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킹호프집’ 죽돌이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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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킹호프집’ 죽돌이의 고백

일요시사 0 2820 0 0
 9월3일 토요일 새벽 2시 서울의 한 유흥가. 시끌벅적한 인파 속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리를 지어 무질서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지나치게 과음한 사람들은 업혀가고, 흥건히 취한 사람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렇게 유흥가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유흥가를 걷다보니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다. A호프집 간판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새치기를 못하도록 띠까지 둘러져 있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저기 앞에 두 여자, 내가 찜했어”, “저 남자 꽤 괜찮은데, 호호”라는 등 줄 서 있는 이성에게 호감을 보이며 연신 눈웃음을 보낸다. 그곳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하룻밤 사랑의 온상이 된 부킹호프집을 작심하고 취재했다.

‘하룻밤 풋사랑’ 술값은 남자가 계산
죽돌이 “성관계 허무해 그만 두려”

기자는 다른 일행들에 비해 유독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A군 일행을 발견하고 기자임을 밝힌 뒤 동행해서 취재해도 되는지 제안했다. 호기심 강해보이던 그들은 흔쾌히 취재에 응해주었다.

그는 대학생이며 주말마다 이곳에 온다고 했다. 여기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보자, “나이트클럽과 같이 즉석만남이 이루어지는 호프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출입하려는 여자들도 남자를 만나러 줄 서있는 건가’라고 묻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때마침 그들의 차례가 돌아왔다. 기자는 그들과 일행으로 가장하고 호프집 안으로 들어가 봤다.

그곳에 들어가 보니…

어둡지만 화려함을 뽐내는 조명,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담배연기는 기자가 바라본 부킹호프의 첫 인상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기본 술값은 2만원부터였다. 부킹의 대명사인 나이트클럽의 기본 술값보다 3~4만원정도 저렴했다. 여자들이 있는 테이블은 남자들이 1~2명씩 붙어서 합석하자고 제안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싫지 않은 내색이다. 

A군 일행 중 한 명은 익숙한 듯 메뉴를 고르고 여자들을 물색했다. “쟤들 어때?”라고 일행 중 한 명이 제안했고, A는 “그럼 네가 한번 꼬셔봐”라고 말했다. 일행 중 한 명은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들에게 다가가 눈웃음과 함께 몇 마디 나누고는 실패한 듯 다시 돌아온다. 그러곤 “쟤들은 아니야”라고 말한 뒤 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기자는 A군 일행이 이곳에 오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여기에 온 이유가 뭐냐고 묻자 A군은 뻔한 질문이라는 듯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번도 실패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유는 여자들도 남자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번도 실패해 본 적 없어요. 여자들 눈을 보면 알아요. 굳이 여기 말고 놀 때 많아요. 여자들이 이곳을 그냥 올 리 없잖아요. 근데 여기 왜 오겠어요? 얘들도 남자와 재밌게 놀기 위해 오지요”라고 말했다.

하룻밤의 성공 여부는 남자가 어떻게 여자를 유도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A군 말에 따르면 하룻밤 사랑을 원하는 여자들은 행동부터 다르단다. A군은 그것을 느낌으로 감지한다는 것.

하룻밤을 원하는 여자는 호감이 가는 남자에게 술을 따라주고 남자 옆에 자연스럽게 다가간다고 했다. 이것이 여자가 A군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무조건 잡아야 돼요. 그럼 여자들도 따라와요. 그럼 게임 끝나죠(웃음)”라고 말했다.

이런 얘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A군이 직접 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건너편 여자 일행의 테이블에 앉자마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 20분 후 A군이 일행을 향해 손짓한다.

이윽고 일행은 여자쪽 테이블로 건너갔다. 그리고 능숙한 말솜씨로 어색했던 분위기를 금세 편하게 만든다. 여자들도 싫지 않은 듯 남자들과 섞여서 어울린다.

얼마후 A군은 여자들을 향해 밖에 나가자고 제안했다. 여자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A군 일행은 자신들과 여자들이 먹은 술값까지 모두 계산한다.

본격적인 사냥

‘왜 여자들이 먹은 술값을 계산 하냐’고 묻자 A군은 부킹호프만의 규칙이라며 “이렇게 해야 여자들이 따라 온다”고 말했다.

그들은 2차를 일반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기자는 여자들의 심리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1차 부킹호프집에서부터 성격이 활발해 보이던 여자에게 넌지시 몇 가지를 물어봤다. 부킹호프는 자주 가냐고 묻자, “자주는 아니고 가끔 온다”고 했다. 여자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다. “남자친구가 일 때문에 바빠서 자주 못 만나요. 그러다보면,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을 마시게 되는데 그때마다 부킹호프에 와요. 그럼 돈 쓸 일이 없어지죠. 남자들이 다 사니까. 그리고 괜찮다 싶은 남자랑 모…”라고 말끝을 흐렸다.

부킹호프에서 만난 남자와 계속 연락을 하냐고 묻자 연락처를 주고받지만 연락은 안한단다. “여기서 만난 남자랑은 연락 하지 않아요. 그냥 하루 재밌게 놀고 끝내죠”라고 했다. 

술이 한잔 두잔 흥건히 취해갈 무렵 A군 일행은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남자들은 게임을 하고 얘기를 하면서 환심을 샀다. 여자들은 남자의 진한 스킨십을 즐기는 듯 보였다. A군 일행 중 한 명은 계속 관심을 보이던 여자에게 셔츠에 손을 집어넣는 등 노골적인 장난을 서슴지 않고 했다. 술에 취한 여자는 억지로 만류하는 듯 보였지만 싫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짓궂은 장난과 게임을 1시간 가량 하고, 인터뷰를 약속한 A군을 제외한 남자 일행은 각자 마음에 들었던 여성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하나 둘 일어났다. 그리곤 인근 모텔로 향했다.

기자는 A군에게 이렇게 몇 명의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는지 물어봤다. 그는 정확히 76명이라고 했다. A군은 하룻밤 같이 잔 여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자신의 스마트 폰에 저장한다고 했다.


이렇게 만난 여성들과 다시 만나서 성관계를 가졌는지도 궁금했다. 그는 개중 몇몇은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고 했다. “솔직히 버리기 아까운 애들이 있어요”라며 “그런 애들하고는 계속 관계를 유지해요. 좋아하는 건 아닌데 제 몸이 잊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집에서 가까이 살고 평일에도 만나기 쉬운 여자는 계속 만남을 유지해요. 하지만 사귀지는 않아요. 그냥 아주 편한 관계일 뿐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인이 있다며 이제 이런 일을 그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세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섹스중독자인 것 같아요. 그냥 여자사냥을 해서 성공하면 뭔가 쾌감이 느껴져요. 하지만 알게 모르게 허무함도 공존하죠. 이제 그만하려구요. 재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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