 중징계가 아닌 감봉, 견책 등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

 

박 의원은 “교사가 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위계관계서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적, 심리적으로 취약한 가정의 청소년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교원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 없는 엄중한 처벌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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