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론’ 문재인 연말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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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론’ 문재인 연말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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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은 잡았는데 텅 빈 좌석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연말에 또 다시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북한 비핵화의 한 축인 미국이 속도조절론을 언급하며 한반도 운전자론에 우려를 표했음에도 문재인정부는 운전대를 놓을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운전자론의 화룡점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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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서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났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문 대통령은 “이제 두 번째 미북정상회담과 네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가 도마 위에 오를 제2차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연내 서울 방문?


제2차 북미회담 성사 여부는 안갯속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비핵화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북한과의 정상회담보다 비핵화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실무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기한 연기됐다. 미 국무부는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이번 연기는 북한 측의 결정에 의한 것이다. 비핵화-제재완화를 놓고 벌이는 미국과 북한의 기싸움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미국 뉴욕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연기된 것과 관련, 미국 측으로부터 미리 연기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회담 연기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 회담 연기가 발표되기 약 일주일 전 쯤 북한이 미국 측에 회담 연기 의사를 타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제국주의자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의 일심단결을 파괴하기 위해 가장 비열하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제재 압박 소동에 열을 올리면서 반동적인 사상문화 침투 책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국주의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인지 적시되지 않았지만, 비핵화 논의의 대상인 미국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북미 고위급회담은 제2차 북미회담으로 가는 교두보적 성격을 지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은 앞서 싱가폴서 열린 제1차 북미회담 공동선언의 ‘4개 기둥(▲새로운 미-북 관계 형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이행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미국도 급할 게 없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 정부는 문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대북 제재 완화의 여론을 환기시키려 애쓰고 교황의 방북을 주선한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JSA 비무장화, 남북 철도 연결 착공,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 등 남북 교류에 대해서도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서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간다는 식으로 해석했었다.

무르익는 김정은의 서울행
북미 고위급회담 취소, 왜?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도 대북 관련 문정부 인사에게 속도 조절을 주문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말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 대북 관련 주요 인사를 두루 만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서 “미 국무부는 한국과 비핵화 관련 워킹그룹을 설치키로 합의했다”며 “비건 대표가 우리 측과 좀 더 긴밀한 소통을 위해 제안해 우리 정부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북미 고위급회담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남북 교류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은 이번 주 국제 학술행사 참석차 방남한다. 공식적인 방남 목적은 내년 비무장지대(DMZ) 포럼 준비 작업이지만, 4차 남북회담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남북관계의 돈독함을 보여주고 내부적으로 회담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 ‘대남통’이 다수 방남 명단에 포함돼있다. 리종혁 부위원장이 속한 아태평화위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초기 대남 업무를 담당했던 곳이다.

남북 경협 방안을 비롯해 어떤 식으로든 남북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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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문점서 함께 손잡고 내려오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교황 방북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리 부위원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리 부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할 초청장을 우리 측 인사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방북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리 부위원장과 동행하는 김 실장은 싱가포르 북미회담 때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행했을 만큼 북한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방남 목적이 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답사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12월 서울 방남이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국회도서관 대강당서 열린 세계 한인민주회의 대표자 회의서 “오는 12월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와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서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나 “네 번째 남북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는?

미북 대화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북 대화는 여전히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 트럼프 미 정부의 속도조절론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은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김 위원장의 방남을 기점으로 다시금 국제사회서 화제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 속 기사> 김정은 서울 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찾으면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김 위원장의 방남을 환영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의 무력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조짐은 서울 도심 곳곳서 포착된다.

북한인권단체와 납북자가족단체는 지난 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태극기부대는 매주 서울 도심서 집회를 갖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반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식’이 열렸다. <목>
 



출처 : 일요시사(http://ww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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