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보령 황태자’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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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보령 황태자’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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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명가’ 보령그룹 후계구도에 ‘복병’이 출현했다. 주인공은 오너 3세인 김정균씨. 그는 조만간 경영전면에 나설 게 유력하지만, 이름 외에 일체 알려진 사실이 없어 그룹 안팎에서 ‘미스터리맨’으로 불린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

후계자 유력 ‘김정균’ 정체 두고 뒷말 무성
성씨 개명해 궁금증 증폭…임원 선임도 의문

올해 79세인 김승호 보령그룹 회장은 아들이 없다. 부인 고 박민엽 여사와 사이에 4녀(은선-은희-은영-은정)만 뒀다. 이중 장녀 은선씨와 막내딸 은정씨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은선씨는 그룹 주력기업을, 은정씨는 핵심계열사를 맡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딸들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차녀 은희씨와 3녀 은영씨는 경영과 멀다. 이들은 각각 의사, 외교관과 결혼한 전업주부로 회사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성 바꾼 이유는?

보령그룹이 본격적인 2세 체제로 돌입한 것은 2년 전이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은선씨는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마케팅, 기획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0년 보령제약 회장실 사장을 역임한 뒤 2001년부터 그룹 부회장으로 일하다 2009년 1월 회장에 올랐다. 보령제약 대표이사 외에도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비알네트콤, 보령수앤수 등의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은정씨는 언니 은선씨와 함께 그룹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가톨릭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후 1994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1997년 보령메디앙스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맘사업본부장, 패션유통사업본부장 등 실무를 거쳐 2009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 보령바이오파마 임원으로 있다.

지분도 이미 정리된 상태다. 김 회장의 주식이 딸들에게 넘어간 것.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보령의 최대주주는 은선씨로 45%를 갖고 있다. 이어 나머지 세 자매가 똑같이 10%씩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 한 주도 없다. 은정씨는 25.22%의 지분율로 보령메디앙스 최대주주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5.32%) 주요주주로 올라있다.

재계 관계자는 “보령그룹은 김 회장의 두 딸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며 “장녀와 3녀가 2003년 김 회장으로부터 경영 실권을 사실상 넘겨받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보령그룹의 주요주주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문의 인물이 끼어있다는 사실이다. 주인공은 김정균씨다. 김씨는 김 회장의 네 딸과 함께 ㈜보령의 지분 25%를 갖고 있다. 은선씨에 이어 2대 주주다. 또 보령제약(1.39%)과 보령바이오파마(0.3%) 지분도 있다. 그렇다면 김씨는 누구일까.

보령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씨는 은선씨의 장남으로 향후 그룹 후계자로 유력한 인물이다. 현재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력은 물론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이나 사내외 행사 등 일체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기본 정보조차 찾기 힘들다. 보령 직원들 사이에선 “김정균이 누군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 그룹 측도 김씨에 대해 정확한 신원을 모른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에 그런 사람이 있냐”며 “(김씨를) 잘 알지 못한다. 내부에도 알아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 확인이 가능하다.

직원도 “모른다”

워낙 베일에 꽁꽁 싸여있다 보니 김씨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갑자기 성씨를 개명해 그 이유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씨의 원래 이름은 ‘유정균’이었다. 각각 계열사별로 2009년까지 유씨로 주주명단에 등재되다가 지난해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성씨를 바꾼 것이다. 은선씨는 10여년전 남편과 사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성씨 개명은 2008년 1월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가능하게 됐다.

재계 일각에선 은선씨가 자신의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경영권 승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김씨는 개명한 뒤 ㈜보령의 지분을 기존 10%에서 25%로 대폭 늘렸다. 반면 은정·은희·은영씨 등 ‘고모’들은 15%에서 10%로 줄어들었다.

김씨의 직함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김씨는 보령제약 등 주주명부 비고란에 계열사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그의 그룹 내 공식 직함은 의료기기와 건강식품 유통업체인 보령수앤수 사내이사다. 하지만 김씨가 1985년생으로 올해 26세인 점을 감안하면 선임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임원을 맡기에 어려도 너무 어리다는 이유에서다.

김씨가 태어난 시기도 빡빡(?)하다. 은선씨의 프로필을 보면 1981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것으로 나온다. 27세 때 김씨를 출산하고 곧바로 회사에 첫 출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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